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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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팔린 책이지만 또 가장 안 읽히고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인 <푸코의 추>,그래도 몇번은 읽으면 이해가 좀 된다는 <장미의 이름>의 저자 움베르트 에코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던져버린 과거가 있기에 무척 걱정을 하면서 그렇지만 제목과 표지사진에 끌려서 읽게 되었지만 역시나 처음은 쉽지 않았다. 
 에코의 책을 읽으려면 노트와 인터넷이 필수다. 책에 물론 각주가 나와있기는 하지만 이 각주보다 사실 나에게는 더 많은 배경설명이 필요했다. 그래서 노트에 다시 나만의 각주를 만들어가면서 읽어내야 했다. 그만큼 어렵지만 읽고나면 뿌듯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다빈치코드>의 저자 댄브라운을 자신이 창조한 소설속의 한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는 음모론자처럼 보이는 박학사식한 에코는 역사가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고, 철학자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작가이다. 게다가 종교, 예술, 이번에는 요리까지 넘나들며 그의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 

 <프라하의 묘지>는 1897년 3월 24일의 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해내는 일로부터 이 일기는 서로를 궁금해하는 두 인물- 시모니니와 달라 피콜라-이 서로 써내려가는 부분과 간혹 등장하는 화자의 말로 그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현실의 소재들을 변형없이 작품속에 오려붙이는 기법(콜라주기법)으로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을 오류를 느낄 수 없게 치밀하게 얽어내며 그 배경을 궁금하게 하고 있다. 이 픽션속에 등장하는 논픽션적인 것들-프로이트,뒤마,모리스 졸리등의 인물들,역사적 사실들과 얽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모니니의 그 악독한 짓은 혹시 정말 이런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키에 충분할 정도로 개연성을 갖는다.

 시모니니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공증문서를 지어내고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편지를 만들어 내며, 남을 모함하는 자백서를 날조하고 누군가를 파멸로 몰아갈 문서를 꾸미는 일을 하는 악의 화신이다. 그는 할아버지처럼 유대인을 증오하고 돈을 쫓는 인물이다. 역사속에서 나중에 가짜로 밝혀지는 시온장로들의 프로토콜을 만들어 러시아와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에서 많은 유대인들과 공화주의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몇개 되지 않는 단서들만 가지고 마법의 장소, 세계지배의 음모가 꾸며지는 어둡고 으스스한 요처를 만들어내는 그 놀라운 재주는 시모니니에게도 있지만 이런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움베르트 에코에게 있지 않을까?

 에코의 컬랙션이라고 불리는 중세풍의 그림들은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번역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문장들은  잊혀진 단어들을 불러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2권 맨 뒤에 붙여진 작가후기 또는 학술적 사족과 함께 소설을 읽어나가면 더욱 재미있게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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