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크라트 - 모든 것을 가진 사람과 그 나머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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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상속자들>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 열여덟(딱 우리 아들의 나이)의 제국고 학생들 사이의 사랑과 우정, 뭐 그 정도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보기 힘든 놀라운 장면에 사실 여자들은 환타지를 느끼고 꿈 속에서라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환상과 현실은 엄연히 다를 것이다.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피츠제럴드가 살았던 시대의 부자들은 <그렇게 태어났기>때문에 부자였다.그러나 오늘날 플루토크라트들 플루토크라트(Plutocrat)는 그리스어로 부를 의미하는 plutos와 권력을 의미하는 kratos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부와 권력을 다 가진 부유층'을 뜻한다.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그들이 <일하는 부자>라는 사실이다.

 

포브스는 2012년 억만장자랭킹 순위에 오른 1,226명 가운데 840명을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분류했다. 그들 중에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을 만큼 가난한 집안 출신이 거의 없다. 열성적인 초기 교육,전문직에 종사하는 부유한 아버지를 가진,그들의 부는 그들의 활력과 지성,그리고 많은 행운이 가져다 준 열매였다.

심지어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의 플루토크라트도 있다.


 

플루토클라트들은 자선 활동은 좋아하지만 불평등을 해소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한 연구소에는 <소득>이나 <부의 불평등>을 제목으로 하는 어떤 연구에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플루토크라트의 생각은 이렇다. "자선은 훌륭한 일이다. 비교적 적은 돈을 가지고 서도 자아를 빛낼 수 있고,도덕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불평등 문제는 다르다.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하려면, 결국 내가 벌어 들인 돈의 정당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불평등을 연구하고 개선하려는 의도는 짓밟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플루토클라트들은 고국의 동포들이 아니라 세계적인 부자 동료들과 국경을 뛰어넘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갑부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국가로 나누어진 곳이 아니다. 다만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그들만의 모임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나라와 국경을 초월해서 협력을 이룰 것이며 심지어 그들만의 인공섬이라도 만들 생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플루토크라트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은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 전례없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슈퍼스타 효과가 발휘되는 이러한 경제 하에서 한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자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주어지는 반면 2등이나 5등,10등으로 밀려날 경우 경제적 보상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사람들은 모두 슈퍼스타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승자 독식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는 오직 소수에게만 허락되어 있다. 특히 오늘날의 교육 주도적인 승자 독식 경제에서 열여덟 살의 1퍼센트가 성인이 되어서도 1퍼센트에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우리는 쉽게 플루토크라트가 될 수도 없는 나머지 사람들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우리 모두는 엘리트들이 시장에서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파이 전체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정치적인 힘을 발휘하여 기존의 파이에서 그들의 몫을 늘리는 방식으로 부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규제완화를 향한 뉴욕과 런던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그 경쟁속에서 플루토크라트들의 치열하면서도 삐뚤어진 공모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중요한 원인이었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원은 개인에 대한 세금을 높일 것이 아니라 <지금 부자들이 수령하고 있는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사회의 불평등의 주요 원인은 힘 있는 사람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기업 지원 정책과 힘없는 사람들의 기대를 외면하는 허울 뿐인 공약>에 있다고 밝혔다.

이 이야기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트리클 다운 경제학(최상층이 부유해지면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부의 흐름이 하층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보는 이론)은 어떠했는가? 우리는 그것의 떡고물을 기대했지만 소득불평등은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플루토크라트들의 성장을 걱정해야 한다. 심각한 불평등은 시민 사회의 가치와 범죄율,도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칠 전 한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질문에 초등학생 16%, 중학생 28%. 고등학생 39%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또 '부모님이 나를 잘 봐 달라고 선생님께 촌지(선물)를 주는 것은 괜찮다'는 항목에는 초등학생 30%, 중학생 25%, 고등학생 14%가 '그렇다'고 답했다. 청소년 10명 중 2~3명은 돈만 있으면 범죄도 스스럼없이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덕의 붕괴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사회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보다 자신의 이력서를 화려하게 꾸미는 데 더 많은 정성을 쏟는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다를까? 어른들이 이런 학생들을 낳고 기르지 않았던가?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의 해드카피다. 나는 벌써 플루토크라트인 이들도 그리고 플루토크라트가 되려는 이들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무게는 비단 노력의 정도나 고통의 정도가 아닌 도덕적인 책임,인류에 대한 사랑이라는 인간이면 당연히 가져야 할 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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