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로 100일러입니다 - 100일 전문가 홍씨와 함께하는 100일 습관 만들기
홍지윤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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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내 것이 되는 시간 100일, 스킬이 장착되는 시간 100일, 학學 이 습習이 되는 시간 100일, 어설픈 능력을 숙련시킬 수 있는 시간 100일. 어설픈 능력을 숙련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간 100일. 이것이 100일력이다.」 _p98


“100일 도전은 소비가 아닌 창작의 행위입니다··· 홍지윤 작가의 100일 도전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바로 창작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재능을 가진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과거의 자신입니다.” _추천사(정진호)

소비가 아닌 창작 활동으로 100일을 채워나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죠. 저자 홍씨(책 속에서 본인을 홍씨라고 칭함)가 이뤄낸 마인드맵, 그림, 글쓰기 등의 100장의 결과물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하지만 100일 놀이를 시작하기 전의 홍씨도 전업주부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해요. 결혼하고 한 번의 사회생활 경험도 없이 바로 결혼, 출산, 육아에 자신을 올인했던 홍씨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숨만 쉬며 어정쩡하게 나이만 먹었다’는 1장의 제목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오다가 어쩌면 내 얘기 같기도 해서 갑자기 서글퍼졌어요. 지금은 고통스럽지도 않고 40대 전업 주부도 충분히 좋지만, 이게 얼마나 더 지속 될 것인지, 김씨들이(아이들) 다 커서 독립하고 나면 껍데기만 남을 것 같은 느낌에 불안감을 느끼는데요.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러 다니던 홍씨는 2018년 2월 비주얼씽킹 워크숍에서 정진호 선생님을 만나게 돼요.

현실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 100일 놀이를 한 것이 아니고 100일을 하다 보니 스스로 변해있었다고 해요. 홍씨의 첫 100일 놀이는 ‘손으로 그린 마인드맵 100일’이었어요. 100일 100장의 마인드맵을 그리려면 100개의 주제가 필요해요. 마인드맵이란 사고방식이 정착되고 나니, 생각과 생활까지 정리가 되었다고 해요. 마인드맵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활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첫째가 글쓰기 숙제를 할 때 선생님이 주신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린 다음에 글을 쓰고 있더라고요. 제가 시킨 건 아닌데 스스로 그렇게 하니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하는 걸 보니 학(學)한 것을 습(習)하는데 마인드맵이 매우 유용해 보였어요. 막둥이와 독후활동 마인드맵을 100일 놀이로 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100일 놀이는 해보고 싶은데 여전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 손! 그 마음, 너무도 이해된다. 엄두가 안 나는 그 마음 말이다. 그럴 땐 마인드맵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란다.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정리되지 않은 자료는 다 쓰레기라고 한다....복잡하고 시끄러운 내 생각은 일단 그냥 두자. 글씨만 쓸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마인드맵이다.」 _p89~90

이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이에요.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긴 해요. 영어회화앱으로 매일 20~30분씩 혼자 쏼라쏼라 영어 공부를 하고, 매일 독서에 2시간 이상 투자하고, 거의 이틀에 한 번은 리뷰를 쓰면서 쓰는 연습도 하죠. 읽고 쓰는 시간이 참 좋지만, 뭔가 더 필요한 느낌, 채워지지 않는 느낌도 들고 머릿속이 복잡해져요. 이런 나에게 딱 필요한 것이 마인드맵이 아닐까요? 요즘 배움과 정보가 차고 넘치지만 다 기억할 수 없죠. 저자는 경제 칼럼이든 신문이든 주로 보는 것을 골라서 딱 100일만 마인드맵으로 그려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해요. 강력하게 혹합니다.

“마인드맵 그려서 뭐 하려고요?”

당장,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열심히 할 바엔 같은 시간과 노력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에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질문이래요. 100일 놀이는 내면을 채우는 실행이고, 꾸준한 100일 성공, 자존감 향상, 시간관리력의 기초가 된다고 해요. 내 생각이 정리가 안 되면 남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연습하면 된대요. 질문과 답이 이토록 명료할 수가! 시원시원한 작가님의 자신 넘치는 100일 놀이 예찬론을 듣다 보면 나도 프로 100일러가 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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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잡는 7대 3의 법칙 채소·과일식 - 단순하면서 자연스러운 가장 효과적인 식단,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조승우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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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 바꿔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_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실행하기 어려운 일!

