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인문학 -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인문학의 열풍이다.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도 많다. 일상의 인문학이라는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은 본질에서 삶을 살찌우고 풍요하게 만든다.그것은 밥을 주고 실용으로 써먹는 데 소용이 닿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 삶을 잘 누리는 데 기여하는 학문이다'

 '삶이 고갈될수록 인문학의 필요가 더 요청되는 까닭이다.'

 '살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지만 그것보다 죽지 않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차례를 훑어보았다.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말하자면 서평모음집이다.그러나 한권의 책을 읽고나서 그 책에 대한 것만 쓴 것이 아닌 작가의 통찰과 인문학적 소견이 첨부되었고 비슷한 류의 다른 책들과 결부된 고찰들이라 깊이가 남달랐다. 

 

많은 양의 서평을 한꺼번에 읽기는 힘들겠다싶었다. 우선 내가 읽은 책들에 관계된 것들부터 뽑아 읽기 시작했다. 얼마전에 사뮈엘 바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고 무척 재미있고 독특하다는 생각으로 서평을 올린적이 있어 첫 챕터부터 읽기시작했다. 나의 통찰력의 부족과 작가의 깊이가 느껴졌다. 


'기다림은 우리를 먼 곳으로 데려가지 않는다.기다림은 기다리는 자를 그 자리에 묶어 놓는다..... 기다림이 기다릴 힘을 마모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기다림속에서 자기를 분리하고 자기르 배제한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끼기는 하지만 막상 글로 표현할 때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던 그 어떤 것을 어쩜 이렇게 잘 꼬집어 낼 수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고 있었다.


요즘 한국작가중에 나는 김훈을 참 좋아한다. 김훈의 <남한산성>,<칼의 노래> 그리고 얼마전 나온 <흑산>을 읽고서 김훈의 그 글쓰기가 무척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에 표현된데로 '김훈은 제 소설의 공간으로 이념과 신념에 의해 날조되는 인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자연인 개별자를 초대하고, 무른 살과 느슨한 신념들이 어떻게 단단한 세계와 이념에 부딪쳐 깨치고 땀과 피를 흘리며 무너져 내리는가를 차갑게 따라간다.''김훈은 강고한 이념의 옥죔을 생래적으로 싫어하고,굳은 신념으로 분출하는 당파성을 혐호한다.' 

김훈의 소설을 읽는 소감이 비슷하구나하는 느낌과 나도 이런 느낌을 이렇게 세련된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일상의 인문학을 읽는 동안 도서관에 주욱 꽂힌 책들 중에서 마음을 끄는 책을 한권씩 뽑아 훑어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읽고 싶은 책도 생기고 첫문장을 읽다가 이건 다음에 읽어야지 하고 미뤄두는 챕터도 있었다. 물론 읽고 싶은 책도 있고 읽어봐야 하는 책도 있다. 


책장의 한켠에 이 책이 꽂혀 있음으로 해서 나의 책읽기는 좀 더 풍성해지고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한 부분에 서평에 대한 언급이 있듯이 서평을 읽는 것만으로 지적 충만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 책을 읽는게 되었다.


잘 쓰여진 서평은 책한권이상의 값어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의 책읽기는 어때야 할까하는 질문을 나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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