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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평점 :
위화의 소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공지영이라는 작가때문이다.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좋아하고 있었고 공지영은 위화라는 작가를 좋아한다고 했다. 당연히 나는 위화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접하게 된 책은 <가랑비 속의 외침>이었다. 두권의 책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갔다. 그만큼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접하는 첫 중국소설에서 만나는 중국이라는 사회가 너무도 흥미로웠던 까닭이다. 그러다가 위화의 에세이인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읽으면서 나는 오로지 이 작가를 통해서 중국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된 위화의 <제7일>은 그가 갖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우리가 이 소설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소외당하고 탄압당하고 적응하지 못하고 존재마저 부정당한 사람들이다.
주인공인 양페이는 달리는 기차의 화장실에서 태어나 생모와 이별을 하고 총각인 선로 전환공의 손에 키워진다.양페이를 잘 키우기 위해 결혼도 하지 않은 양아버지를 무척 사랑하지만 아버지는 암에 걸리고 아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아픈 몸을 이끌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를 찾아 헤메는 양페이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지만 그에게는 묘지도 없고 애도해 줄 유족도 남아있지 않아 화장터에 가지 못하고 헤매는 영혼이 된다.
그런 양페이가 7일동안 헤메는 중에 만나는 사람들. 야망을 위해 양페이를 떠났던 아내,양페이의 양아버지,가난한 연인,철거당한 집에 깔려 죽은 부부,자신을 친아들처럼 젖을 먹여 키워준 양어머니,산아제한 정책으로 유산되어 쓰레기로 버려진 27명의 아이들,이처럼 사회의 부조리하고 불평등하고 가난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이다.
작가 위화가 그려낸 죽었지만 저승에 가지 못하고 떠돌게 된 영혼들이 있는 공간에서 이들은 사랑을 확인하고 서로를 위로한다. 죽음의 순간마저도 계급이 존재했지만 양페이의 말을 빌어 이들이 살고 싶은 공간은 "가난도 없고 부유함도 없는 슬픔도 없고 고통도 없고 원수도 없고 원망도 없는 모두 죽었고 모두 평등한 그런 곳이다.
그렇지만 죽었지만 매장되지 못한 자들의 땅이다.
위화가 이런 소외된 사람들에게 책으로나마 위로와 안식을 주고 싶었을까?
그가 바라는 평등한 세상이 현실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걸까?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인간인데 왜 우리의 현실은 우리의 인생은 그렇지 못한 걸까?
이 책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삶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