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교유서가 소설
박이강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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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은유가찾아왔다

#박이강 소설집

#교유서가

 

 




 

제목에 등장하는 은유의 정체가 궁금했다. 사람의 이름 같지만, 메타포라 불리는 그 은유일지도?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이면 재미없다. ‘어디 한 번 맞혀봐.’라고 하는 듯 아리송한 제목은 독자의 읽기 전투력을 상승시킨다.

 

 

총 아홉 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의 마지막 글에서야 나는 은유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은유의 존재는 를 생동감 넘치고 살아있게 했지만, 내 삶에 큰 부작용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숨 가쁜 서바이벌 게임이 반복되는 직장 생활은 의 웃음을 빼앗았다. 나는 그냥 다 재미가 없어져 무작정 찾은 제주에서 은유를 만난다. 처음에 은유가 당연히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제주에서 만났던 은유가 느닷없이 서울 의 사무실에 나타날 때부터 그 본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치열한 직장 생활을 했던 경력의 박이강 작가는 소설을 쓰는 일로 기업 세계에서의 삶을 견디는 시간을 지나왔다고 한다. 퇴근 후에도 늦은 밤까지 카페에서 글을 쓰고 집에 돌아온 날은 삶의 무의미와 열심히 싸우다 돌아가는 기분에 종종 가슴이 벅찼다.’고 한다. 그런 작가였기에 영혼 없이 바쁜 삶과 진짜 나를 살게 하는 일의 대립, 그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았나 보다. 일에 찌든 삶은 일상이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고군분투는 관성처럼 생기는 것일 뿐, 단편 속 주인공들이 진짜 원하는 목표인지 의구심이 든다.

 

 

 

 

<흔들리는 것들>, <오피스>, <도시는 밤>, <파라다이스 리조트>, <방문객>, <디디를 기다리며>, <2백만 원어치 마음>, <무탈>,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아홉 편의 단편 중, 두 개의 글을 빼면 모두 젊은 직장 여성의 주인공이다. 거기다 대체로 남의 문제에 끼고 싶지 않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에 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정해 보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쉬는 것을 일보다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상황에서 비슷한 내적 갈등을 겪지만, 선택은 달리한다. 누군가는 은유를 찾아 떠나고, 다른 누군가는 치열한 일상에서 오히려 안정감을 찾는다.

 

 

 

 

독백을 통해, 혼잣말을 통해, 관찰을 통해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인물들의 내적, 외적 갈등은 설득력 있고 독자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흔들리는 것들>에서 호텔에 불이 나는 바람에 급하게 짐을 싸 떠나게 된 상황에서 마사지사 하스나의 원망을 들으며 함께 어쩔 줄 몰랐다.

 

<오피스>에서 세영이 꽃을 몽땅 버릴 때, p이사의 방문을 쾅 닫을 땐 속이 시원했고, <방문객>에서 미스터 자파가 남기고 간 뱀 형상의 흔적으로 부부가 받은 충격이 그들에게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해졌다. (작가님 후속편 없나요? >.<)

 

<2백만 원어치 마음>에서 혜린이 처한 불합리하지만 피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나까지 마음이 불편해졌다. 나라면 혜선에게 질질 끌려갔을지도 모르겠다.

 

<무탈>을 보며 무탈하다라는 그 기준이 지극히 상대적이란 사실을 새삼 느꼈다. 아이가 말을 너무 안 들어 혈압이 최고치에 달할 때는 그게 내 마음을 탈 나게 하지만, 정작 아이가 아프면 아이가 떼쓰고 말 안 듣는 것쯤이야 무탈에 속하니 말이다.

 

단 한 명, 이해해주고 싶지 않은 미운 캐릭터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희수다. 나는 무례한 사람이 싫다. 희수는 갑에겐 약하고 을에겐 강한 내가 가장 혐오하는 스타일이지 않나?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비뚤어지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 없기에 난 희수를 그냥 미워하기로 했다.

