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와 거기 - GQ 에디터 장우철이 하필 그날 마주친 계절과 생각과 이름들
장우철 지음 / 난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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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서 여기와 거기라는 공간적 거리감을 가진 단어를 제목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단순히 여기와 거기는 공간적 거리뿐 아니라 시간적인 거리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를 이야기하는 여기와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는 거기가 생각나는대로 흘러가는대로 기록되어 있었다.

 작가는 남성용 패션잡지인 GQ의 에디터이다.책 제목밑에 달려있는대로 '장우철이 하필 그날 마주친 계절과 생각과 이름들'에 대한 단상들이 사진과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

 장우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전무하기에 그저 느낌이 가는대로 읽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이 가기도 하고 일본에서의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다소 낯선 이야기들로 공감이 쉽게 가지 않았다. 

 

 그가 만난 사람들-이소라,권부문,이상은,홍순영,동영배(태양)

이소라와 이상은 그리고 태양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연예인들이다. 그들의 인터뷰기사는 편한 사람에게 털어놓는 공식석상에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저 노래로만 알고 있는 이들을 조곤조곤 이야기로 만나는 느낌은 그들의 노래가 다르게 들릴 것 같았다. 더불어 그들의 일부를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사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품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패션에 문외한이 나로서는 짐작이 어려웠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인터뷰는 농부 홍순영과 사진작가 권부문이었다. 구례에 살고 있는 농부 홍순영씨,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한 9남매 중 8째. 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농부지만 농약대신 천연제재를 써서 농사를 짓고 있다. 결과를 보기에 긴 시간이 걸리는 농사일은 사람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고 땅이 하고 하늘이 하고 사람도 하는 일임을 이야기하는 철학이 있는 이분은 이 분에게서 쌀을 시켜먹는 사람이 이백가구정도 되는데 그들이 와서 쉬어가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한분, 사진작가 권부문. 그가 들려주는 사진이야기는 인생이야기이다. 

사람은 자기가 인식하고 살아간 만큼 세상을 본다.사소한 사물이라도 관계를 맺으려면 이해하는 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끈임없이 생각하면 이미지적인 꿈이 생긴다. 뭔가를 만나고 싶다거나 뭔가를 봐야 할 것 같다는 꿈을 꾸다보면 결국 만난다.그렇게 갈망하는 이미지를 만나는 과정에 여행이 끼어드는 거다.각자 마음속에 어떤 파장을 갖고 있었느냐에 따라서 자기앞의 풍경은 다르게 이해된다. 살아온 만큼 '봐내지'않겠나.

 내가 좋은 칼이 되려면,좋은 숯돌 옆에 있기만 하면 되는가? 벼려야 하는 건 자기인 거다. 가만 있는 놈들보다 훨씬 힘들다. 벼르려면 엄격해야 한다. 좋은 숯돌은 결국 닳아 없어져야 한다. 

 

 한 부문에서 열심인 분은 이렇듯 철학적이되는구나! 

거기에 비해 나는 뭔가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 그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색하고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삶과 나의 삶이 다르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이 따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음을 여기와 거기가 함께 있기에 우리의 존재의 의미가 있음을 조금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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