 

 

 

#채소과일식

#조승우

#바이북스

 

 

저자는 경영대를 졸업하고 은행에서 일한 지 3년 차에 사업을 결심, 해외 연수 후 커피 유통 및 제조 사업을 하던 중 건강 악화로 모든 것을 중단, 고향에서 몸과 질병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약학 대학에서 한약학을 전공하고 병원의 검사와 약으로 절대 병을 완치할 수 없음을 알고 방법을 찾던 중 모든 질병은 먹는 것에서 시작되면 가공식품에서 채소·과일식으로만 바꾸어도 아프지 않게 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병원 치료와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음식과 습관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며 단일 곡물과 가공식품들 섭취로 각종 질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간의 위장 구조는 육식동물의 위장이 짧은 것과는 달리 길다. 육류가 들어오면 위장에 오래 머무르며 부패하여 독소를 발생시킨다.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은 고기보다 채소와 과일에서 훨씬 더 깨끗하게 얻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수분이 들어간 채소·과일식을 해야 한다._p37

 

 

국민 암 예방 수칙에도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비만은 현재 우리 몸이 보내는 강력한 생존 신호로 몸에 쌓인 독소가 뇌와 심장으로 가는 것을 막고자 지방으로 축적되는 작용이라고 한다. 독소를 배출하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빨라지면 살이 찌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죽은 음식(가공식품)을 피하고 산 음식(채소·과일식)이 답이며 이를 통해 다이어트뿐 아니라 질병의 예방과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암 전문의는 암에 걸렸을 때 어떤 치료를 선호할까? 캐나다 맥길대학 폐암 전문의에게 화학요법 치료를 할 것인지 묻자 무려 75%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사들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요법이 근본치료법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_p27

 

 

미국 국립암센터 역시 한약, 명상, 영양치료 등 대체요법을 표준암 치료와 함께 하도록 권고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방의 종주국인 우리나라 의사는 미국 암센터에서 한약을 쓰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도 비염으로 수시로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 가는 것이 너무 싫어 약국에서 한방약을 추천받았다. 한방 기관지·비염 치료약 #기가천을 며칠 먹이고 따로 병원치료 없이 효과를 봤다. 조금 천천히 호전되더라도 무조건 병원 약을 먹이는 것보단 나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유와 계란 꼭 먹어야 하나?

 

소와 닭은 집단 사육과 유전자 변형된 사료를 먹으며 자라고 빨리 키우기 위해 각종 항생제와 화학품이 주입된다. 치명적인 독소들이 고스란히 우유와 계란에 쌓인다. 우유를 원료로 한 유제품에도 문제가 생긴다. 섭취시에는 유기농, 친환경,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확인해서 먹는 게 중요하다._p52

 

유제품의 대부분은 산성식품, 칼슘은 산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칼슘 섭취를 위해 우유, 치즈를 먹지만 도리어 흡수를 위해 몸 안의 칼슘이 소모된다. 알레르기와 비염 천식 등 만성질환이 우유와 계란을 끊으면서 사라지는 사례가 매우 많다고 한다.

 

 

 

림프 시스템은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이다.

림프관은 림프액이 다니는 통로이고 우리 몸 곳곳에 있는 림프 주머니(림프절,임파선)에는 백혈구의 역할을 하는 림프구가 있는데 림프구는 독소를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도 한다. 몸에 쌓인 독소는 림프 주머니에 모이게 되는데 림프액이 순환하면서 독소를 배출한다. 림프액은 일방통행만 가능하고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서 흐르기 때문에 운동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숨은 뜻은 림프액을 순환시킨다는 말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갑자기 막둥이가 귀 뒤 임파선이 부어 올라 아프다고 했다. 생일 파티 때문에 평소보다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었던 것이 생각나 일찍 쉬게 하고 밀가루와 기름진 음식을 제한했더니 2~3일 만에 가라앉았다. 임파선이 붓는 것은 림프 주머니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열심히 배출하는 과정에 있는데 계속해서 가공식품을 섭취해 독소를 밀어 넣었다면 분명 더 심해졌을 것이다. 경험과 책의 내용일 비춰보니 정말 정제 밀가루와 기름진 음식, 가공식품이 얼마나 해로운지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다.

 

 

커피의 진실?

