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줄리 & 줄리아>를 본 적이 있다.
이 작가처럼. 서로 다른 시간에 사는 두 여인. 남편의 직장 때문에 프랑스에 살게 된 한 여인은 프랑스 음식에 매료되고 음식을 배우고 그리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긴다. 그 글은 책이 되어 전해졌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미국의 한 도시에 사는 젊은 여인이 그 책에 나온 요리를 만들어 블로그에 올리면서 유명해진다. 이 영화처럼 그렇게 극적이지는 않지만 저자는 스페인의 맛을 책으로 쓰고 싶어 한다. 스페인에서 온 한 여인과의 만남으로 정기적인 스페인 쿠킹 클래스를 갖고, 음식문화 세미나를 열었다고 한다.
<스페인의 맛>에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것은 바로 '타파스'였다. Tapas는 한 잔 술의 안주로 제공되는 소량의 음식을 말한다. 그 타파스가 무척 먹어보고 싶었다. 몇 년 전 스페인을 여행할 때는 스페인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없었고, 더군다나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겨우 먹어 본 음식은 하몽이 들어 간 샌드위치와 먹물 빠에야 그리고 샹그리아 정도였다. 이번에는 스페인을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이 책에 소개된 스페인 레스토랑 중 한 곳에서 스페인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돈키호테>를 같이 읽은 독서모임 회원들과 한 스페인 레스토랑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곳에서는 양한 종류의 타파스를 팔고 있었다. 우리는 스페인 맥주와 함께 세 종류의 타파스를 함께 먹었다. 갑자기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어졌다. 마늘향이 가득한 감바스에 빵을 찍어 먹으며, 그리고 향기로운 맥주를 마시며 다음 여행으로 다시 스페인을 꿈꾼다. 그때는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리라.
<스페인의 맛>은 음식에 대한 유래와 함께 작가의 경험 그리고 레시피까지 담긴 책이다.
돈키호테에 나오는 갈리아노스는 오늘날의 가스파초 만체고, 토르타 데 가스파초와 같은 요리라고 한다. 돈키호테가 말한 가스파초는 가스파체라라고 하는 팬 위에 사냥한 비둘기와 토끼고기, 마늘, 양파, 빵, 향신료로 만든 뜨끈한 수프다. 스페인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로스, 돼지 뒷다리고 만든 생햄, 하몬, 올리브오일, 그리고 빠에야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여행을 한다는 것의 대부분은 낯선 그곳의 음식을 먹는 일이다. 그 낯선 스페인의 음식이 이러한 책을 통해 경험하고픈 왠지 반가운 음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