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내려놓음 - 소요유逍遙遊에 담긴 비움의 철학
융팡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노장사상이라는 단어로만 알았던 장자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동양철학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우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선입견이 먼저이고 내포하고 있는 많은 내용을 유추해내기가 힘들어서이다. 거기에다가 내가 알고 있는 장자는 호접몽이라는 우화밖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어렵지 않았다.장자의 소요유(逍遙遊)의 내용을 실제 현대의 일화를 연결해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장자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는 장자철학의 핵심인 소요유가 현대인의 생활속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 쉽게 설명해 놓으므로써 가슴답답한 현실에서 조금은 벗어나 자유로움을 맛볼 수 있었다.

 

외화이내불화(外化而內不)

 

겉은 바뀌어도 속은 변함이 없다.

본질이 변하지 않으면 수만가지 변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젊은 여자가 날마다 아버지에게 힘들다고 불평을 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같은 크기의 솥 3개에 같은 양의 물을 붓고 첫번째 솥에는 당근을,두번째 솥에는 계란을,세번째 솥에는 찻잎을 넣은 후 똑같은 화력으로 물을 끓인 수 20분이 지난 후 내용물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라고 했다. 딸은 "당근은 부드러워졌고 계란은 딱딱해졌으며 찻잎은 우러나와 찻물로 변했어요."라고 했다. 아버지느 "당근,계란,찻잎은 같은 크기의 솥에 같은 양의 물을 붓고 같은 화력으로 같은 시간동안 끓였지만 결과는 각각 다르게 나왔다. 딱딱했던 당근은 문드러질 정도로 부드럽게 변했고,계란은 딱딱해졌고,찻잎은 향기와 맛이 물속에 배어들어 향기로운 찻물이 됐다. 너는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니?"라고 말했다.

이렇듯 재치있는 비유를 통해 우리가 이 힘든 세상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웃음기 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어쩌면 현실에서 동떨어진 정신적인 자유를 추구한 듯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장자의 사상은 지난 세월 지식인들의 거의 유일한 위로이자 도피처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그저 견디기도 힘든 현실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위안을 얻고 현실을 견뎌내는 힘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자의 모든 이야기를 다 읽지 않아도 이솝의 우화처럼 짧은 한 토막의 구절만으로도 그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인 유려함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장자의 내려놓음이 말하는 자유는 결국 자기변화였다. 자기변화 영혼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만이 절대적인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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