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밖으로 ㅣ 풀빛 그림 아이
엔히키 코제르 모레이라 지음 / 풀빛 / 2023년 9월
평점 :
#다시밖으로
#엔히키코제르모레이라
#풀빛출판사
⠀
⠀

⠀
한 번 보고,
⠀
또 보고,
⠀
세 번 봤다.
⠀
볼 때마다 안 보이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고
⠀
볼 때마다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오묘한 매력을 가진 그림책이다.
⠀
⠀
⠀
글이 없이 그림만 있는 그림책은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보면
⠀
그 참 맛을 느끼지 못하고 덮어 버릴 수 있다.
⠀
여유가 없으면 꼼꼼히 들여다 보고 곰곰이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
⠀
⠀
책을 받고 대충 넘겨볼 때는 그저 전염병이나 궂은 날씨로 집에만 갇혀 있던
⠀
소녀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신나게 뛰어다니며 날아갈 듯한 마음을 표현한 책인가 보다 했다.
⠀
'볼로냐 라가치상', '세르파 국제 그림책 대상', '나미콩쿠르 금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
속으로 구시렁거리기도 했다.
⠀
⠀
⠀
⠀
두 번째 볼 때는
⠀
곳곳에 숨은 웃음 포인트들이 보였다.
⠀
밖에 나가도 된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은 이미 문밖에 나가있음을 표현하듯
⠀
뱀처럼 길어진 소녀의 몸이라든가,
⠀
밖에 나가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순간 빛나는 소녀의 눈빛이라든가,
⠀
소녀가 하늘을 날아갈 때 땅과 강에 드리워진 귀여운 그림자 같은 것들 말이다.
⠀
(이것 말고도 더 있다)
⠀
⠀
세 번째 볼 때는
⠀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것들이 보였다.
⠀
⠀
⠀
⠀
⠀
구름으로 온통 뒤덮여 있던 마을이 구름이 걷히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첫 장면,
⠀
구름은 미세먼지일지도 모르고
⠀
코로나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
⠀
그저 오랜 비를 몰고온 장마구름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
뭔지 모르지만 소녀의 감옥이었던 무언가가 사라지자
⠀
소녀는 맨발로 뛰쳐나가려 하고
⠀
누군지 모를 어른이 신발을 신고 나가야 한다고 일러준다.
⠀
⠀
⠀
굳이 신발을 강조한 이유가 뭘까?
⠀
코로나 감옥의 끝이었다면 신발은 마스크일지도 모르겠고,
⠀
코로나가 끝났지만 여전히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발은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
⠀
⠀
푸른 하늘을 보고 눈을 반짝이는 소녀의 등을 바람이 살짝 밀어 올려주는 장면에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든 이에게 훅 등을 밀어주는 바람같은 존재가 있다면
⠀
얼마나 좋을까?
⠀
⠀
⠀
그럼 소녀가 하늘을 날고
⠀
거대한 숲을 탐험하고
⠀
신나게 춤을 추고
⠀
자연을 만끽하는 것처럼
⠀
자기를 마음 껏 탐색해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
⠀
⠀
그저 귀여운 소녀의 바깥 세상 탐험기로 보아도 사랑스럽고
⠀
닫힌 공간에 스스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으로 보아도 좋고
⠀
늘 당연하게 누리던 아름다운 '자연'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으로 보아도 좋다.
⠀
⠀
⠀
이 책을 읽은 모두와 감상을 나눠보고 싶다.
⠀
당장 우리 아들들의 감상부터 물어봐야겠다.
⠀
⠀
⠀
⠀
⠀
⠀
⠀
*풀빛 북클럽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