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하위징아
빌렘 오터스페어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욕심이 앞선 책선택이었다. 호모루덴스라는 유명한 개념을 만들어 낸 요한 하위징아. 그는 문화사의 마법사로 통한다. '놀이'라는 걸 내세워 정치사, 사회사에 얽매여 있던 문화사연구의 틀을 뒤집어 버린 역사학자! 그렇지만 그는 오히려 고전 작가로 통하며 그의 글쓰기를 이해하고자 하는 저서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또한 1800년대 후반에 태어난 작가이지만 지금도 그의 저서는 여전히 읽히고 있으며 20세기의 영항력 있는 사상가로 인정된다. 그의 작품인 <중세의 가을>, <호모 루덴스>, <에라스뮈스>는 걸작을 평가되며 여러나라에서 읽혀지고 있다. 이런 작가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심에 선택한 책에 반절정도 읽으면서 좌절을 느껴야 했다. 


 평전이라고는 하지마 그저 전기수준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위징아의 어린시절과 결혼 가족 등 재미있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속에서 하위징아의 저작들이 생겨날 수 있었구하면서. 그러다가 구체적으로 그의 작품들과 그 작품에 쓰여진 언어와 개념을 분석하기 시작하는 데서는 몇번을 멈춰서 다시 읽곤 했다. 한번 읽어서 이해되는 문장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내가 가진 인문학적 지식이 너무 짧다는 생각과 이 책이 너무 어렵나하는 생각이 왔다갔다 했다. 결국 그저 한번 읽어보는 걸로 만족하고 그래도 재미있었던 하위징아의 생애와 그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학에 대한 생각들을 이해하는 데 만족하기로 했다.


 이 책은 무엇이 하위징아를 고적작가로 아직도 읽히는 작가로 만들어 주는지, 그것만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책이다.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조화로운 규칙성을 찾아보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하위징아는 서로 다른 성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아래서 성장한다. 할아버지는 하위징아에게 "모든 미덕들 중에서 가장 으뜸은 진실이다. 따라서 늘 진실을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너는 선량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이든 화를 내면서 하지는 말아라. 무슨 일이든 시간을 들여야만 강인한 힘,신중함,지혜를 얻게 된다."이러한 할아버지의 훈계의 말은 하위징아의 생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은 서로 모순되었지만 하위징아의 유년시절부터 대조의 틀을 만들어 주었다. 과학 대 종교, 이성 대 감성, 개인 대 공동체, 변화와 영원등이 하위징아의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이다. 또한 독서와 그림그리기가 결합된 하위징아는 아주 시각적인 네덜란드의 역사가로 성장하게 된다. 그는 여행도 별로 하지 않았고, 독서도 드물게 했다. 한 평생 시계처럼 정확한 삶을 살았다. 글쓰고 강연하고 각종 언어의 문법책을 읽었다.


 그의 저서를 통해서 본 하위징아는 번데기같은 사람이었다. 언어학자이기도 하고 문헌학자의 모습도 보이고 역사학자이면서 문명비평가였다. 중세의 가을에서 보는 하위징아는 역사를 하나의 시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문학의 한 형태로 보았다. '역사학은 점점 더 집단적 변수들의 분석에 몰두했고 숫자가 사상의 주인이며 영주가 되고 있다. 이렇게 숫자를 앞세우면 스토리는 사라지고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역사학은 이야기라는 본거지를 내주고 고고학,신학,문학이론,예술사 등의 변방으로 옮겨갔다. 역사적 형식 그 자체가 사라져버렸다'고 그는 말한다.


 '역사가는 그가 디자인하는 형식의 윤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형식에 생생한 세부사항을 주어 색깔을 입히고 또 환상적 암시로 그 형식을 환하게 밝히는 사람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시각적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었고, 역사학 뿐 아니라 네덜란드 문학을 통틀어서 하위징아처럼 감각적인 작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