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늑대 -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고 파스칼은 말했다. 과연 나는 생각하는 갈대일까? 

요즘 우리는 생각을 멈춰버린 듯 하다. 아니 사색이란 단어를 잃어버렸다고 해야겠다. 우리는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묻는 일조차 하지 않는다. 궁금한 것은 인터넷검색만 하면 해결된다. 심지어 고민조차도. 

정보의 검색과 조작에는 능숙한 우리지만 우리의 존재에 대한 생각은 과연 얼마나 하고 살까? 

이 책의 저자는 철학교수이다. 아마도 많은 철학이론을 알고 있을 것이고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은 글을 써서 생각을 다듬는 작업도 할 것이다. 그런 저자가 늑대를 키우게 된다. 이 저자가 말하듯이 이 책은 늑대와의 삶을 기록한 늑대와 함께 쓰는 자서전이다. 그러나 철학자답게 늑대로부터 실존적 인간을 만난다. 이 세계에 던져진 인간은 비용과 편익의 관점에서만 세상과 다른 관계를 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계량화하고 계산을 한다. 늑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코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물론 말로 할 수는 없다. 늑대와의 생활에서 철학자가 느낀 바이다.) 진정한 가치는 잴 수도 거래할 수도 없는 것이고 하늘이 두쪽나더라도 옳은 것은 해야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는 인간의 모습은 늑대로부터 배워야 하는 거다.

철학자와 늑대의 생활에서 내가 기대한 바(늑대를 통한 힐링? - 흔히 말하는 동물과의 교감이 가져다 주는 마음의 위안,위로 뭐 이런 걸 상상했었다.)와 다르게 철학자다운 많은 철학이론과 그 이론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니체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대신 통제해 줄 누군가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것은 엄연한 진실이다"라는 말도,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철학적 명제에 대한 설명또한 이야기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고 있다.

 얼마전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었다. 그의 책은 사랑 (뭐 여러 인간관계중 하나의 감정이겠다)에 대한 철학적 고찰,분석을 했다. 이 책을 그 알랭 드 보통의 책과 흡사하다. 우리가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동물과의 교감에서 철학적 고찰, 분석을 한다는 것과 그 자연스런 설명. 

단지 알랭 드 보통은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철학을  끄집어 내었다면 마크 롤랜즈는 영역을 확장해 늑대에서 알게 된 것이 조금 다를 것이다.

 아마 이 책은 동물과의 교감으로도 읽을 수 있겠고, 한 인간의 자서전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난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철학서라고 생각한다.철학은 설명으로 될 수 없는 깨달음이 있어야 하는 학문이라면 이러한 이야기를 통한 깨달음이 일반인에게는 더욱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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