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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달린다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달리기가 철학자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기는 작년에 자신이 기르던 브레닌이라는 늑대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철학자와 늑대>를 펴내면서 늑대와 인간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하던 분이니 충분히 뭔가 할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요즘 새로 나온 책으로 한창 이름이 오르내리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역시 달리기를 하는 작가이면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내어 달리기는 그의 삶이자 철학이라고 했다.
달리기로 철학을 말할 수 있다.
철학자 마크 롤랜즈는 2011년 마이애미에서 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 그가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가 처음으로 달리기를 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하고 자신이 기르던 개들과 함께 달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당시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가 달리기에서 삶을 그리고 철학을 느끼는 과정을 말한다.
사람들은 가끔 삶의 의미를 묻는다.
이말은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삶에서 가치있는 것은 무엇인가? 삶에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말과 같을 것이다.
마크 롤랜즈는 달리기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미국적이라고 주장하는 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 즉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꿋꿋한 낙관주의(사실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삶은 근본적으로 소멸의 과정인데)와 믿음에 대한 강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심지어 종교는 거짓말을 계속 함으로써 사람들을 기분좋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과연 그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철학적 질문이 삶에 대한 질문,즉 삶에서 중요하거나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라면, 문제의 강도와 긴급성은 살면서 스스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대답은 우리 정신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그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피와 뼈속에 있다는 거다. 삶이라는 문제의 의미를 느끼는 것은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 한가지 방법이 달리기인 것이다.
달리기는 사유가 들어오는 열린 공간이다.
목적의 부담이 현대보다 더 무겁게 인류를 내리누른 적이 이전에 있었던가 생각한다. 현대사회는 닦달의 시기 즉 강요의 시대이다. 현대사회는 일을 우상화한다. 그런 일을 놀이로 바꾸는 것은 순수한 창조의 기쁨,활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움직임에 대한 몰두이다.
이상적인 삶은 '모든 목적,의무,걱정'으로부터 해방된 삶이다.이러한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로 채우는 삶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한다.
달리기의 목적을 묻는 사람들에게 달리는 것 자체가 좋다고 대답하는 것처럼 목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가 중요한 그리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인간적 고민을 하는 삶을 살아보도록 하자는 작가의 말에 지금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