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랑한 것 - 지금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림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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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좋다거나

오롯이 좋다거나

완전히 좋다거나,

그게 가능할까요?

 

 

상상 속, 혹은

영화 속에서는 가능할지 모릅니다.

 

 

현실은 늘 2% 부족하고

현생은 1+1처럼 좋음에 약간의 불편함이 따르죠.

 

 

그런데요.

꼭 그 작은 불행,

사소한 불쾌감,

하찮은 단점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죠.

(우리 막둥이가 좀 그래서 좋은 점 찾는

연습을 부단히 하고 있답니다)

 

 

 

림태주 작가님은

마음의 부력에 따라

생활의 리듬도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한다고 하는데요.

 

 

 

나쁜 것에 집중하며 살면

가라앉은 날에 다시 떠오를

힘을 잃게 될 거예요.

 

 

마음의 부력을 키우면

힘든 일도 좀 더 쉽게

짜증나는 일도 좀 더 즐겁게

우울한 기분에서도 좀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쁜 것보다 좋은 게 조금이라도

더 많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괜찮은 것이다.

정다운 날에도 외로움이 스며 있고,

좋은 사람에게도 힘든 면이 있다.

비율적으로 괜찮으면 좋은 날이고

좋은 사람이다._67

 

 

 

오늘,

푸하하~ 크게 웃는 일이 있었다면

~ 예쁜 풍경을 봤다면

~ 향기로운 커피를 마셨다면

~ 만족스런 기분을 느꼈다면

~ 따스한 사랑을 주고 받았다면

 

 

꽤 괜찮은 날이고 좋은 날로 치자고요.

그럼 매일이 꽤 괜찮고 좋은 날이고

나는 꽤 괜찮고 좋은 사람이 될겁니다.

 

 

 

 

림태주 작가님의 신간 에세이

오늘 사랑한 것속에는요.

 

 

이렇게 우리 마음의 틈에 공기를 불어넣어 줄

문장들이 그득합니다.

 

 

 

슬퍼서 좋고, 재밌어서 좋고,

공감 돼서 좋고, 위로가 돼서 좋고,

생각하게 돼서 좋아요.

 

 

 

보다가 왈칵 목구멍으로 뜨거운 게 올라오는 부분은

눈물을 닮은 파랑 플래그를 붙였고요.

 

 

어머니와 나 사이가 아득하게 느껴져서 가는 내내 서러웠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는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누워서 눈을 깜빡거렸다._25

 

 

 

피식, 웃음 나는 페이지에는

미소와 어울리는 노란 플래그를 붙였어요.

 

마음 안에 누군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생각이며 행실을 이타적으로 만듭니다. 나는 참 기특합니다._75

 

 

공감되는 문장에는

별 이유없이 올리브색 플래그를,

 

인간의 어떠한 이타적인 사랑도 이기적인 자기애의 한 형태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너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이야말로 가장 파괴하기 어렵고 오래 유지된다._60

 

 

생각하게 되는 글에는

고민을 닮은 회색 플래그를 붙였어요.

 

사랑은 그냥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느끼고 견디고 욕망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옳고 그것만이 옹호됩니다. 이것이 요즘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의 정체입니다._84

 

 

그냥 그저 감탄이 나오는 문장도 많아요.

좋아서 부푸는 마음을 핑크색 플래그로

기억하고 싶었는데 핑크색 플래그가 없어

애매한 갈색을 붙였네요.

 

 

당신이 그 사람의 웃음이 좋아서 또 말했는데, 그 사람이 첫눈처럼 웃는다면 당신의 마음이 이미 그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뜻이다._109

 

 

 

 

모두 쓰자면 끝이 없어 여기까지만

쓰렵니다.

 

 

원고를 다듬고 가독성 좋은 폰트와 크기를 정하고

좋은 문장을 발췌해서 소개 글을 쓰는 일은

아마도 편집자의 몫일 겁니다.

 

가끔 눈 씻고 찾아도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한 줄도 없는 책을 마주할 때가 있죠.

