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 내 인생을 뒤흔든 명작 55편 깊이 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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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령이란 작가를 모른다. 티비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책읽는 소녀(장 오노레 푸라고나르 작)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조그만 책을 펼치는 순간 난 점심먹는 시간이 아까웠다. 나름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책읽기가 부끄러워졌다. 5년동안 천권의 책중에서 골라낸 명작 55편에 대한 이야기는 단지 책 이야기는 아니었다.  

 

  책 서문에도 나와 있지만 '책이야기를 하는 책'들은 시중에 넘치고도 넘친다. 거기에 또 한권의 독후감모음집이 되기를 거부한 작가는 '책읽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 책을 통해 어떤 변화를 체험했는가?''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고자한다.

 

 -다시 한 번 고전읽기

 

  이 책에서 작가가 언급한 책중에서 내가 읽은 책도 꽤 있다. 그러나 그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상이 얼마나 저급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부끄러워 숨고만 싶어진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책을 더 읽어나간다. 요즘 나는 일주일에 한권씩 고전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책에 언급된 고전읽기에 대한 이야기가 맘에 콱 와서 박힌다.

 

 고전은 백 년 뒤의 독자와 만나도 그의 살갗을 아프게 문지를 수 있어야 합니다. 몇 번이나 읽었건만 "어, 이런 문장이 있었어? 난 왜 지난번에 발견하지 못했지?"라며 머리를 흔들며 밑줄을 그어야 고전입니다. p.33

 

 내가 백 년 뒤의 독자가 되어 다시 읽을 수 없으니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책에서 배우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제일의 원칙으로 삼는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 ' 너도 내나이가 되봐!' ' 네가 내 상황을 안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야!' 등등. 그렇지만 우리는 책을 통해서 내가 해보지 않아도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아도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우리는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서조차 배울 게 있다. 거위는 날기도 먹기도 엄가가 직접 가르쳐주지 않는단다. 그저 가만히 지켜보던 새끼들이 그걸 따라 한다는 거다. 인간들은 자식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쉼없이 늘어놓는다. 인간은 '말'로 자식을 대하고 가르치지만 정작 자식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걸 모른다.

 백마디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자식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을 부모가 보여주는 게 최고의 교육법이라는 걸 야생거위의 모방본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p.126

 

-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다.

 

 ' 힘들어 죽겠다' 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아파서 일을 못한다. 이런저런 핑계를 댄다. 그러나 소말리아 출신 모델 와리스 디리의 책을 보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종교적인 이유로 여인들이 할례의 고통을 당하고 물을 찾을 때까지 며칠을 걸어야 한다. 할 수 없다는 핑계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나는 너무 나약하다. '정말이지 코끼리를 쏘고 싶지 않았'지만 '미개한 원주민'을 다스리기 위해 코끼리를 쏘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조지오웰의 <코끼리를 쏘다>는 남을 지배하는 사람, 남을 가르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제마음의 주인도 되지 못하면서 남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어 안달인 사람, 이런 사람들은 무지몽매한 대중을 깨우치겠노라고 일장연설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이 제말에 속아 청중들 앞에서 어릿광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걸 깨우쳐준다. p.149

 

- 다시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

 

 절망속에서 '다 포기해 버릴까?'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카렌 암스트롱의 "마지막 빵을 강물에 던져야 희망이 생긴다"라는 말을 만나는 순간은 내가 가진 빵이 수북하다는 걸 깨닫는다. 내가 가진 게 많다는 걸 안 순간 어떻게든 열심히 살 수 밖에......

 책 속에서 만나는 이런 삶과 구절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눈 감아버리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살아야 할, 그것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살아야한 이유를 알려준다. 우리가 미쳐 깨닫지 못하고 사는 이유를.

 

 책 읽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책 읽기를 통해 어떤 변화가 있는가?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답을 작가는 다양한 책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준다. 책읽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많겠다. 변화또한 뭐라 말할 수 없겠지만 느껴지겠다.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답은 모든 책속에 들어있다. 물론 그 답은 그 책을 읽는 모두가 다른 답을 찾게 될 것이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런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나는 되도록이면 많은 책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살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나의 책읽기가 어떻게 나를 변화시킬지 그리고 책속에서 어떤 해답을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구석진 방에서 삶의 위안을 얻는다면 그 또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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