 

 

 

흡인력 있고, 문장도 매력 있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심윤경 작가님이 대산창작기금 심사위원이셨고 추천사까지 쓰셨다니 더 좋아지기도 했다. 박이강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어쩌면 잘 산다는 건 헛된 믿음을 헛되지 않다고 믿으며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깁스를 풀면 기타를 칠 수 있게 될 거라고 믿는 것처럼._228

 

 

이봐, 겉늙은 누님같은 표정은 제발 좀 그만하고, 놀이를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너의 일상을 다른 말로 바꿔보는 놀이, 일명 은유 놀이. 재미있을 거야. _243

 

 

회사란 마조히스트로 훈련된 새장이다. 그 새장 속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가 머리가 작아져야만 가볍게 훨훨 날 수 있다._255

 

 

 

#교유당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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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피하지 못한 새똥처럼
장경자 지음 / O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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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일,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쳤을 법한 상황이지만 아무나 그렇게 세심하게 관찰하지 못할, 아무나 그렇게 공감 가는 이야기로 풀어내지 못할 글이 수두룩하다. 그 글들에 또 하나의 특징이나 전매특허이자 핵심은 ‘해시태그’다. 시가 끝난 줄 알았는데 뒤에 이어지는 해시태그가 더 큰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이 흔하므로 절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볼 때도 감탄하고, 감동하고, 배꼽을 잡곤 했었는데, 종이에 박힌 활자로 만나는 그녀의 시는 나의 감상 농도를 딱 1.5배 높여줬다. 게시물로 볼 때 보다 더 차분하게 꾹꾹 눌러 읽어서 일지도 모르고, 아무래도 책이 주는 무게감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책으로 보니 더 좋았다.

오랜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한 그녀(‘저자’란 말은 거리감이 느껴져 ‘그녀’라 부르기로 함)가 녹슬지 않은 수영 실력을 뽐내다가 아연실색하게 된 사연을 담은 시 <자연인>은 눈물 없이 보기 어렵다. 웃겨서 눈물이 나기 때문이다.

갱년기와 씨름 중인 그녀의 안타까운 외침 <못 찾겠다 꾀꼬리>는 본 시에서 공감을 이어지는 해시태그에선 웃음 폭탄을 선물한다. 잘 둔 모든 것들은 너무 잘 두어 어디에도 없고, 자칫하면 그녀가 형이라 부르는 남편도 잘 두게 될지 모른다. 형, 조심하세요!

아들을 셋 둔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시가 있다. 바로 <아들의 여자친구>다. 부산하게 꽃단장을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아들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 ‘없는 모가지를 한껏 잡아 빼’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이 처절한데 웃음이 난다. 머지않아 내 모습일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웃음이 가신다. 그리고 그녀의 해시태그에 공감 백개를 누르고 싶어진다.

「#아들이

#여자와 있는 모습을 본 건 처음

#어깨에 올려진

#아들의 손

#그 옆에서

#배꽃 같이 웃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 이상한 기분

#하 번 보겠다고 애쓰는

#내 초라한 발가락

#기분 별로야」 _133

내 말이! 기분 별로다. 쿨한 시어머니 되려면 지금부터 쿨하게 보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부모님을 뵐 때마다 한 가닥 더 늘어난 주름, 한 올 더해진 흰머리, 자꾸 말라가는 몸과 헐거워지는 머리숱에 눈물 나게 슬퍼한다. 스스로를 <나쁜년>이라 욕하며 자주 찾아뵙지 못한 자신을 다그친다.

「내 나이 먹는 것만 아쉬워

내 부모의 세월은

안중에도 없었나 보다」 _175

아마도 가정을 꾸려나간 모든 자식에게 아프게 찔리는 말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후회 없이 사랑해 드려야겠다.

<남편과 형>을 읽으며 내 남편을 많이 생각했다.(남편이란 말이 참 어색하지만, 글에서 남편이라 하였으니 나도 남편이라 칭해본다.)

....

남편이 남편일 때

그가 한 모든 수고의 대가를

내가 사용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남편이 형일 때

그가 한 모든 수고의 대가를

내가 사용하는 건

피도 안 섞인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일.