커피는 음식이 아니라 약물이다?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는 금단현상을 가져오는 중독성 있는 약물이란다. 인간의 몸은 알칼리를 유지해야 생존할 수 있는데 커피는 몸을 산성화시킨다. 커피콩은 탄수화물 50%, 지방 15%, 단백질 10%, 카페인 1%이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로스팅 과정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을 140~230의 고온에서 구우면서 발생한다. 커피도 고기를 구울 때처럼 단백질이 변성되어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당독소 물질이 나온다. 커피의 카페인이 부신을 자극해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서 순간적으로 기운이 생기지만 이런 작용이 반복되면 결국 내성이 생기고 부신피로증후군이나 갑상선 항진증도 유발한다. 커피를 마셔도 잘 잔다는 경우는 부신이 이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을 수 있다. 대량생산을 위해 커피콩의 가정 공정을 단축하면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는 치매와 암, 고혈압, 콩팥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디 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곰팡이 독소 함량이 더 커진다. 하루 한 잔의 커피도 몸에 좋지 않다.

 

일본에는 비만세가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1년에 한 번 국민의 허리둘레를 재어 비만 기준에 들면 소속 단체나 회사에 벌금을 물리거나 지원금을 삭감하는 메타보법을 시행하고 있다. 비만도 질병이라는데 질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비만이 세계 인구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 확실함을 알 수 있다. 이보다는 프랑스, 헝가리, 멕시코, 영국처럼 탄산음료와 햄버거, 피자 등에 설탕세를 도입하는 것이 다소 소극적일지언정 더 바람직해 보이긴 한다. 비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변비가 없어야 하며 변비를 피하려면 무분별한 섞어 먹기와 가공식품을 피하고 채소·과일·통곡물 위주의 식단이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장내 미생물을 가진 다른 사람의 변을 내 장으로 이식하는 분변이식시술이 일본에서는 흔하며() 변비와 비만 치료뿐 아니라 치매나 당뇨, 암과 같은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한다. 굳이 타인의 변을 가져올 필요 없이 진짜 음식으로 좋은 장내 미생물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임신을 위해 알아야 할 것!

-몸이 산성화 되면 착상이 어렵다.(30대 여성의 사례: 하루 커피 3잔과 빵을 먹는 오랜 습관을 버리고 식단 관리를 하고 4개월 후 임신함)

-임신 1년 전부터 부부가 몸 해독하기!(아빠,엄마 금연 필수, 6개월 전부터 술과 커피 금지!, 3개월 전부터 튀긴 음식, 밀가루, 아이스크림처럼 색소가 들어간 음식을 포함한 가공식품 최소화!)

 

 

중금속의 대표적인 물질 백신?

백신에는 수은, 티메로살, 포름알데히드, 알루미늄, 아황산염, 글루탐산모노나트륨, 인산나트륨, 페녹시에탄올 등의 중금속과 독성물질이 들어간다.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우리 아이들은 30여 차례나 되는 백신을 맞는다. 이 백신을 결정하는 미식품의약청(FDA)의 운영 예산 절반이 제약회사로부터 나오며, 전염병이 생기면 백신 접종 결정과 허가 등의 기준이 되는 미질병통제센터(CDC)도 사실은 백신 회사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백신의 방부제로 쓰이는 티메로살의 약 50%가 신경독소인 수은이라고 한다. 백신을 접종할 때 티메로살 함유 여부를 확인하고 맞아야 한다. 저자는 임산부는 그 어떤 백신도 맞지 말라고 한다.

 

하루 술 한 잔은 더 이상 약이 아니다!

술은 몸에 들어오면 아세트알데히드 유해물질로 변하고 이는 몸 안에서 식초로 발효된다. 사람마다 분해효소를 다르게 가지고 있으며 충분히 분해가 되지 못하면 어지러움, 두통, 그토 등의 숙취를 일으키고 해독하는 간을 공격해 간염, 간경화, 간암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또 분해효소는 감정에 따라 분비량이 좌우되므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술은 훨씬 더 많은 발암물질을 형성한다.

