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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아드
마릴린 로빈슨 지음, 공경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파이이야기>를 쓴 얀 마텔의 <각하,문학을 읽으십시오>를 읽던 도중,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라고 하면서 얀 마텔이 캐나다 수상에게 <길리아드>를 권하는 것을 읽고서 이 책이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길리아드>라는 제목이 낯설기는 했지만,어느 곳의 지명이겠지 하면서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 더 깊은 뜻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기독교와 관련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거의 없다보니 책을 읽어내는 것이 다소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그 한가지의 테마에서 본다면 상당히 깊이있는 책이었다.
미국 중서부의 길리아드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 '존 에임스'라는 목사가 심장병으로 인해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고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인 이 책은 종교적인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서도 읽을거리는 많았다.
존 에임스는 일흔이 훨씬 넘어 심장병이 걸린 이 마을의 목사로 자신의 7살된 아들에게 자신과 아이의 어머니,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로 남긴다.거기에 자신이 대부가 된 또다른 존의 이야기도 함께.
이들이 살았던 시대는 세계대전과 스페인독감과 경제공황이 있었던 시대의 격변기였고 세대간의 생각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존의 할아버지는 노예제도를 반대하며 노예제도가 있는 한 평화는 없고,무기와 힘을 가진자들과 무방비 상태로 붙잡힌 이들 사이의 전쟁만 있을 뿐이라며 성도들이 전쟁에 나가도록 설교를 하였고,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끝없이 살림을 가져가고 안정하지 못해서 불만이 많았다.
이 편지를 쓰는 존 에임스는 전쟁과 독감과도 같은 일들이 하느님이 무언가 깨닫게 하려는 계시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빠르게 많이 변했으며,한 세대에서 많은 사람을 격정 속에 몰아넣었던 말이 다음 세대에서는 괴상하고 무의미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그런 시대였다.
존 에임스 목사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차분히 글로 옮겨 놓는다. 자신과 아이의 엄마와의 다소 이해하기 힘든 사랑과 결혼(자신은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아내는 안정을 바랐던 것 같다는),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이어받은 존 보턴에 대한 애증을 털어놓는다.
목사인 자신이 오랜전부터 존이 하는 일마다 저변에서 비열함을 찾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선입견의 동굴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음을 고백하면서 존이 저지르는 짓을 알리기도 하고 그의 교묘함을 살피도록 경고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지막 그는 존과 함께 구원의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심통사납고 황량한 영혼의 한구석이 그것으로 인해 지옥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남기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도 그 글이 읽어지는 동안에는 불멸의 존재로 그들에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기 때문일까?
아마 내가 잘 모르는 미국 초기 기독교의 사상과 그들의 삶이 영원토록 자손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지금은 미국이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많은 곳이지만 그들의 가슴 한 곳에는 이런 신앙적이고 헌신적이며 엄숙함을 추구하는 이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