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귀 살인사건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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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내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해요!

 

 

 

 

#토끼귀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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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_옮김

#은행나무

 

 

 

 

삶의 모든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하는 보험계리사가 헨리 코스키넨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팀의 개방성과 마음을 나누는 소통을 지향하는 오픈플랜식 사무실을 극도로 싫어하고 계산에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이 남자는 결국 권고사직을 하게 된다. 시대에 뒤처지는 부적응아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사실 조금은 그렇기도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이 나처럼 그의 삶 전반을 지탱하고 있는 수학적 사고와 언어의 매력에 스며들 것이다.

 

 

 

 

전 혼자 삽니다. 모든 확률 변수를 고려했을 때 그게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서요._62

 

 

 

완벽한 명료함, 정확함, 흠잡을 데 없는 균형, 빈틈없는 제시, 완전함. 나는 그걸 좋아했다._76

 

 

 

이토록 합리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권고사직형의 죽음너랑나랑탐험공원 상속 형의 빚도 함께 상속 범죄자로부터의 생명위협>이란 상황에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형이 남긴 편지 속의 이 한 마디가 아니었다면 그는 절대 너랑나랑공원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

 

 

날 위해서 거기가 계속 돌아갈 수 있게 봐줄 수 있을까? 그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사실, 내 유일한 소원이지._53

 

 

늘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렀던 부모님을 쏙 빼닮은 형이 남긴 일들이 화가 났지만, 그는 형의 유일한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현재‘3주 하고도 5일 전을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늦은 밤 공원에서 칼을 던지며 쫓아오는 괴한을 커다란 토끼 귀로 마구 때리던 첫 장면은 현재다. 그리고 3주 하고도 5일 전으로 돌아간다.

 

 

 

너랑나랑공원에 매표소를 지켜야 할 벤라라는 직원은 코빼기도 볼 수 없지만, 꼬박꼬박 월급은 나가고 있고 공원 보수 담당인 크리스티안이란 근육질의 남자 직원이 벤라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보안 책임자 에사의 방에는 늘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고 마케팅 및 영업 책임자 민투 K는 블라인드를 꼭 닫은 사무실에서 알코올과 함께 일한다. 전직 유치원 교사 삼파는 아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컬리케이크 카페의 책임자 요한나는 나이는 조금 많아 보이지만 강철같은 구석을 가진 여자다. 어딘지 모르게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직원들과 대출금과 미지불 청구서의 총액 20만 유로. 도마뱀 사나이와 AK의 위협.

 

 

 

 

보통사람들은 이 정도 상황에서 도망치거나 죽음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굳이 삶의 고난을 찾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다고 믿는 편에 가깝다. 어치피 조만간 고난이 우리를 찾아올 테니까._75

 

 

갈수록 그의 사고방식이 맘에 든다. 그에게 처음으로 낯선 감정을 느끼게 한 라우라 헬란토가 그에게 한 말에 완전 동의한다.

 

 

 

당신은 무미건조하고 신랄하고, 엄격하게 사무적이면서도 굉장히 공정하고, 상냥하고······ 믿음직스러워요. 그게 얼마나 드문지 알아요?_174

 

 

 

 

 

띠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헬싱키 누아르의 제왕, 유럽에서 가장 웃기는 작가가 선사하는 독창적이고 유쾌한 드라마-코미디-스릴러

 

 


어딘가 2% 부족하다.

철저한 자기 관리, 수학적 근거와 합리적인 삶만 추구하던 한 남자가 사랑 노래를 이해하게 되고 가격 대비 턱없이 적은 양의 요리들이 연달아 나오는 긴~ 코스 요리조차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기나긴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항상 계획적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하물며 목숨의 위협을 받고있는 상황에서조차 그녀와 함께 그림을 감상하러 간다.

 

 

앞에 로맨틱을 꼭 넣어주고 싶다. 그리고 공원 직원들과의 의리? ?에서 느껴지는 휴머니즘도 빼면 아쉽다.

 

 

로맨틱 휴먼 드라마-코미디-스릴러

 

 

그러고 보니 다 갖췄다. 재미, 감동, 스릴, 딱 좋은 정도의 러브씬까지! 영화화도 확정되었다니 매력적인 코스키넨 역할을 맡을 배우가 벌써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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