 

임금님의 다이어트 프로그램

3주 과정으로 구성된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상담들을 통해 정립했다고 한다. 4가지 기본 원칙 아침은 과일이나 과일 주스만 먹는다. 백미는 현미로 전환한다. 식전이나 공복에 과일을 챙겨 먹는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섞어 먹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미 하비 박사와 맥두걸 박사의 책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도 많았지만 커피의 유해성과 림프 시스템의 원리, 일본의 비만세, 백신의 중금속 문제 등에 몰랐던 부분들도 많아 흥미롭게 읽었다. 일반인들에게 한 잔의 술도, 한 잔의 커피도 하지 않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만큼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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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이 피었습니다 큰 스푼
김해등 지음, 이준선 그림, 최성환 감수 / 스푼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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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고 악랄했던 일본이 물러갔는데도 똑같은 삶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분하기도 하고 겁도 났다.」 _p110


#소금꽃이피었습니다
#김해등 글 / #이준선 그림
#스푼북


비금도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던 저자의 아버지와 저자의 이야기이지만, 비금도에서 일제 강점기와 해방의 시기를 맞이한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더 구체적으로 그들만의 힘으로 소금 꽃을 피워내는 아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악명 높은 순사 마쓰이의 아들 기요시, 그의 졸병 행세를 하며 기요시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조선 아이들을 괴롭히는 종구. 진모의 숙적들이다. 학교에는 그만큼 악랄한 이또오 선생이 있다. 어리숙한 시오가 징병으로 끌려간 아버지 생각으로 멍한 상태로 실수를 하자 이또오 선생은 가차 없이 아이의 얼굴에 수차례 주먹을 날리고 짚으로 엮어 만든 줄을 머리에 둘러준다. 일명 불량선인 끈인데, 이것을 매면 누구든지 그 사람을 종 부리듯 부릴 수 있다. 아이들은 시오에게 ‘황국 신민의 맹세’를 외우게 하고 자기들의 신발을 닦게 한다. 오로지 진모만이 분노하고 저항하다 불량선인 끈을 하게 된다.



진모의 아버지는 화염 소작인이다. 일본으로 공출되는 소금의 양이 많아 소금을 만들지만, 소금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불을 지펴 소금을 굽는 날이면 온 가족이 손을 걷어붙여야 한다. 엄청난 열기와 고된 일을 해도 대부분 지주의 손에 들어가는 불합리한 현실에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데 부잣집 딸 명수란이 가져와 보여준 신문에서 천일염전에 대해 알게 된다.



진모 아버지가 선두에 나서 소작 쟁의(화염 소작인들이 합심하여 소금 수확을 거부)를 시작한 날 마쓰이 순사에게 잡혀가 모진 매질을 당한다. 다음 날 일본의 항복 소식과 아버지가 엉망이 된 얼굴로 돌아온다.



평양염전에서 천일염전으로 소금을 수확해본 손봉훈 아저씨로 인해 진모가 제안했던 이름 ‘시조염전’의 푯말이 세워진다. 시작은 작은 염전이었으나 가산도에서 고도를 거쳐 사랑도까지 둑을 쌓아 바닷물을 막에 갯벌을 늘릴 계획을 한다. 조합원을 모집하고 둑을 만들고 염전을 만들려면 시조 염전을 성공해야 한다.



일본 순사에게 빌붙어 못된 마름으로 활약하던 강오중은 일본이 물러가자 경찰 지서장에게 빌붙는다. 이념따윈 없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부류의 특징을 고루 갖춘 그는 시조염전 설명회에 와서 시국이 불안하니 여럿 모이는 것을 감하라는 경찰서장의 ‘분부’를 전한다.



‘소금도 곰팡이가 난다!’는 말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믿었던 일이 뜻밖에 생겨 버렸을 때 쓰는 속담이다. 일제 강점기에 그토록 잔악무도하게 사람들을 괴롭히던 마쓰이가 비금도 경찰 서장으로 오다니! 이 말이 딱 어울릴 말이다. 마쓰이는 조선인이었고 황영재라는 이름으로 둔갑하고 나타난다. 옷을 바꿔 입고, 국기를 바꿔 달고, 일본말에서 한국말로 언어를 바꾼 똑같이 악랄하고 야비한 인간에게 또 존댓말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 억울함과 분통터짐을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참았을까?