...」_184

남편에게는 툭툭 화도 잘 내고, 툭툭 미운 말도 잘하는 나다. 늘 한결같이 나를 ‘이쁘다’ 해주고 첫 번째로 위해주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시의 마지막 해시태그 ‘#아껴줘야 해’란 말을 가슴 깊이 새겨 본다.

인생을 좀 살아봤다 하는 사람은 이 책을 보고 그렇지~ 하고 끄덕일 것이고

인생을 좀 알고싶은 사람은 이 책을 보고 아! 하고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인생은 피하지 못한 새똥처럼 들이닥쳤지만,

새똥맞는다고 죽지 않는다! 오늘 하루하루를 꿋꿋하게 살아가 보자!



덧,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그림이다.

시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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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송골매 - 교유서가 소설
이경란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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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래를 참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김건모, 신승훈, Ref, 터보, HOT, 룰라, KCM , 나는 노래를 좋아했지 대단한 덕질을 해 본 적은 없다. 언니가 좋아하니까 나도 덩달아 Ref의 이성욱을 좋아했고, 친구들이 다들 한 명씩 골라 좋아하니 나도 HOT의 장우혁을 골라 좋아한 게 다였다. 2 때는 강타 열혈팬인 친구를 따라 강타 집 앞에 갔다가 친절하신 강타의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비록 나는 가슴 설레게 좋아해 본 가수는 없지만 젝키팬들과 날을 세울 정도로 HOT를 애정했던 내 친구를 떠올렸다. 덕분에 송골매를 추앙했던 작가님이 만들어 낸 작가 본인의 분신 같은 홍희, 미호, 기민, 은수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D-100> 송골매의 38년 만에 재결합 뉴스를 보고 놀라 (반말 찍찍하는 밥맛없는) 손님의 바지에 찌개 국물을 부어버리는 홍희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D-97> 오디션을 말아먹고 시작부터 음정을 틀린 보컬 새끼, 제 맘대로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바람에 기타까지 엉망으로 만든 드럼 새끼 욕을 하지만, 그래도 미운 어제는 버려두고 오늘을 살자는 마루, 홍희의 아들이다.

 

<D-94> 고문 같은 골프를 끝내고 조금 덜 고문 같은 남편 사업상 중요한 상대 부부와 식사만 남겨두고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가 ....이란 글자에 눈이 박혀버린 미호.

 

 

모두에게 살뜰했던 미호가 유일하게 소홀히 대한 사람은 미호 자신이었다. 외로웠다. 바빠서였을까, 젊어서였을까, 전에는 그걸 몰랐다. 아이들이 다 빠져나간 지금에 와서야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외로움까지 한꺼번에 몰아닥쳐 미호는 최근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재미난 일도 좋은 일도 도무지 없었다._85

 

<D-88> 평생 소같이 일만 했는데 시나브로 체중이 빠지더니 결국 청천벽력같은 암 진단을 받은 은수, 미국 대학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 허가를 받은 딸 교연은 유학을 포기한다. ? 열심히 살고 벌을 받아야 하나? 대상 없는 원망을 하면서.

 

 

은수는 자신이 과연 늙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늙음이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프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_75

 

 

 

<D-55> 서로 존대를 하는 고상한 부부, 40여 년 전엔 스승과 제자였던 상욱과 기민은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취소하자, 말자 옥신각신이다.

 

 

 

D-day는 바로 홍희, 미호, 은수, 기민의 학창시절을 가득 채웠던 송골매의 재결합 콘서트 날이다. 홍희는 팍팍한 삶에 지쳐서, 미호는 정말 집과 결혼한 듯 하우스와이프 역할만 하며 자기 인생을 잃어버려 무기력해서, 은수는 건강을 잃고 삶이 허무하고도 절실해서, 기민은 그저 그들을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넷에게 송골매의 재결합 공연은 의미가 차고도 넘친다.