그 편집자는 퍽 고단했겠단 생각도 해봤고요.

 

 

그 반대의 이유로 편집자를 걱정했어요.

플래그와 밑줄을 끝없이 붙이고 그어야 하는

이 책에서 단 몇 문장만 골라야 한다니요!

 

 

문장에 맞는 명화들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조사 하나까지 끝까지 고민했다는 작가의 열정과

작은 것 하나까지 최선을 찾기위한 편집자의 애씀이

우아하면서도 힙한 책을 만들어 낸 걸 겁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너무 좋아서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요.

 

 

 

쓸쓸한 가을의 끝자락에

유독 더 춥게 느껴지는 겨울의 시작에

시인의 앎음다운 문장으로 풀어헤친

삶과 사랑, 관계에 대한 산문을

고단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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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4.11 - Vol.125, 한강 작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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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초안을 마친 후에 나는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지라고 중얼거렸던 것 같다._최경란(프랑스어 번역가)

 

 

 

 

희소식이라곤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요즘, 온 국민의 가슴에 뜨겁고 커다란, 너무 커서 넘쳐흐르는 듯 벅찬 감동을 준 희! ! ! 희소식이 있었다. 바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다. 2002월드컵 때나 느꼈을 법한 감동, 봉준호 감독이 가져온 오스카 수상 소식에 환호와 감동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그보다 더 먹먹한 감동이었다. 축구와 영화, 문학 중에 고르라면 단연 내겐 문학이 최고니까.

 

 

 

 

#쿨투라#CULTURA

#월간문화지 #202411

#작가

 

 

 

 

200?채식주의자, 20211소년이 온다, 20222작별하지 않는다

 

내가 만난 한강 작가의 작품과 그 순서다. 그녀는 1994붉은 닻으로 당선하여 소설가로 데뷔한 뒤 꾸준히 글을 써왔는데 어째서 나는 채식주의자이후로 거의 10년 넘게 한강 작가의 글을 읽지 않았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채식주의자를 읽다가 체했었다. 깊은 고민이나 문학적 이해 없이 읽은 나는 마치 글 속의 남편이나 언니의 시선에서 영혜를 바라봤던 것 같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에서 불편해지던 감정이 나무 불꽃에서 폭발했고, 꼭 이렇게 극단적이어야 작품성이 있는 건가 삐딱하게 봤었다. 그렇게 한강이란 작가는 나와 안 맞나 보다 했다.

 

 

 

시간이 흘렀다. 북스타그램을 시작하고 소년이 온다라는 책이 5.18을 다룬 소설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그것도 부커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니(내가 읽은 시점은 22) 다시 한강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한강이란 작가 앞에 무릎을 팍 꿇고 말았다.

 

 

 

 

최경란 번역가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번역하며 했다는 말을 나는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다른 시점에서 상황을 묘사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구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독자의 마음까지 절박하게 만드는 문장들, 화법,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해 더 몰입하게 만드는 점까지 감탄하고 또 오열했다. 사실 오열하지 않으려 참느라 목구멍이 아팠던 것 같다.

 

 

 

소년이 온다는 그 삶의 시기 동안 저의 시간과 감각과 몸을 죽은 소년에게 빌려드려 제가 썼다기보다는 소년이 쓴 거나 마찬가지여서 먹먹합니다.” _인터뷰 중에서/84

 

 

 

 

그 후, 4.3 사건을 다룬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과 동시에 읽었다. 한강 작가는 이 작품의 초고 작성을 마치고 탄 택시에서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의 마지막 가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그도 좋아했다니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작가에게 영감을 주고 위로를 주었던 노래들을 소개한 이은주 기자의 글에서 알 수 있었다. 이 부분도 꼭 읽어보시길)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소년이 온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고 난 뒤, 나는 어떤 부분을 놓친 것인지 그제야 궁금했다. 유튜브에서 김창완씨와 한강 작가의 인터뷰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나는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폭력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가 그토록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 대항하여 사회적 기준에 반항하는 방법으로서 여성의 몸을 이야기한다._라우라 가라바글리아(시인, 번역가) /76

 

 

 

 

 

한강 작가 특집답게 번역가, 평론가, 기자, 문화비평가의 눈으로 바라본 한강의 소설, 노래, 영화, 연극까지(<휴먼 퓨가> 너무 보고 싶어)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문화전문지 쿨투라 정말 매력 터진다. 강추!

