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라! 세상의 벽을 향해 던진 연설 32 거꾸로 읽는 책 35
유동환 엮음 / 푸른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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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14곳서 동시다발 테러...최소 107명사망" --오늘 자 한겨레신문 국제면 기사 제목이다. 거의 모든 신문에서 보게 되는 많은 기사들이 사건만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가 드는 생각은? "도대체 얘들 왜 이러는 거야?" "자기들끼리 싸우게 내버려둬" 그러고는 관심을 갖지 않거나 항상 분쟁이 있는 나라라고만 생각하고 만다. 알고 싶지만 너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영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9.11테러 또한 쌍둥이빌딩과 펜타곤에 비행기가 충돌해 민간인을 죽인 그 화면만 머리속에 가득하게 남아있고 미국의 대통령인 부시가 티비에 나와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때 마치 우리가 공격당한 냥 분노의 고개끄덕임을 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채......

 

   이 책은 1854년 미국정부에 의해 끝모를 세월동안 살아온 터전을 빼앗기고 농사도 짓지못할 메마른 땅인 인디언보호구역으로 내몰린 시애틀추장의 유명한 연설문 " 밤과 낮은 함께 할 수 없다"에서부터 남북전쟁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던 땅의 10만구의 시체위에 국립묘지를 세우며 링컨이 했던 "게티즈버그연설문-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그리고 2011년 99퍼센트의 국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뉴욕중심부 주코티공원에 모여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외침까지 200여년동안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중요한 연설문을 모아놓은 것이다. 

 

  물론 익히 우리가 읽어보고 들어보았던 유명한 연설문도 있다.(하지만 나는 그 연설문의 한 단락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는 게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고나서.)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지도 못하고 들어보기도 힘들었던 그렇지만 꼭 기억해야 할 명 연설문들이 들어있다. 이 연설문들은  반전과 평화, 환경, 민주주의와 평등, 인종차별, 나라와 민족의 독립, 다양한 삶이라는 주제로 나뉘어 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몇가지 연설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반전과 평화라는 주제안에 들어있는 "제가 여러분이 죽이려는 바로 그 아이입니다."라는 연설문은 미국이 세계의 반대에도 허위정보를 만들어 이라크 침략의 정당성을 내세울 때 13살짜리 여자아이의 호소였다. '우리는 우리가 내일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를 때 두렵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 하거나 다치게 하거나 미래를 빼앗아 가려 할때 화가납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내일도 그저 엄마와 아빠가 곁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슬픕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스스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

  당시 미국법무장과 램지 클라크의 말로 이 연설의 답을 준다. "걸프전쟁은 쿠웨이트의 주권회복이 아니라, 페르시아 만에 대한 미국위 지배권을 유지하고 그 지역의 풍부한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것이다"

 

  또 하나의 연설은 2010년남양주 슬로푸드대회 개막식에서의  카를로 페트리니의 "세 알의 강낭콩을 심읍시다"였다.

'먹을 것' 하나를 놓고 효율성과 속도전을 내세운 세계 자본주의에 대해 속도전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면서 유일한 발전적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정신과 가치를 세 알의 강낭콩을 빗대어 한 가슴에 와 닿는 연설이었다.

 

" 한국의 농부들은 강낭콩을 세 알 심는다고 합니다.하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하나는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새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슬로푸드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모토로 내걸고,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과 농약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농업에 창끝을 겨누면 거대한 국제 농산물 자본에 저항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연설문은 지금 대한민국의 한 평범한 주부인 나에게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한다. 지금까지 내가 바라는 것이 더 높은 생활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더 올바른 생활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공동의 것"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올바른 기준의 잣대로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만이 세상의 벽을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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