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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역사적 진실은 무엇일까?
역사가에 의해서 서술된 역사책을 믿을 수 있을까?
우리는 중요한 질문에는 반드시 하나의 정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이 여러 가지라는 말은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겠다거나,역사가가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지만 역사가는 많은 자료와 증언 중에서 역사적인 의미(아마도 역사가의 판단에)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취사,선택해서 해석을 곁들인 역사서를 낼 것이다.그렇다면 거기에서부터 벌써 '객관'성과 진실은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헤로도토스는 그의 <역사>에서 '내 의무는 내가 들은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들은 그래도 전해야 할 의무는 내게 없다. 이말은 이 책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역사학자도 아니고 그 당시를 살아본 적도 없는 우리로서는 누군가의 시각으로 편집되거나 윤색되어버린 역사를 전해듣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역사의 한 현장을 접하는 가장 쉬운 통로가 되고 있는 문학과 영화 등은 이미 픽션이다.
이 <나쁜 세계사>는 조지 산타야나라의 말로 시작한다
"역사란 당시 그곳에 없었던 사람들이 말하는,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한 거짓말 모음이다."
이 책은 상식적으로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세상에 잘못 알려진 진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썼다고 한다.
이 책이 전해주는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은 사실 역사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나올 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역사를 티비와 영화, 문학책 등으로 만나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서 과연 진짜일까?하는 의문을 품어봄과 함께 역사책을 직접 찾아보는 데까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무법천지로 알려진 서부개척시대,콜럼버스가 매독을 퍼뜨렸다는 말,아우슈비츠가 최대의 유대인 학살장이었다는 것까지 재미있는 읽어볼 테마들이 많았다.
이 책에 나온 재미있는 일화 몇가지를 소개해 본다.
아우슈비츠의 잔학상의 널리 알려진 것은 생존자들이 아우슈비츠에서 겪었던 공포의 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라인하르트 집단 학살 수용소가 세상에 덜 알려진 것은 잔학상을 증언해 줄 생존자들조차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극탐험대장으로 널리 알려진 스콧 대장이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 계기는 그의 업적이나 행동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의 영국 국민들이 의도적으로 스콧을 영웅을 만들었던 측면도 적지 않다. 스콧 대장의 인기가 절정을 이뤘던 때는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였다. 전쟁으로 지친 영국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줄 영웅이 필요했던 시기였다.이후 스콧 대장에 대한 재평가가 나온 것 역시 더 이상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느 시대의 문화적 반발 때문일 수 있다.
가톨릭교회가 주도적으로 갈리레오를 탄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갈릴레오를 고발한 배후에는 경쟁자였던 동료 과학자들이 있었다.그것도 갈릴레오를 시기하고 질투해서라기보다는 주로 갈릴레오로부터 무시당하고 욕을 먹었던 사람들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에빠져서 갈릴레오를 반대했던 것은 당시의 가톨릭교회가 아니라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들이었다. 법정은 비교적 가벼운 '이단'혐으로 기소했고 처벌 역시 심하지 않았다. 가택연금상태로 교외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지내면서 편하게 생활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갈릴레오는 자신의 남긴 걸작,"두 개의 새로운 과학에 관한 증명"을 집필하며 남은 일생을 보냈다.
이 책은 고정관념에 빠져서 자신이 들었던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정말?"이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도록 해준다.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한 의문에서 진실은 밝혀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