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맨
J.P. 돈리비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혀가 꼬부라졌다. 술독에 빠져 지낸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표지그림 두 컷, 앞표지의 그림은 술병의 입구가 꼬부라져 있고 뒷표지는 술잔에 사람이 빠져 있다. 이 두 그림이 표현하는 주인공,시배스천 데인저필드.

 

이 소설 속 주인공인 데인저필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가장 독특한 소설 속 주인공 중 하나가 될 듯하다.

 

소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수도 있겠지만 평범한 평균적인 인물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인물들의 삶을 그려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를 다니지 않고 거리를 떠돌며 사는 10들의 생활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상태이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진저맨>의 주인공 데인저필드는 분명 어딘가에 있었을, 그리고 현재에도 어딘가에서 존재하고 있을 그런 인물일 것이다.


그는 법대를 다니고 장차 유명한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27세의 처자식이 있는 청년이다. 그러나 변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그저 '꿈'이다. 그는 노력이라고는 하지 않는 번지르르한 언변을 가지고 빚을 얻어 술을 마시고 아는 이들의 물건을 슬쩍해서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구하기도 하는 뻔뻔하고 나태한 청년이다. 여자와 술이라면 어떤 짓을 해서라도 얻고야 마는 그야말로 말초적인 쾌락에 휘둘리는 나약한 인간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삶에 걸리적거리는 부인,아이가 죽길 바라는, 돈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것을 꿈꾸는 비도덕적인 인간이다.그런 인간을 못 알아보고 그에게 돈도 주고 몸도 주는 여인들도 있다.

그는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화려하고 편안한 삶을 꿈꾸지만 구질구질한 현실속에서 거짓말하고 다른 이를 기만하고 사는 저급한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데인저필드의 이야기를 우리의 머리속을 떠돌아 다니는 생각들을 쏟아놓듯이 서술하고 있다. 대부분은 1인칭의 시점으로 데인저필드의 머리속을 보여주지만 3인칭으로 바꿔서 서술하기도 한다. 혼란스러운 데인저필드의 목소리는 현실과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삶을 섞어서 떠올린다. 


이 작품에 대해서 감히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자격도 능력도 안 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후 독자는 한 사람의 삶에 진저리를 내면서 저런 인물을 경계해야겠다거나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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