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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고르세요
켄트 그린필드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며칠전 우리나라 유력한 대통령후보인 박근혜의 정수장학회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의 요지는 강압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걸로 원고가 패소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법원의 판결과는 다른 말이어서 판결문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이 마음대로 고르세요라는 책에서 말하는 자유, 선택,그리고 책임 등과 괘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칼로 찌르고 사람을 죽이고 가져가야만 강탈인가?' '공권력에 의한 강요에 의한 선택은 누구의 책임인가?'하는 문제인 것이다.
자유선택이라고 함은 내가 원하기 때문에이고 강압이라고 함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누군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완벽한 강요이며, 가장 완벽한 강요는 선택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권위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며 그 권위는 종종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또 자기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활개를 친다는 사실이다. 하물며 독재사회에서는 어떠했을까?
이 주제를 벗어나서라도 의료보험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가장 안전한 정치주문이다. 개인의 책임이다. 그리고나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회사는 한 발 떨어져 있다. 개인 책임이라는 미사여구는 걱정을 함께 나누고 다른 사람과 책임을 공유한다는 생각을 회피하게 한다.
전통적으로 강간피해자는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한다. '여성이 있는 힘을 닿 남자에게 저항하지 않으면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뉴스와 법원판결에 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혹 어떤이는 여자의 잘못을 말하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도대체 여자가 어떻게 행실을 했기에 혹은 혀를 깨물어서라도 정조는 지켜야지하고. 공포에 질린 채 저항조자 하지 못한 피해자는 강간당한 게 아닌가? 선택은 방안의 코끼리처럼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인데도 무시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값싸고 기름기 많은 인스턴트음식을 먹고 뚱뚱한 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작업환경이 위험한 곳에서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견해,돈 때문에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자들에 대한 눈길이 과연 올바른지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경제적 궁핍이 억압의 기본수단이 되지 않아야 하고 개인의 책임을 말하기 전에 정부와 사회 그리고 회사는 책임을 다했는가 거꾸로 질문해봐야 한다.
자신의 선택이 문화 정치규범에 얼마나 영향을 받느지 알아간다면 우리는 좀 더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처해진 상황이 위력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 또한 비이성적인 성향이 있음을 인정하고, 습관적으로 행하는 것을 경계하고 문화의 영향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마음대로 고르세요라는 제목의 이 책은 역설적으로 우리는 자유선택을 하고 있지 못함을 알려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