 

 

 

삶은 원하지 않아도 흘러가 버리고, 피하고 싶어도 들이닥친다. 좋은 순간을 멈추어 음미할 수도, 피하고 싶은 순간을 스킵할 수도 없다. 그래서 사진, , 그것도 아니면 뛰어난 기억 능력으로 남겨진 기록은 참 소중하다. 기록이 바로 추억이고 추억의 재생(되돌아 곱씹는 일)’은 때론 삶을 재생(다시 살게 하는 일)’하게도 한다. 소녀 시절에 꽤 다른 넷이 송골매로 연결되었던 것 처럼 홍희, 은수, 미호, 기민은 송골매로 또 다시 연결 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꼽는다. 각각의 캐릭터 모두 개성이 뚜렷하면서 밉지 않고 호감형들이다. 재밌다가 슬프고, 진지하다가 웃기고, 가볍다가 갑자기 감동을 준다. 캐릭터 매력뿐만 아니라 골고루 다 갖춘 소설이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갖춘 맛깔나는 소설을 찾고 계신다면 강추다.

 

 

 

 

교유당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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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 -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나만의 경계를 찾는 법 알고십대 4
노윤호 지음, 율라 그림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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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존중감을 높이고 나만의 경계를 찾는 법]

 


 

 

이렇게 글쓴이도 20대에야 꿈을 찾고 이뤘다고 하니까 뭔가 좀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 또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나의 추진력이 되어 줄 꿈을 머지않아 찾게 될 거라는 글쓴이의 말이 내게 가장 위로와 공감이 되었다. 나도 지금은 아직 꿈이 없지만, 점점 찾아가려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_도원

 

 

우리 집 첫째는 책을 잘 읽는 편이지만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거나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진 않는다. 엄마가 빌려다 주는 책을 웬만하면 다 재미있게 보는 식이다. 가끔 타이밍을 놓쳐 아이가 읽을 책이 없는 날이 있다. 그런 어느 날 마침 #알고십대 네 번째 책 <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가 왔고 나보다 먼저 아이가 읽게 됐다. 위의 글은 아이가 읽고 쓴 독서록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감사하게도 책 속에 여러 청소년이 겪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 스트레스를 아이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한 가지 공감이 갔던 부분이 꿈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취미가 많아 그저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느낌이 없잖았는데 이 기회에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국내 1호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이자 법률사무소 사월의 대표 변호사인 노윤호 작가는 이미 학교 폭력과 관련된 도서를 3권이나 썼다. 이번 책은 조금 결이 다르다. 저자는 변호사 일에서 힘든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을 많이 만나고 그 청소년들의 고민, 갈등, 여러 복잡한 감정들을 접하면서 청소년들과의 관계와 감정, 심리를 제대로 공감하고 이해하고자 심리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 폭력 활동과 함께 아이들의 심리를 살피며 깨달은 것은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에 대한 실마리는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징과 관계 맺는 법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_6

 

 

 

 

어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일은 나 자신과 올바른 관계 맺기이다. 1장에서는 자기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내 걱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기, 우울한 감정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점검해보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청소년기의 뇌의 구조적 원인을 알고 조절하는 방법, 자해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려준다.

 

 

2장에서는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두기, 경계짓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에 사이버 폭력을 당했던 민서는 가해 학생들의 사과를 받고 고소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 기억은 현재까지 민서를 괴롭혔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비슷한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나쁜 기억을 사건과 부정적인 감정을 구분하지 않고 섞어서 기억을 저장하기 때문이고, ‘내버리기, 다시 기억하기, 용서하기과정을 통해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서준이와 다짜고짜 웹툰 작가는 아무나 되는 줄 아냐고 비웃는 엄마의 대화는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참 안타깝다. 서준이 엄마도 부정적인 피드백부터 해서 아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점을 고쳐야겠지만, ‘나부터 부모님을 이해해보기에서 저자가 전하는 조언처럼 아이들도 부모님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보면 좋겠다. 지금도 문득 생각하면 가슴이 얼어붙을 것 같이 나를 두렵게 만드는 상상은 청소년이 된 아이가 싸늘한 표정으로 나와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이다. 아이의 모든 것을 간섭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무슨 일이든 편하게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부모로 남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 주어야 할 것이다.

