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 -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30가지 마음 챙김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지음, 권지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같기도 한 책을 만났다. 유독 제목에 끌려 책을 사버리고는 후회를 하지만 이 책은 다 읽고 나서 꼭 껴안고 있었다. 이 책을 남기고 세상을 뜬 작가의 마음과 삶을 위로하고 싶기도 하고 지금 암투병중인 친구가 생각나서이기도 하다. 

 

   친구야! 너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어!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친구를 생각했다. 작년 11월 느닷없는 소식! 아직 43살인 친구가 위암말기이라고... 갑자기 닥친 죽음이라는 단어가 꼭 나를 덮치는 기분이었다. 정작 당사자한테는 전화도 못하고 다른 친구들하고만 전화통화를 하며 모두 울었다. 친구인 나도 며칠동안 생각만 하면 눈물이 통곡이 되어 나오는데 내 친구는 어떨까? 병원에서 만난 친구는 오히려 밝았다. 사느라 바빠 연락도 못하고 자주 만나지도 못한 친구한테 "야~ 아프다고 하니까 얼굴 보여주냐?"하면서 웃어주었다. 우린 눈물을 참고 예전의 추억을 되새기면 웃고 떠들었다. 친구는 항상 단정한 단발이던 머리를 커트로 바꾸었고 통통하던 살들이 이젠 없었다. 병실에는 얼마전에 찍은 가족사진과 독사진이 놓여있었다. 이쁘게 화장하고 웃으면서 찍은. 친구의 투병은 그 뒤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우리의 여행, 학창시절,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나이가 같은 우리의 아들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견디고 있다. 이 친구를 통해서 내가 지겨워하고 힘들어 하는 별볼일 없는 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고맙다 친구야.

   이 책의 저자는 의사이면서 암환자이다. 항암이라는 책을 쓰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연회도 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암이 재발하고 이제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노력하고 오히려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특혜라고 말한다. 그 이별의 순간을 가까운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삶이란 죽음이라는 절정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방안의 코끼리라는 표현이 있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문제가 있다면 꺼내 놓고 말하고 코끼리를 코끼리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코끼리를 코끼리라고 부르자. 인정하자. 친구의 병실을 지키면서 수술후 올라와 마취에서 깨어나 아파하는 친구를 안고  "아프면 아프다고 해. 진통제 맞자. 울고 싶으면 울어. 참지마!"  . 우리는 한참을 껴안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어린아이마냥... 한참을 울고 나서 우린 서로 "다 큰 어른들이 챙피하다 그치?" 하면서 또 웃었다.

죽음은 하나의 과정이다.우리가 알고 있는 삶에서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로 넘어가는 것이다.탄생과 비슷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일어나는 과정인 것이다. 삶을 망치는 모든 것을 피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모든 것을 가꾼다면 우리의 삶은, 그리고 죽음은 성공한 거라고. 죽음이란 걸 통해서 삶과 사랑이라는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나한테 아름다운 죽음은 어떤 걸까를 생각할 때

 

  친구를 통해서 그리고 이 책을 만나면서 이제 나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해본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기적과도 같은 선물인지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인물들인지 내가 느끼는 이 바람은 또 이 햇살은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매일매일 느끼면서 비우고 살아야겠다.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