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각하
배명훈 지음, 이강훈 그림 / 북하우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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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으로 회귀한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유머감각이다."

"웃기고 재미있어도 치열한 것이 우리 세대의 방식"

 

낯설었다.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사태가 불러온 촛불집회에 처음 가던 날, 나의 느낌은 낯설다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라서 아이를 집에 놓고 나갔지만 대학교때 참여했던 집회와는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른 뒤 소고기수입반대집회에 이번에는 아이를 데리고 참여했다.그간의 경험이 아이를 데리고 집회에 갔다. 노래하고 춤추고 무리를 지어서 놀고 있었다. 또 다른 낯선 경험.

작년 팟캐스트로 유명한 '나는 꼼수다'를 처음 듣던 날 난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큰소리로 웃는 진행자와 욕설이 섞인 대화 . 듣기 싫었다. 그러나 조금씩 그런 웃음과 욕설속에 들어있는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배명훈의 <총통각하>, 제목부터가 한참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는 그러나 지금 이 시대와 딱 맞아 떨어지는 소설을 만났다. 바로 좀 전의 소설 <은닉>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를 가지고 선택했다. 역시나 배명훈이었다. 현실에 모티브를 둔 그러나 현실과는 몇광년 떨어진 듯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지배자인 총통이 싫어 동면에 들어갔지만 총통의 시대가 계속되어 계속 동면에 빠지는 이야기, 키득키득 웃으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현실에서 동면에 빠질 수는 없지만 이민을 가고 싶다거나 티비에서 땡전뉴스처럼 나오는 그 뉴스를 안보고 넘어가고 싶다거나 하는 소박한 바램을 가지고 있지만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동면에 빠진단다. 그것도 더욱 젊어지는. 

 

서른 살하고도 여섯달 만금을 주고 관직을 산 한 주인공은 전혀 물길이 없는 양량주에 각하가 물길을 파게 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나중에 깨닫는다. 모두가 '살아서 병거를 몰아 양랑을 달리는 날 내 육신과 혈을 바쳐 그대들의 도성에 저승을 열리라'는 거인왕의 저주 때문이었다는 걸. 킥킥 웃음이 나왔다. '귀신이 씌었구나' 그는 5년뒤 총통에게 달려들어 창을 날렸다. 

 

웃기고도 재미있다. 그리고 처절하다. 그리고 묻는다. 내년에는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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