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가계에 파탄을 일으킬 정도로 돈이 많이 드는 긴 여행이 열대의 바람에 살짝 기울어진 야자나무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얼마전 갑자기 항공권을 끊고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난 것도 한 권의 책이 문제였다. 한 여행작가가 쓴 매력적인 책 한 권이 나에게 상당한 돈을 쓰고 9일간의 해외여행을 하게 했다.
이 푸른 색깔의 책 또한 여행에 대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별로 바다를 좋아하지도 않고 해양스포츠는 물론 수영도 할 줄 모르는 나를 단지 아름다운 바다빛깔과 넓은 하늘을 보여줌으로 또 배낭을 싸고 싶어지게 한다.
일본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도쿄같은 대도시로 떠나는 여행은 서울을 여행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본의 어디가 좋을까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역사의 유물과 유적이 많이 남아있고 일본보다는 대만에 더 가까운 연평균 기온이 20도가 넘는다는 휴양지로 유명한 오키나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졌다.
책으로 만난 오키나와는 푸른 바다와 오래된 유적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두시간 남짓 걸리는 부담없는 거리에다 렌트카를 빌려서 자유롭게 여행할 수도 있다는 정보에 사진가와 노트를 들고 얼른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지도와 숙소와 식당에 대한 정보였다.무거운 책을 여행하는 내내 들고 다니기도 힘들고 결국 손안에 쏙 들어오는 지도 한장이면 (그것도 잘 찢어지지 않는 것으로 - 며칠 여행하다보면 나달나달 다 찢어진 지도를 들고 다녀야 했다) 족하다. 밤에 숙소에서 다음 날 여행할 곳을 지도에 표시하고 충분히 숙지한 다음 낮에는 지도와 카메라만 들고 다니면 편하니까.
이 책에 부록으로 딸린 지도는 젖지도 찢어지지도 않게 되어 있어 실용적이다. 숙소 또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호텔까지 나와 있어 형편에 맞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여행은 가이드북대로 이뤄지지 않는 의외성을 가지고 있지만 최신정보를 수록한 가이드북은 여행에서 길을 잃는 혼란을 막아줄테니 잘 챙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