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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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옆으로 벗어나기 

책의 맨처음 적힌 말이다. 이 말에 시선이 한참을 머물렀다. 요즘 내가 지쳐있나보다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처럼 도시생활의 복잡함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들이 거의 없음에 지치고 지쳐 억지로 희망을 끌어내야하는 지금의 생활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잠깐동안이나마 저자와 함께 얼음처럼 차가운 시베리아의 바람속에 얼음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모닥불을 함께 마주보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책과 시가와 보드카를 가져갔다. 나머지- 공간과 침묵과 고독-는 이미 거기에 있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간,침묵,그리고 고독일지도 모른다. 나혼자만의 공간도 침묵하고 싶을 때 편안한 침묵도 그리고 고독도 즐길 수 없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몇가지 단순한 활동으로 축소된 삶을 살고 싶다. 작가는 호수와 숲을 마주보며 하루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고 장작을 패고 물고기를 잡고 책을 많이 읽었고 산에 오르고 보드카를 마신다. 그리고 거기에서 희망과 평화를 발견한다.그가 함께 했던 자연과 음식과 술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매일의 일기로 우리에게 전해준다.

 

작가는 누군가가 왜 이곳에 파묻힐 생각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읽어야 할 책들이 밀려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자 한다. 그는 궤짝가득 책을 가져간다. 몽상을 위해 미셸 투르니에,우수를 위해 미셸 데옹, 관능을 위해 로런스, 신화를 위해 대니얼 디포, 시정과 철학을 위해 니체와 쇼펜하우어와 스토어철학자들을.

작가는 홀로 시베리아의 숲에서 삶의 부두에 닻을 내리고 침묵의 소리를 듣고 드디어 어떤 내적인 삶이 있는지 깨닫게 되길 희망한다. 숲은 도시가 흩어놓았던 것을 다시 모아준다.

 

저마다 홀로 지내고 싶은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는 이 작가의 혼자 지내고 싶은 이유에 깊이 공감이 갔다. 밀린 책을 위해서라는 조금은 우스운 이유도 좋고, 수다스러운 나를 벗어나고 싶은 이유도 마음에 들었다.

 

그저 한걸음 옆으로 벗어나 얼마간 있는 것 만으로도 아마 삶의 고통은 약해질 듯 하다.

 

6개월동안의 삶에서 작가의 생활은 지극히 단순하다. 얼음깨고 물고기 잡기, 책읽기, 눈을 뚫고 산에 오르기, 보드카 마시기, 불피우기... 단순한 몇가지 행동에서 우리는 어쩌면 위안을 얻을 수도 있겠다한다. 살기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외에는 그저 내면 들여다보기가 도시생활에 지친 우리에게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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