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선오 옮김, 권우희 그림 / 엘빅미디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여러가지 이유에서 책을 읽는다.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이유가 조금씩 달랐다. 처음 읽을 때는 너무 유명한 책이어서 재미로 읽었고 조금 더 커서는 그 책속에 들어있는 말들이 좋아서 읽고 좋은 구절을 읽고 외우고 편지에 써서 친구에게 보내고 했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들에게 읽어주느라 보았다. 그리고 이제 아들도 크고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어린왕자를 다시 보았다. 어린왕자에 들어있는 이쁜 그림들도 다시 보고 싶었고 책을 읽을 때마다 감동을 주었던 그 구절들도 다시금 만나고 싶었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외우지도 못하고 있는 그 것들을.

 

 그러나 이제는 또 다르게 읽힌다. 전에 마음에 와 닿았던 그 구절들보다 새로운 구절들이 와 닿는다. 

 

"꽃이 던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녀를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녀는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내마음을 환히 비추었어.서툰 심술뒤에 숨은 그녀의 다정함을 보았어야 했는데. 꽃들은 모순적이야.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기에 너무 어렸어." 

 

어린왕자는 소행성 B612호에서 꽃과 문제가 있어서 그 소행성을 떠나 여행을 하고 있다. 

 삶을 이해하는 이들은 어린왕자가 소행성 B612호에서 왔다는 이야기보다 겨우 자기몸집보다 클까 말까한 별에서 살았다거나,친구가 갖고 싶었다라는 설명에 더 진정성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어린왕자가 어디서 왔는지 기억하는 친구를 더 놀라운 눈으로 쳐다본 적이 있다. 소설속의 비행사처럼 상자속 어린 양을 보지 못하는 어른이 되어버려서인지도 모른다. 

 어린왕자는 자신이 살던 소행성을 떠나 7개의 별을 여행한다.왕,허영꾼,사업가,술꾼,점등원등이 사는 행정을 가 본다. 6번째 지리학자의 행성에서 지리학자의 권유로 지구로 오게 된 어린왕자는 사막에 떨어지게 되고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나 머물고 있던 비행사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꽃과의 문제 때문에 자기 별을 떠나 이렇게 돌아나니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어렸다고 하는 모습에서 그만 웃고 말았다. 전에는 보지 못한 글이었다. 그리고 어쩜 이 이야기는 어린왕자의 사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왕의 이야기에서 장군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그건 왕의 잘못이며,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려면 그가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권위는 무엇보다 이치에 맞아야 얻어지는 법이라는 충고에 우리 어른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이야기,교훈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어린왕자의 이쁜 사랑이 느껴졌다. 사막에서 만난 장미꽃밭을 보면서 소행성에 있을 장미꽃이 그리웠고 자기만의 장미꽃에게 가기위해 뱀에게 물려 먼 여행을 다시 떠나는 어린왕자의 마음이 아프게 읽혀졌다. 


 어린왕자가 떠난 별! 우리가 바라보는 별!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별이 서로 다르다. 나의 별은 어떤 걸까? 돈일까? 낭만일까? 행복일까? 

 어느 별이 반짝이는 밤이면 난 어쩜 그 별을 바라보며 어린왕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면서 나의 별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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