그래도 꿋꿋하게 시조염전을 준비하는 박삼만 아저씨는 진모에게 천일염전의 원리를 설명해준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다녀온 영종도에 씨사이드파크염전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들으니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맞네! 강오중 뒤에 숨은 지주가 우리보다 먼저 시조 염전을 만들어 내고 그걸 내세워서 천일염전 개발권을 독차지하려는 꼼수가 분명하네.」 _p110




강오중의 뒤에 숨은 지주는 조선인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8할의 소작료를 거둬가더니 독립된 후에도 여전히 건실한 것도 모자라 또다시 소작민들의 권리를 착취하려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야 차고 넘치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이 시리다. 가진 자의 욕심은 무한하다. 반드시 햇볕 짱짱한 칠월이 오면 천일염을 거둬야만 한다. 열두 명의 시조 염전의 일꾼들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로 다짐한다. 자신도 끼워서 열세 명으로 해달라는 진모의 말에 모두 한바탕 웃는다. 이 웃음이 7월에 다시 피어오를 수 있을까? 소금이 부족해서 온 나라가 난리인데 저 지랄하는 역적이라는 비난에 귀를 닫고 묵묵히 해나간다. 과연 그들은 비난과 방해 공작 속에서 시조 염전을 성공시켜 천일 염전의 개발권을 지켜낼 수 있을까?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이 오래가 이렇게나 감동적인 노래였을 줄이야! 어른 발이 부족하면 아이 발로, 쇠가 아니면 돌이다! 비금리 시조 염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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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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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훌륭하신 다산 정약용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야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형 정약전과의 형제애, 그분이 자식들을 가르치고 위했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그분의 인생 문장을 매일 볼 수 있는 일력을 펼치고 읽어 내려가며 무엇보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문장과 내 생각을 한 줄씩 덧붙여 본다.



1월 5일 _새벽은 어른의 시간이다. 어제와 오늘이 교차하는 순간, 나는 새로워진다.

어른의 시간, 새로워져야 할 시간에 늘 자고 있으니 늘 새로워지지 못하는 것인가? 새벽형 인간은 나의 로망이기도 한데 늦은 밤의 여유를 포기하지 못하겠으니 어찌할꼬.


1월 7일 _나만의 질문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세상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이 된다.

이 글귀는 “모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만 연신 내뱉는 부류의 사람들에게 고이 접어 보내드리고 싶다.



1월 29일 _성공의 길은 다양하지만 실패의 길은 포기, 하나뿐이다. 하나의 길이 막혔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실패의 길은 포기 외에 없다니, 꼭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라니, 이보다 더 큰 위로와 격려의 말이 어디 있을까! 쉽게 포기하는 우리 둘째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3월 28일 _모두에게 똑같은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나를 잃고 남을 잃는 길이니, 만장일치란 사람에 대한 모독이다.

참으로 옳다. 너무도 다른 세 아이가 똑같이 한 메뉴를 좋아할 수 없음은 당연하고,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 리 없고, 똑같은 옷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나의 편의를 위해 만장일치가 되길 바랐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것이 아이들에 대한 모독이었구나.


3월 31일 _인간은 서로 물들고 물들이는 존재다. 내가 누군가로 인해 물들 듯이 나 또한 누군가를 물들일 수 있다.

‘물들다’라는 말은 참 묘하다. 앞에 단풍이나 노을과 같은 단어가 오면 더없이 아름다운 표현이다. 반면 김칫국물과 같은 오염 물질이나 어떤 나쁜 습관 같은 것과 ‘물들다’가 연결되면 불쾌감을 주거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최소한 누군가에게 김칫국물같이 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님은 알지만 나는 노을처럼, 단풍처럼 옆에 머무르며 물들고 싶은 사람인가? 자신은 없으나, 지금처럼 꾸준히 읽고 나를 살피고 진심으로 소통한다면 좋은 물을 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4월 4일 _사람과의 신의를 지키는 일은 먼 이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이다.

나 또한 신의를 매우 중요시하기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내가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 하나 있다. “엄마가 약속 안 지킨 적 있어?” 나 스스로 아이들과의 신뢰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 위해, 꼭 할 수 있는 약속만 한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얼렁뚱땅 뭔가 해주겠다는 약속 남발을 극도로 주의한다. 우리 아이들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4월 20일 _내가 돈을 지휘하고 있는가, 돈이 나를 지휘하고 있는가? 돈을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가장 소중한 것을 놓아야 한다.

돈을 붙잡기 위해 무엇까지 놓을 수 있나? 비물질적인 것 중 무엇을 놓을 수 있나? 양심? 신의? 사랑? 가족? 돈에게 내맡겨진 삶은 슬프다.