 

 

 

, 생글한 독서모임도 한강 특집이다. 나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다른 두 생글이는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각각 읽고 서머리하면서 한강 작품을 맛보기로 했다. ~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문화월간지#문학잡지#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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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세상은 이들을 따른다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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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why와 how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라!


#린치핀
#세스고딘
#필름



총명함이나 창의성 따위는 중요치 않다. 학교 교육에 잘 따르고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어주면 사회는 우리를 돌보아 줄 것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은 경쟁과 기술의 발전 앞에서 산산 조각났다. 하라는 대로 해왔지만, 일자리는 줄고 임금도 적어지고 있다. 이제 그 구식 시스템으로 사회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재능과 창의성과 예술을 자신의 지렛대로 삼는 거래가 시작된 것” _20


100% 같은 사람은 없다. 고유한 개개인이 어쩌다가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어 버렸나? 세스 고딘은 학교와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세뇌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제 톱니바퀴가 아닌 창의적이고 고유한 내가 되기 위해 린치핀이 되라고 권한다.


린치핀이 되기 위해 ‘타고난 재능을 필수로 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솔깃했다. 그저 하나의 기술이란 거다. 누구나 배우고 익히면 할 수 있는 게 기술 아니던가? 그렇다며 나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인 린치핀이 될 수 있단 말 아닌가!


“이제는 관리자와 노동자라는 기존의 두 집단 말고도 새로운 집단이 하나 더 생겨났다. 바로 린치핀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차이를 만들고 사람들을 이끌고 관계를 맺어준다.” _26



“이런 변화를 실행하는 데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린치핀은 신비로운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아니다. 새로운 종류의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 훈련한 사람들이다” _68




자자는 끊임없이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세상에 소란을 피우는 인간이 되어라”하고 말한다. 누구나 린치핀이 되고 싶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가? 우리 사회는 아직 겸손에 길들어 있고, 나서는 사람을 은근히 별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주범은 바로 도마뱀뇌 속에 사는 ‘저항’ 때문이라고 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고만고만한 삶에 만족하고 살고 싶지 않다면 그 저항을 물리치는 선택을 하고 연습해야 한다.



「“저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걸요.”
세뇌된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훌륭한 일, 훌륭한 예술, 눈에 띄는 결과는 내가 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영역이다. 나는 익명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적합하다.」 _93



나 역시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나는 보통의 사람이라는 한계선을 스스로 긋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런 내 모습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고 ‘튀는 일’에 마음을 열어가는 중이다.





저자는 <린치핀이 되기 위한 목록>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 조직 구성원들만의 고유한 통로를 만든다.
2. 고유한 창의성을 발휘한다.
3. 매우 복잡한 상황이나 조직을 관리한다.
4. 고객들을 이끈다.
5. 직원들에게 영감을 준다.
6. 자신의 분야에 깊은 지식을 제공한다.
7. 독특한 재능을 지닌다.



누구나 가는 길로 가고 누구나 하는 일만 해서는 린치핀이 될 수 없다. 진상 고객에게 기꺼이 정신노동을 하며 지혜롭게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 문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건 결국 본인의 선택에 달렸단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완성해서 세상에 내보낼 용기’란다. ‘저항을 극복하기로 선택한 사람, 올바른 지도를 만들 수 있는 통찰을 가진 사람’은 성공적인 린치핀이 될 수 있단다.




“평범한 부품으로 살 것인가, 비범한 인재로 살 것인가?”

선택은 나와 당신에게 달렸다.






*출판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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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 경제적 자유를 위해 고시원을 운영하며 깨달은 것들
진담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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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진담 지음, 마디북


제목부터 아리송해. (오늘은 ‘스친’ 버전)


“따로 또 같이”는 고소한 휴머니즘 냄새가 솔솔나고
“고시원, 삽니다”는 짭짤한 재테크 냄새가 폴폴나잖아.



