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나를 괴롭히는 완벽주의 신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브레네 브라운 지음, 서현정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며칠 전에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는 서평을 써야지 하면서도 미적미적 못 쓰고 있었다. 안 쓴 것이 아니라 머리속에 돌아다니는 말들을 다 옮겨 적을 용기가 없어서다. 

  고백을 하고 싶어졌다. 나도 그렇다고. 이 책을 쓴 브라운박사에게 아니 어디 노트에라도...... 그러나 결국 못하고 말았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이 따라하면 된다고 말하는데 이 책은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않는다. 쉽지 않다고 한다. 수치심처럼 복잡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답은 그리 쉽게 얻기는 힘들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 또한 모두 고통스러운 것들이다. 


  수치심이란 나에게 결점이 있어서 사랑이나 소속감을 누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극심한 고통을 뜻한다. 뚱뚱한 것, 공부를 못하는 것, 예쁘지 않은 것, 돈이 없는 것, 가정이 화목하지 않은 것, 아마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로 수치심을 느낀다. 수치심은 죄책감,모욕감,당혹감과는 다르다. 죄책감과 수치심은 둘 다 자기평가의 감정이다. 하지만 죄책감은 '나는 나쁜 행동을 했다'이고, 수치심은 '나는 나쁘다'이다.죄책감이 행동에 국한된 것이라면 수치심은 '존재'로까지 확대된다. 시험을 보면서 부정행위를 했을 때, 죄책감을 느끼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한다. 그러나 수치심을 느끼면 나는 거짓말쟁이이고 사기꾼이고 바보같고 나쁜 사람이야 라고 생각한다. 


  이런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있는 입과 자비가 담긴 귀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도 이해해,나도 그런 일 당해 봤어'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그게 어떤 기분인지 나도 알아' 이렇게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변화가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내가 아들을 키우면서 아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었을 거라는 것이었다. 음식을 흘리고 먹는 일, 옷을 더럽게 입는 일, 공부를 못하는 일 등등이 나쁜 일이라고 가르치고 그럴 때 수치심을 안겨줄 만한 말을 했다. 가족을 통한 암시는 쉽게 사라지지않고 자기도 모르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물론 나 스스로 또한 문제가 있다.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만 생각하지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도움을 청하지 않고 산다. 실패를 인정하기 싫고 거부당하는 것도 싫으니 뭐든지 내손으로 해내려고 하는 편이다. 이게 나도 남도 피곤하게 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지향했어야 하는데......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암시는 결국 '완벽주의'때문이었다. 

 

 이제 나에게 다시 속삭여본다.

"쿨하지 않아도 괜찮아"

"좀 틀리면 어때,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그리고 아들에게도 어깨를 토닥이며 말해야겠다.

"조금 더러워도 괜찮아, 닦아내면 되지"

"문제풀다 틀릴 수도 있어,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지겠다고 생각하자"


언제쯤 벗어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용기있는 입과 자비가 담긴 귀로 살아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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