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날아간다 - 7년 차 카피라이터가 전쟁 같은 회사에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오하 지음, 조자까 그림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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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원래 퇴근하고자 했던 시간보다 1시간을 더 사무실에서 보내고 퇴근을 했다.

나는 작은 사무실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다. 어제 보낸 시안에 대한 답이 없어서 기다리다 혹시 몰라 연락을 했더니 다른 형식의 인쇄물을 원했다. 게다가 정말 급한 게 있는데 그것부터 진행을 해달라고 한다. 그게 무언지도 알려주지도 않고.

가끔 나는 초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공만 보고 무조건 달리는 축구선수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열심히 달리고 있다보면 좋은 패스가 날아오는걸까?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진행이 더딘 일이 잠들기 전에 무겁게 머리를 누르고 있어서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도 있어 좋은 패스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 책은 7년차 카피라이터가 전쟁 같은 회사에서 자신을 지키며 일하는 법에 대해 만화와 짧은 카피글로 재미있게 구성한 책이다. 특히 나처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무릎을 치게 한다.

고객의 요구사항- 알아서, 예쁘게, 잘, 붉은 빛 도는 파란 느낌, 검은색인데 밝은 느낌, 여백이 있지만 꽉 찬 느낌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맞다. 우리의 고객님들은 이런 걸 원하신다.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 완전 새롭게, 흐릿한 느낌으로 선명하게.. 그러다가 일단 해서 보여주세요. 보고 판단하죠.

그렇게 나의 소중한 시간은 그 고객은 말 한마디에 몽땅 공중으로 날아간다. 퇴근 조금 전에 일을 던져주고 내일 아침 적어도 이른 오전에 받고 싶다는 고객을 만나면, 때려주고 싶다. 하지만 이 일이 내 삶이고 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목줄인 것을.

그리고 조금은 재미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회사가 아닌 자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퇴사를 하지 않고. 열심히 달리다보면 좋은 패스가 날아올 것이다.

수없이 오늘을 날리지만 그 날들이 헛되지 않기를 저자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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