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북인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  집과 사무실을 오가며 에어컨과 선풍기에 의지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디론가 다들 떠나는데 쉽게 떠날 수도 원하는 곳까지 갈 수도 없는 신세가 처량하기만 하다. 이런 나를 달래보고자 고른 책!  제목부터 마음을 끌었다. 그런데 작가가 여행자들이다. 이건 뭐지?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여행으로 행복해지는 사람들, 여행의 추억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쓴 책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여행자들인거다.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여행의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 자연속에 어리석음과 욕심을 묻어두기도(p.30~)

 

 시험에 떨어지고 난 후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는 한 여성. 몸을 가눌 수 없는 강한 바람에 자세를 낮추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멈출 줄도 모르는 자신을 본다.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을 깨닫는 순간을 여행을 통해 만나고 허황된 꿈을 꾸는 자신을 좌절했던 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도망가버리는 어리석은 자신을 그런 현실을 마주한다. 그런 욕심을 백록담에 묻어버리고 가벼운 걸음으로 내려온다.

 

 

- 길에서 이름없는 철학자를 만나 삶의 이정표를 찾기도(p.176~)

 

 대학을 졸업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방황과 상실감으로 살던 한 청년이 도망치듯 티벳으로 간다. 티벳인이 중국인을 미워할 거라고 생각하고 던진 질문에 할아버지는 "지금의 사회는 돈과 힘을 최사의 가치로 여기고 있어 돈도 힘도 없는 티벳은 침략을 당했다. 하지만 인류는 점점 선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로 변해갈 거다. 돈과 권력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나라는 스스로 불행한 길을 걷게 된다. 인간이 점점 탐욕스러워지니까. 결국 인간은 모든 걸 깨닫고 살아남기 위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할거다. 그런 사회가 올러라 믿기에 그들을 미워하지도 않고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친구라고 생각한다."

 

-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넓은 세상과 엄마의 사랑을 보여주다(p.209~)

 

 마흔다섯의 엄마, 걸어서 피렌체를 여행한다. 여행지에서 아들,딸에게 여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한다. "아들, 딸아. 아직은 어리지만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단다. 너희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많단다. 꿈을 잃지 말거라. 아니 너무 일찍 포기하지 말거라. 자신을 믿어라. 피렌테두오모의 돔이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믿고 기다려서 실현한 사람은 브르넬레스키가 유일했단다. 모두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가능하다고 믿는 의지를 가져라. 너희들 마음속에 있는 강인함을 깨워보거라."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이 일상들은 때론 수월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만치 않은 힘듦의 연속이다. 탈출구도 없이 정거장도 없이 달리는 기차같은 이 생활에서 여행이 주는 여유와 비움은 우리에게 힘을 실어줄 게 분명하다. 그리고 친한 사람 혹은 무덤덤해진 가족과 지금까지의 휴가와 같은 여행이 아니라조용한 걷기와 같은 여행은 맘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도 하고 싶은 말도 서로 깊은 이해로 다가올 것 같다.

 여행에서 던지는 메세지는 일상에서 하는 잔소리와는 다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과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진다. 일상의 삶이 간이 되지 않은 음식처럼 맹숭맹숭할 때 이유도 없이 계획도 없이 떠나보면 삶과 나와 여유공간이 생겨 좀 더 잘 견뎌지지 않을까? 그리고 이제는 느끼고 기록하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을 쓴 사람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던 시간이었다.  이제부터의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다시한번 나를 돌아보는 마음의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깊이있는 여행을 해보고자하는 여행객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