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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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연속극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이 말썽꾸러기 한 학생에게 필사하라고 던져 준 책이 있었다. 김연수의 원더보이. 많이 들어왔던 책이기에 더욱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빌려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어제 겨우 내손에 들어온 책. 책장을 넘기는 손이 바쁘다.

 

1. 시대와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자들의 아픔 

  주인공 김정훈은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는다. 그때 밤하늘의 불빛을 향해 나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본 소년은 느닷없이 간첩을 잡은 영웅의 아들이면서 죽음을 뚫고 살아 난 희망의 마스코트이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원더보이가 되어있었다. 

 세상은 독재와 비리와 거기에 맞서는 처절한 몸부림이 계속되는 희망없는 곳이었고 사람들은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누구하나 괴뢰워하질 않는다.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대해서는 경외하면서도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고 있다. 왜냐하면 이 나라에서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 자체가 탄압의 대상이고 이적행위니까. 고통받는 사람들은 더욱 고독해질 수 밖에 없다.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이적행위자로 몰 이유는 무엇인가? 시대의 부조리에 의문을 던지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 소년은 공감하고 같이 아파한다. 정훈(원더보이)은 사람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2.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주인공은 아직 어리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주인공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이다. 주인공은 육체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지만 주변사람들을 통해서 정신적으로도 성장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성장의 다른 말로 책을 잘 읽는 법이 나온다. 우선 책을 읽기전에 먼저 자기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책을 읽을 때 바보는 자기가 아는 것만 읽고, 모범생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찾아서 자기가 모르는 것까지 읽는다. 천재적인 책 읽기는 작가가 쓰지 않은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작가가 썼다가 지웠다거나 쓰려고 했지만 역부족으로 쓰지 못했다거나, 처음부터 아예 쓰지 않으려고 제외시킨 것들을.

 

3. 이제 찾고자 하는 걸 찾자.

  주인공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는다. 아버지의 수첩을 매개로. 자신이 알던 아버지와 실제 아버지는 달랐다. 아버지 수첩의 기록의 이면의 사실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와 두 사람이 했던 일들을 알게 해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단편적인 지식들로 우리는 상대편을 판단하기도 하고 우리사회의 리더들을 단정짓기도 한다. 심지어는 역사도 평가한다. 우리가 얼마나 책읽기를 잘하고 있는건지 생각해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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