 

 

친구에게 소외당하거나 따돌림 당할까봐 원하지 않는 모임에 나가거나, 법적으로 금하는 흡연이나 음주, 폭력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쓰인 예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겠다. 친구는 정말 소중하지만, 더 소중한 나를 해치는 친구는 멀리하는 것이 옳다. 3장에서는 따돌림, 이성 교제, 외모에 집착해 자신을 망가뜨리는 화장, 다이어트, 성형에 대해서도 다룬다.

 

 

4장에선 사회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조언을 담고 있다. 천문학자라는 뚜렷한 꿈이 있었고 과학고까지 갔던 저자도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다시 꿈을 찾아냈다고 한다. 삶에서 생각대로 되는 일만큼이나 어긋나는 일도 많으니 미리 좌절하거나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어른이 되어도 그렇지만 청소년기에는 특히 나의 고민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느껴지곤 한다. 그럴 때 부모님과 선생님, 이모나 삼촌, 믿고 의논하고 조언을 구할 어른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그렇지 못해 답답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 줄 책이다.

 

 

 

 

#풀빛북클럽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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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밖으로 풀빛 그림 아이
엔히키 코제르 모레이라 지음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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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밖으로

#엔히키코제르모레이라

#풀빛출판사

 


한 번 보고,

또 보고,

세 번 봤다.

볼 때마다 안 보이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고

볼 때마다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오묘한 매력을 가진 그림책이다.

 

 

글이 없이 그림만 있는 그림책은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보면

그 참 맛을 느끼지 못하고 덮어 버릴 수 있다.

여유가 없으면 꼼꼼히 들여다 보고 곰곰이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을 받고 대충 넘겨볼 때는 그저 전염병이나 궂은 날씨로 집에만 갇혀 있던

소녀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신나게 뛰어다니며 날아갈 듯한 마음을 표현한 책인가 보다 했다.

'볼로냐 라가치상', '세르파 국제 그림책 대상', '나미콩쿠르 금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속으로 구시렁거리기도 했다.

 

 

 

두 번째 볼 때는 

곳곳에 숨은 웃음 포인트들이 보였다.

밖에 나가도 된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은 이미 문밖에 나가있음을 표현하듯

뱀처럼 길어진 소녀의 몸이라든가,

밖에 나가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순간 빛나는 소녀의 눈빛이라든가,

소녀가 하늘을 날아갈 때 땅과 강에 드리워진 귀여운 그림자 같은 것들 말이다.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세 번째 볼 때는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것들이 보였다.

 

 

 

구름으로 온통 뒤덮여 있던 마을이 구름이 걷히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첫 장면,

구름은 미세먼지일지도 모르고

코로나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

그저 오랜 비를 몰고온 장마구름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뭔지 모르지만 소녀의 감옥이었던 무언가가 사라지자

소녀는 맨발로 뛰쳐나가려 하고 

누군지 모를 어른이 신발을 신고 나가야 한다고 일러준다.

 

 

굳이 신발을 강조한 이유가 뭘까?

코로나 감옥의 끝이었다면 신발은 마스크일지도 모르겠고,

코로나가 끝났지만 여전히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발은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푸른 하늘을 보고 눈을 반짝이는 소녀의 등을 바람이 살짝 밀어 올려주는 장면에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든 이에게 훅 등을 밀어주는 바람같은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소녀가 하늘을 날고

거대한 숲을 탐험하고

신나게 춤을 추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처럼

자기를 마음 껏 탐색해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저 귀여운 소녀의 바깥 세상 탐험기로 보아도 사랑스럽고

닫힌 공간에 스스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으로 보아도 좋고

늘 당연하게 누리던 아름다운 '자연'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으로 보아도 좋다.

 

 

이 책을 읽은 모두와 감상을 나눠보고 싶다.

당장 우리 아들들의 감상부터 물어봐야겠다. 

 

 

 

 

 

*풀빛 북클럽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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