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힘내라는 말은 흔하니까 - 고3 딸을 응원하는 엄마의 사진 일기
소광숙 글.사진 / 오마이북 / 2012년 9월
평점 :
입시지옥 대한민국의 고3학부모들은 모두 저마다 자식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열심히 입시설명회를 쫒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기도 하고 유명 학원강사나 이름난 과외선생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늦게 끝나는 아이를 기다려서 데려오는 운전수도 하고 맛있는 영양식을 챙겨주기도 하면서 힘내라고 응원한다. 이 책은 저자는 힘내라는 말을 사진을 통해서 글을 통해서 아이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사진은 지난 시간을 기억하게 한다. 책장에 삐곡한 앨범 속에는 두 딸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태어나 태 품에 안겨 집으로 온 날, 뒤뚱거리며 첫걸음마를 뗀 날, 노란 꽃다발을 들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청군 머리띠를 두른 운동회 날, 어느 바닷가에서 한껏 폼을 잡고 있는 모습...... 카메라 앞에서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나는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행복했다. 사진 찍는 일은 살을 비비고 다정한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엄마가 너를 바라보고 있다'는 작은 관심의 표현이었다.
작가가 프롤로그에 밝힌대로 작가는 고 3 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가며 지켜보고 대화를 했다. 밥 먹는 모습, 세수하는 모습, 멍하니 있는 모습,뒹굴거리는 모습 그리고 자는 모습. 엄마의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아이의 모습은 따뜻하고 순수했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일까 ? 책에 실린 사진을 봐서 그런지 책의 마지막에서는 내가 잘 아는 조카를 보는 듯한 느낌이 왔다. 사진은 관심이고 사랑이었기 때문이어서 일까?
이 책을 보면서 카메라는 대상을 향해 있지만 결국은 자신을 향한 시선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 그 시선을 다시 보면서 아이와 엄마가 서로를 이해하고 지켜주고 있었다.
"채영아, 엄마가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에 대한 답은 계속 찾고 있는 중이란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 너와 함께 한 지난 1년여 시간이 행복했다고. 좋은 날만 사진에 담는다면 그게 무슨 이야기가 되겠느냐며 용기가 없는 것 아니냐고. 그렇게 말해주는 네가 있어서 할 수 있었어. 네가 존재해서 할 수 있었고, 널 맘껏 바라볼 수 있게 해줘서 할 수 있었어. 함께 해서 행복했단다."
엄마는 아이가 실패할 때도 그리고 힘들어 할때도 곁을 지켜주며 용기를 줘야 할 존재이다. 그러나 엄마의 욕심이 앞서버리면 아이의 아픔과 상처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이에게 오히려 상처를 더 안겨주게 된다. 서로에게 극도의 스트레스가 되는 시간인 고3시절 이 둘은 현명하게 사진과 대화를 통해 이겨냈으면 서로 사랑하는 걸 느끼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아이를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고 나란히 걷고 마주앉아 대화할때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우리 아들도 머지않아 같은 시기를 겪어야 할 것이다. 그 시간을 현명하게 겪어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얻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