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파스타, 콩수프
미야시타 나츠 지음, 임정희 옮김 / 봄풀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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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고 머리를 자르고 멋진 여자로 태어날꺼야  당당하게 좀 더 꿋꿋하게 두 번 다시는 난 울지 않아 

예쁜 구두를 신고 유행하는 옷 입고 거릴 나서본다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진 않아
나는 예쁘니까 아직 웃을 날이 많은데 여태 그걸 몰랐어
외로워도 울지 않아 아프지 않아  내 인생을 사는거야
나를 위해서 난 변할꺼야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가슴을 펴고 "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얼마전에 유행했던.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 노래와 딱 맞다. 흥겨움만 빼고. 이노래는 신나고 흥겹지만 책은 잔잔하며 매일매일의 일상을 쫓아가는 글쓰기였다.

 

 주인공 아스와(내일의 날개라는 뜻의 이름)은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한다. 파혼을 당한 아스와는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자격이나 취미도 딱히 없고 외모와 재산도 별로이고 도무지 이거다 싶은게 하나도 없다. 거기에다 결혼까지 물거품이 되었다.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은,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고 있던 길까지도 사라진 것처럼 방황하게 된다. 아스와는 어느쪽으로 발을 내딛어야 할지조차 모르고 있다. 결혼에 의지해 걷고 있었으니까.

 

 우리들 또한 아스와와 비슷하다. 꼭 결혼이라는 것에 의지하지는 않더라도 나같은 주부의 경우 남편에게만 매달려 살고 있으니.

 

 느닷없이 파혼의 충격속에 롯까이모가 나타난다. 이모는 드리프터스 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충고한다. 이 드리프터스 리스트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지하는 리스트라는 뜻이다. 즉 표류하는 사람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리스트, 자신을 위해 내일을 위한 리스트이다.

 아스와는 적어나간다. 1. 이뻐진다.2.냄비를 산다.3.가마4.귀인가마.5. 하고 싶은 것을 한다. 6. 여행을 간다.7.새로 시작한다.8.콩 

 아스와는 이사를 하고 머리를 자르고 이뻐지기위해 에스테틱을 간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한다. 자신에 대해서 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이 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아름다움을 원하는가?

 

 우리는 흔히 자기소개서의 취미와 특기란을 적을 때 고민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나와 관련된 내가 가장 잘 아는 부분이어야 할 이 공간앞에서 우리는 펜을 들고 고민을 한다. 난 무엇을 잘하나? 난 무엇을 좋아하나? 사실 나 자신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스와는 이렇게 리스트를 작성하고 리스트에 작성한 것을 하나 하나 해나가면서 잘못은 파혼이 아니라 결혼하려고 했던 것이었고 이제 유즈루(약혼자)는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는 걸 안다.

 

 아스와는 냄비를 사고 매일매일 냄비를 사용하자는 약속을 지켜가며 일상에서 음식의 중요성, 그리고 그 음식으로 인해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이모와 이쿠라는 회사동료라는 좋은 친구를 갖게 된다.

 

리스트는 아스와에게 계기였고, 기회이자 희망이 되었다. 자신을 새롭게 다시 써내려가는 일만이 아스와에게는 남아있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믿음, 그리고 나를 위한 게 결국 모두들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직 나도 늦지 않았다.  드리프터스 리스트를 쓰자. 맨 처음 항목에 뭐라고 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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