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 - 테오의 여행테라피
테오 글.사진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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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이야기한다. 그림도 배우고 싶고 악기도 하나쯤 멋지게 연주하고 싶고 또 요즘에는 사진도 찍고 싶다는 자기만의 로망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나는 사실 멋진 사람만 보면 다 따라해보고 싶어진다. 그림,음악,사진,글,노래,춤 등. 내가 뭐든지 생각하는대로 저지르는 성격이었다면 아마 난 이런 것들 해내느라 엄청 바빠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우유부단한 편이라 머리속으로만 갈망하니 뒷수습할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건이 되면(정말 여건이 어느정도만 된다면 _ㅋㅋ 이게 사실 애매한거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여행하며 글쓰는 일이다. 그래서 여행기라면 일단 챙기고 본다. 글로라도 떠나보고 싶은 욕망때문에. 
그런 나에게 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곳이란 책은 나에게 어서 가져가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것처럼 보이는 게 너무도 당연한게 아니겠는가? 또 하나의 로망인 여행을 하기위한 필수품인 사진이 이쁘게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엉덩이가 들썩거려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커피한잔 들고 공원으로 나갔다. 그래 이렇게라도 떠나야 책을 읽는 맛이 나지. 게다가 여행이 테마인데.
코에 바람이 들어가니 책여행도 나름 행복한 여행이 되어주었다. 
이 작가는 삶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결정하지 못할때 볼리비아의 티티카카호수 마을에 머물다 오라는 처방을 한다. 그러나 난 지금 딱히 선택을 앞두고 있지도 않으니 내맘대로 책을 읽고 있었다. 볼리비아. 티티카카 호수마을에서 양철통을 돌려 만드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공주처럼 놀란 눈으로 길을 걷고 싶기도 하고 바다를 빼앗긴 볼리비아가 해군을 없애지 않고 마음의 바다를 지키고 있는 호숫가 해군기지를 방문해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얼마나 멋진 일인가?
얼마전 싼마오의 흐느끼는 낙타를 읽고 아프리카로 떠나고 싶어졌다. 이 책에 나오는 두 곳이 아프리카라 너무 반가웠다. 지금 아프리카로 떠날 수 있는 것처럼. 칼리처,남아프리카공화국 . 원래 자신들의 땅이었던 곳에서 쫓겨나 새롭게 자리한 그 곳. 자기네 땅에서 벌어지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싸움에 오히려 자신의 땅과 다이아몬드같은 자원마저 잃고 백인우월주의밑에서 노예로 살아야했던 이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한다. 가진게 없고 빼앗기고만 살았다는 것에 동질감을 느낀다. 작가는 행복해지고 싶으면 이곳으로 가라했지만 나는 이곳에서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작은 일인시위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프리카 케이프타운 근처 하얀 모래사막 아틀란티스 샌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가보라는. 난 이곳을 혼자 가보고 싶다. 흰 모래사막을 맨발로 걸으며 아무런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보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지금 내가 사는 이 현실도 사방 보이지않는 사막일텐데 눈을 뜨고 걷고 있는지 눈을 감고 걷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 길을 쌩얼로 만나보는 용기를 내 보고 싶다. 
이 책처럼 어떤 처방을 가지고 여행을 가지않아도 좋겠다. 어차피 떠남으로써 우린 나아지는 기분을 느낄테니. 그곳이 이 책에 나온 곳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으리라 . 
우리가 무언가를 얻기위해 달리기만 했다면 잠깐 멈춰 아무것도 갖지않기로 하는 것도 비우는 것도 좋을 것임을 여행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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