정체가 뭐냐고?
혹시 들어는 봤니?


「재테크+휴머니즘 하이브리드 에세이」라고 말이야.




저자 부부는 탄탄한 대기업에 다녀.
토끼같은 두 아이와
남부러울 것 없이
성공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아이의 병은 부부의 삶을
돌연 ‘인생극장’으로 바꿔버렸어.


저자는
아이 병원을 쫓아다녀야 하는데
둘째는 아직 100일도 안 되었고,
육아 휴직이 끝나고 복직하면
어떻게 할지 너무 막막했어.



마음 놓고 아이를 보살 필 수 있는
‘경제적 자유’가 절실해졌지.



그때, 눈에 들어온 썸네일이
어쩌면 저자 인생에 터닝 포인트인지도 몰라.


「하루 2시간, 주 4시간만 일하고 고시원으로 1천만 원 벌기」



자, 여기서부터 이제 재테크가 시작되는 거야.
고시원 사업성은 어떤지,
자본은 얼마나 필요한지,
고시원 브로커가 따로 있다는데
사기 당하지 않고 좋은 고시원을
어떻게 얻을 건지,
어떤 조건을 고려할지,
수익성은 어떤지 등
솔직, 알뜰하게 알려줘.



이렇게 “저는 월 천만원 벌기에
성공했습니다!”하고 끝나는 에세이라면
교보가 펀딩했을 리가 없잖아?


자, 이제부터 코믹을 살짝 얹은 휴머니즘이야.
40개의 방에 고시원 방에
40명의 타인이 살고 있으니
얼마나 별의 별 일이 다 있겠어?



30대 초자 고시원 원장이
기름때로 누렇게 찌든 싱크대를
화이트 우드 감성 싱크대로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봐.



고시원에 살면서
롤렉스 시계를 찾고
몽클레르를 걸치고 다니는
젊은 남자는 딱 봐도 허영에 찌든
된장남 같잖아. 정말 그럴까?



고시원 벽에 뭐가 붙어 있었는지 알아?
그 학생의 사정을 들으면
그 벽에 붙은 녀석을 허락할 수밖에
없게 돼.



돈 때문에 시작했고
여전히 돈이 중요하지만,
고시원을 하면서
진짜 인생을 배우고
진짜 어른이 되어가.



브런치 30만뷰 베스트 셀러,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작가가 강력 추천한,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나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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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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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가르침이었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서로 다른 것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 본문 중에서


#하늘과땅식료품점

#제임스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미래지향





혹시 당신은 인종 차별을 겪어 본 적이 있는가? 영화나 드라마, 뉴스에서나 나오는 유색인이나 유대인에 대한 린치 사건들을 볼 때마다 함께 분노하지만, 그 순간 혹은 길어야 하루 동안 이어지고 말 감정일 뿐이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좀만 깊이 감정이입을 해 보자. 실제로 내가 그런 억울하고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도 저항할 힘도 용기도 없는 처지가 된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무력감이 느껴진다. 나는 그런 사회 안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단단한 사람일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장애와 유대인이라는 제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헌신하는 단단한 여자가 나온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속에 마야같이 아름답지만 강인한 사람, ‘초나’다. 이 책은 1930년대 미국 펜실베이니아 포츠타운(실존하는)을 배경으로 하는데 그 중심은 작가가 만들어낸 ‘치킨힐’이라는 마을이다. 다양한 출신의 유대인과 흑인들이 모여 살고 물이 나오는 집 한 채도 없는 동네다. 초나는 코셔(유대인 율법에 따라 만든) 상점인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운영하면서 유색인들에게 외상으로 음식을 팔고 백인들이 닿는 것 조차 꺼리는 유색인들을 스스럼없이 대한다. 그의 남편 모셰는 극장 소유주로 음악 공연을 기획해 꽤 많은 돈을 벌어 경제적으로 넉넉하다. 미국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고 따라 하려는 유대인들이 하나둘 치킨힐을 떠나 도시로 가자 그도 흔들린다. 하지만 초나는 식료품점을 지키며 유색인들 곁에 남고 싶어 한다. 모셰는 초나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녀 곁에 있기로 한다. 그는 선한 사람이다.





