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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아빠이고 싶어서 - 정치컨설턴트 윤태곤의 아이 키우는 마음
윤태곤 지음 / 헤이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정치컨설턴트 아빠의 육아서는 역시 뭔가 다르다!
저자에게 아내와 둘이서 함께 벌어 쓸 만큼 쓰고 저축하면서 대출 빚도 갚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 경험으로도 결혼하고 맞벌이 시절이 돈 모으기 가장 좋은 때다. 둘만 있으니 일에 전념할 수도 있고 쉴 땐 푹 쉴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모든 생활 리듬, 방식, 패턴, 경제 상황 등에서 대격변이 일어나고 급기야 내 맘대로 먹고 싸지도 못하게 되기도 한다(이건 내 얘기). 이런 과정에서 저자는 정치 컨설턴트답게 수많은 경우의 변수를 예측하며 가능한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고민한다. 이 책은 그 고민의 흔적들이자 아빠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일과 아이와의 시간 앞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는 모든 부모의 공통분모다. ‘남들’만큼은 살아야지 싶지만 그 기준은 도대체 뭔가? 국가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에는 한 해 5~6천만 원 벌면 중간이라지만, 주변에서 ‘영어유치원이다, 국제 학교다, 무슨 영재원에 보냈다’하는 소리가 들리면 벌써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럴 때마다 이성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저자. 위를 쳐다보며 따라가는 액셀과 아래를 보며 만족하는 브레이크를 적절히 번갈아 밟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Q. “나의 액셀과 브레이크는 잘 작동하고 있나?”
글이 꼭지의 끄트머리마다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물으니 대답해야만 할 것 같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오히려 나는 브레이크를 너무 밟은 거 아닌가 싶은...
“얘들아~ 우리도 액셀 좀 밟아 볼까?”
아빠와 사회인으로서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는 최적화 상태, 즉 워라벨을 맞추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전략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빠 모티베이션’을 높이는 방법 중 ‘아내의 칭찬’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데, 평소 신랑 칭찬에 박한 내게 새로운 깨달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빠들이여 끝까지 들어보라. 진심 어린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진짜 잘하기’와 ‘내가 먼저 아내를 칭찬하기’가 필요하단다. (칭찬받고 싶으면 잘~하시면 됩니다~ ㅋㅋㅋ)
어쨌든, “엄마의 ‘아빠 칭찬’은 그 가성비가 얼마나 높을까?” 저자가 던진 질문에 깊이 생각하고 좀더 지혜로운 엄마가 되자 다짐해 본다.
기다림 끝에 임신, 출산 준비 과정, 출산 후 영아기 육아 경험, 어린이집 적응기, 인지와 정서의 발달이 가져오는 또 다른 고민(예를 들면, 죽음에 대한 공포 같은), 평소에 삐딱하게 봤던 ‘영유(영어유치원)’에 대한 미련, 시대에 맞게 ‘젠더 프리’하고 키우고자 다짐했지만, 막상 핑크핑크에 샤랄라한 옷을 입은 아이가 너무 예뻐서 결심이 무너지는 경험, 아빠 따라 만날 지기만 하는 롯데의 팬이 되어주는 이진이, 언제까지고 딸의 음식과 독서의 가이드가 되고 싶다는 아빠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연신 공감의 끄덕임이 이어진다. (아! 아들 셋 맘인 내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도 없지 않다.)
저자는 아빠의 ‘독박육아’ 경험은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완전 옳다! 아이와 단둘이 있을 때 일어나는 수많은 돌발 상황과 집에 있으면서도 왜 쉴 수 없는지 온전히 이해하려면 혼자! 오롯이! 겪어봐야 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남기며 글을 닫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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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가능한 한 빨리 깊이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게 좋다. 둘째, 도와준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아내를 육아의 주체로 세우고 아빠의 보조자 역할을 하면 편해질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빨리 시작하면 요령도 빨리 생긴다. 요령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힘도 덜 든다. 대신 재미와 행복의 공간이 더 커진다. 이런 구조는 공부나 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아빠 육아의 몫을 늘려야 하는 현실적 이유가 또 있다. 아빠와 아이가 제대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고 아빠가 육아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부부간 균형추가 완전히 무너진다.」 _248
Q, “괜찮은 아빠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아빠가 될 준비를 하는 것,
책으로 예습하고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과
실제 아빠가 되는 건 다르다.
특히 영아기에는 한두 시간마다 자다 깨기를 반복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 앞에서는
그냥 머릿속이 하얘져버린다.」 _62
「미리 훈련과 연습을 많이 해두면, 몇 대 맞고 나서는 저절로 주먹과 발이 움직인다. 어차피 닥치면 다 하게 마련이지 하고 준비를 안 했다면, 더 많이 맞고 코피 터질 수밖에.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준비를 많이 하면 덜 맞을 수는 있다.」 _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