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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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배낭여행을 갔었다. 낯선 나라,낯선 사람,낯선 거리에서 오히려 난 편안함을 느꼈다.조그마한 커피숍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책 한 권을 펼쳐들고 읽으면서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서 좋았고 커피숍에 앉아 있는 이들과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그저 멍하니 쳐다보는 것도 좋았다. 난 그곳에서 그저 편안한 구경꾼이었다.

 때론 나의 삶에 있어서도 그렇게 구경꾼의 입장이고 싶어질 때가 있다.내 삶이 힘들어질 때, 내 주변의 사람들때문에 내가 견디기 힘들 때,저만큼 떨어져서 그저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그런 시선으로 이 책은 가족과 그 주변인물들 그리고 스치듯 지나가는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내가 경험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뿐만이 아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크고 작은 인연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이야기들과 인연이 겹쳐지고 있어서 스토리를 요약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아마 자신의 입장과 느낌에 따라 가슴에 남는 스토리가 다를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분이 책을 두번 읽으면서 밑줄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고 하길래 나도 두번을 읽어보았다. 그렇지만 나의 경우, 처음 읽을 때는 스토리를 따라 읽느라 정신없이 읽었고 두 번째 읽을 때는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레 읽었지만 어느새 또 스토리를 따라 읽어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밑줄 긋는 책읽기가 아닌 책 전체를 느낌으로 읽어버렸다. 그만큼 나에게 <구경꾼들>은 서사가 강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이렇게 서사가 강한 소설은 천명관의 <고래>이후에 처음 만나본 듯 하다.그래서 <고래>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살짝은 환상적인 부분이 비슷해 보이는 듯 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래는 환상적인 부분이 더욱 강하지만 <구경꾼들>은 다소 일상적이고 잔잔하고 인물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때문인지 편안한 느낌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시원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많은 이야기들이 엉켜있지만 복잡하거나 난삽하지 않은 구성,죽는 인물들이 있지만 잔인하거나 너무 가슴아프지 않는 것들 때문에 편안한 책읽기가 되었다. 

 큰 강물위에 떠서 흘러내려가는 물줄기에 몸을 맡긴 채 먼산도 보고 물속도 들여다보며 흘러가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조금은 구경꾼처럼 바라보면서 내 주변을 살펴본다면 많이 상처받지 않고 덜 아프고 많은 이의 이야기를 들어 줄 마음의 공간을 남기면서 살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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