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이호철 문학재단 총서 1
이호철 지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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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통일을 원한다고 말할 것이다. 분단의 아픔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나 또한 북한의 실상과 정치적변화에 눈감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언론 또한 매일매일 북한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하면서 적어도 분단에 대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녹아져 있겠다 싶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준비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감하기 힘들어서 몇번을 책을 던져 두었다. 그래도 혹시 하면서 뒷편에 붙은 판문점1부터 읽었다. 그리고 꾸역꾸역 판문점2를 읽어냈다. 읽고 나서 판문점2는 차라리 안쓰는 편이 더 나았겠다라는 게 나의 판단이었다. 

 판문점 1은 어느정도 공감하면서 주인공의 감성을 따라가면서 읽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판문점 2는 누군가 고집쎈 사람의 북한에 대한 자신이 과거에 한 일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만 느껴졌다. 

 

 -소설 <판문점>만 해도 좀 재미있느냐,그렇게 재미있는 소설만 쓰면 당신더러 어느 누가 시비를 걸 것이냐.(p.18)

 -실제로 그 옛날에 썼던 그 소설도, 1945년 일제의 사슬에서 해방되고 곧장 미국과 소련이라는 외세에 의해 남북이 갈라지고 나서 겨우 15년 정도 지나 판문점이라는 곳에서 이를테면 남과 북이 그렇게 개개인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모처럼 사사롭게 만나서,당시의 남북문제를 두고 서로 그만한 수준으로일망정 오순도순 토론 비스름한 것이라도 해보았었다는 점이야말로,지금에 와서 돌아보아도 매우 괄목할 만한 사실이기는 했었다.

 

 꼭 판문점2는 내가 전에 <판문점>이라는 정말 괜찮은 소설하나를 썼었다. 네가 꼭 읽어봤어야 할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통해서 재미도 있지만 우리 민족이 당연히 고민하고 노력해야할 분단과 통일을 이야기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정부도 그렇고 더우기 북한의 경우 김정일이 사망하고 그 어린 김정은이가 또 세습을 이어가고 있는 꼴을 보니 답답하고 속이 터져서 내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판문점2>는 이렇게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혼내고 있는 듯한 소설이라고 느껴졌다.


 사건이 있고 갈등이 있고 그것을 해결해가는 주인공들의 고민이 드러나지 않고 그저 남북문제라는 의제를 놓고 토론하고 대화하는 두 사람만이 존재하며 그 주인공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말하고자 하는 것 말고는 다른 의미를 찾기가 힘들었다. 


 작가는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북체제에 살아봤기에 그 모순된 체제를 이해할 수 있으며, 분단체제를 다루고 있는 황석영,김원일,이문열 등의 소설도 실경험이 없어 성에 차지 않기에 내가 보는 남북관계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이야기한다. 또한 2005년 평양남북작가대회에 남측대표단에 끼지 않은 것은 북한에 작가다운 작가가 없다는 것을 나의 불참으로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김정은 세력이 백성들의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문학의 목표라고 한다. 


 분단의 해결과 통일을 원하는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민생고해결을 무엇보다 바라는 한 독자의 입장에서 작가의 생각에 그럴 수도 있겠다싶지만 먼저 대화를 하자고 하는 작가의 소설속의 주장처럼 작가대회에 갔었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부터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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