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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밴던 ㅣ 어밴던 시리즈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 에르디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처럼 삶에 지칠 때 남자들은 웃기는 영화를 한편 보고 싶어할테지만 여자들 중에는 로맨스가 가득하고 환타지적인 영화나 소설을 한편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딱 그렇다. 여고시절 ㅇㅇㅇ 로맨스시리즈를 얼마나 봤었는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워도 상관이 없었다. 그저 내가 주인공이 되어 파란 눈의 멋진 남자와 맘껏 사랑을 하고 있는 환상을 잠시나마 해본다는 게 얼마나 좋았던지......
그런 책을 만났다. 이 나이에.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원작자인 멕 케봇이 썼다는 말 한마디에 혹 해서.
안경쓰고 못생겨보이는 여자아이가 공주님이 되는 동화같은 이야기에 내가 얼마나 좋아했던지...
역시 이런 책은 신화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벌어져야 재미있다. 피어스 올리비에라라는 재벌의 딸은 임사체험을 하게 되고 지하세계의 통치자인 존을 만난다. 그리스로마신화의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처럼 존은 피어스에게 빠져버리고 피어스는 이 지나치게 커다란 은빛 눈동자를 지닌 남자에게 함께 살기를 강요당한다. 그리고 얻게 되는 페르세포네의 다이아몬드.
책은 툭툭 던져놓는 알 수 없는 사건들로 인해 궁금증을 잔뜩 유발시켜놓고 뒷장으로 넘어가길 재촉한다. 그리고 조금씩 주어지는 사실들. 친구의 죽음과 피어스의 정신질환이라고 불리는 일들의 원인들.
피어스는 마치 관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귀마개를 하고 다닌다. 그러나 친구 헤나의 죽음으로 상징적인 관속에서 나오게 된다. 예전 학교에서 겪었던 일과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생긴 일이 함께 엮여져서 전개된다.
페르세포네의 다이아몬드는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에게 페르세포네를 분노의 신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캐낸 것이다. 이 다이아몬드가 알려주는 메세지. 그 분노의 신은 너무도 가까운 존재였다.
존은 피어스를 지켜주고자 하고, 분노의 신은 계속 피어스의 곁을 맴돌고 있다.
영원한 사랑과 진정한 행복, 분노의 신은 존의 행복을 빼앗으려 한다. 존의 행복은 피어스의 존재이므로.
난 이 책에서 영원한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것인지 하는 생각을 했다. 영원이란 정말로 긴 시간이다.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그렇기 때문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생각도 해보지 않고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하겠다고 한다. 사랑을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사랑이 존재할 듯 보이지만 아마도 곧 알게 되겠지....
이 이야기뒤에 또 이어지는 책이 두 권 더 있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또 나한테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마음을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