부모를 잃은 유색인 소년 ‘도도’의 등장부터 이야기에 속도가 붙는다. 다리가 불편한 초나를 돕는 유색인 애비, 모셰의 일을 돕는 애비의 남편 네이트는 주요인물이다. 그리고 도도는 네이트의 조카다. 주정부에서는 ‘도도’를 귀머거리 저능아로 알고(사고로 청각장애를 얻었지만 매우 똑똑한 아이다) 악명 높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펜허스트 정신병원(명색은 특수 학교다)에 잡아넣으려 한다. 초나는 도도를 기꺼이 숨겨주고 둘은 서로에게 더없이 좋은 의지가 되어준다. 그 시간이 비록 짧았지만 말이다.






펜허스트 정신병원에 대한 묘사는 더운 여름에도 소름이 돋을 만큼 끔찍하다. 마치 그 음침한 공기가 피부에 닿는 것만 같고 땀과 오물과 약품이 뒤섞인 악취가 코끝을 자극하는 기분이다. 그곳에서 만난 몽키팬츠는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 중에서 가장 나를 아프게 한 캐릭터다. 혹시 이 책의 후속편이 나온다면 꼭 몽키팬츠가 일상적인 삶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제발..





시작부터 술술 읽히진 않는다. 유대인 문화와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끊임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 때문에 작가의 이야기를 쫓아가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 없다. 그냥 편하게 읽다 보면 저절로 정리된다고나 할까? 본론이 나오기 전에 치킨빌에 사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그들의 관계, 상황, 문화 등을 독자에게 이해시킨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진짜 이야기로 흘러 들어가 어느새 독자를 이야기에 풍덩 빠트려버리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다.





또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휴머니즘과 유머다. 살인이 일어난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와 휴머니즘이 있었던 <어메이징 브루클린>처럼, <하늘과 땅 식료품점>에도 억울하고 불평등하고 끔찍하고 잔혹한 상황에서도 연대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유머를 곁들여 풀어냈다. 소설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캐릭터의 매력인데 그 역시 만족스러웠다. 초나, 버니스, 이삭, 네이트, 애비, 페이퍼, 말라기, 빅솝, 도도, 몽키팬츠... 누구 하나 빼기 아깝다.



다음엔 또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티쿤 올람!





-‘세상을 고치다’라는 뜻이 히브리어로,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 개선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야 한다는 유대인의 사상.









「완전한 자유가 있는 그런 땅, 하지만 현실은 회색 하늘로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공장의 쓰레기에 둘러싸이고 염소와 닭이 전부 차지한 좁은 마당을 가진 따닥따닥 붙은, 마을 사람 누구도 원하지 않는 곳, 물도 나오지 않고 화장실도 없는 그런 집에서 그들은 살고 있다. 그들은 고향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살고 있었다. 그들이 고향에 있지 않다는 점만 제외하면 그들은 고향에 있는 셈이었다.」 _123







「‘나는 미국인임이 자랑스럽다’라는 의미 없는 깃발을 위해 싸우는 대신 ‘나는 살아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다름이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 한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우월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 같은 인류이기 때문이다.」 _287







「죽어가던 초나는 핫도그가 아니라 미래를 느낀 건지도 몰랐다. 사람들 주머니 속에서 잠겼다 풀렸다 하며 그 어떤 핫도그보다 더욱 유혹적이고 강력하고 위험한 물건이 자유를 가장한 억압인 줄도 모르고 아이들이 열광하고 중독되고 마는 미래.」 _293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기에 이렇게 디테일한 인물들과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제작사A24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사에서 함께 영화 제작을 확정, 발표한 상태라니! 영화에서 얼마나 그 캐릭터를 잘 살려줄지 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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