5월 9일 _형은 먼저 태어난 나요, 동생은 나중에 태어난 나다. 나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막둥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작은 소리로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둘째, 동생들이 귀찮게 하면 외동이고 싶다는 첫째 아이에게 큰 소리로 낭독해주고 싶다. 나는 지금 내 곁에 언니가 없다는 건 상상하기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소중한데 말이다. 좀더 크면 형제의 소중함을 알겠지?



5월 11일 _아이의 눈에는 부모의 품격이 깃든다. 자식은 곧 부모의 거울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다.




5월 23일 _“외로운 천지 가운데 나의 형 정약전을 잃고 말았다. 이제부터는 얻는 바가 있어도 장차 어디에 말하겠는가?”

내 생일에 가장 가슴 아픈 글귀가 있다. 저 한마디에 그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오롯이 전해져와 눈물이 날 것 같다.



6월 13일 _동물은 오늘을 살기에 일희일비하고, 인간은 오늘을 쌓기에 윌취월장한다.

혹, 일희일비하고 있지 않은가? 나 또한 뜨끔해진다. 동물로 살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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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 - 제로 웨이스트로 먹고 살기 우리학교 진로 읽는 시간
소일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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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외면이 가진 힘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멋진 행동을 하지 않는 외면의 힘은 허무하게도 쉬이 사라져 버린다.」 _p67


기후위기 강의, 다큐멘터리, 뉴스, 책 등을 접하면서 나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다. 매주 화요일마다 산더미같이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들을 보면서 죄책감에 얼굴 붉히는 나는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샵 #안녕상점 에서 해주신 기후위기 강의는 나를 제로웨이스터의 삶에 한 발자국 들여놓게 했다. 샴푸바 만들기 활동으로 만든 샴푸바는 비누를 손안에서 두 바퀴 정도 돌린 뒤 여러 번 비비면 거품이 풍성하게 났고 세 번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을 제외하면 매우 훌륭했다. 한 달 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머릿결은 예전 그대로이고 염려했던 두피의 유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매일 나물 반찬 한 가지를 만드는 나로서는 비닐 장갑을 최소 1장은 사용할 수밖에 없다. 비닐 장갑 없이 맨손으로 버무리면 참기름이 잔뜩 묻고 결국 비누로 씻어야하는데 습진 때문에 비누 사용을 최소화하는 나에게 큰 고민이었다. 손처럼 조물거려주는 도구는 없나? 그냥 손으로 비비거나 다회용 라텍스 장갑을 끼고 버물리고 있다. 뭔가 더 하고 싶지만 막막하고 뭘 해야할지 몰라 답답했던 내게 가이드 같은 책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기기 전부터 제로웨이스터였던 저자는 ‘삶에서 1000가지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기’를 목표로 세우고, 블로그의 첫 번째 글을 ‘999번’으로 시작했다. 6년간 매일 한 편 이상의 글로 ‘비움’의 과정을 기록했고 민음사로부터 출판제의를 받아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라는 책을 출간했다. 현재는 작가, 강사로서 활동하면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무작정 일본 교토로 떠났던 저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경주 지진이 일어나자 이제 더이상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았고, 옷장과 책장에 그득그득한 물건들이 갑자기 위험해 보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좀더 단순하고 간결하고 작고 적은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어찌나 낙천적인지 파키스탄에 일어난 대홍수가 우리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40도를 넘나드는 폭염도 극심한 한파도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그저 안타까워할 뿐 내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누군가는 제로웨이스트다 뭐다 개인이 해봐야 얼마나 많은 걸 바꿀 수 있겠냐고 정부와 기업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할 수도 있다. 솔직히 정부와 기업은 현재로선 그다지 믿을만하지 않다. 개인이 움직이고 바뀌어야 정부와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실천만으로 기휘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을 위한 제도와 정책은 텀블러의 무게를 기꺼이 무릅쓰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한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_p33


저자 소일이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터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해 보면서 좀더 노력해야 겠다 다짐해 본다. 나도 실천하고 있는 것만 체크해 보았다.

◎손수건 들고 다니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
◎텀블러, 컵 들고 다니기 √
◎개인 식기
◎포장 음식점에 용기 들고 가기
◎비누로 머리 감기 √
◎비닐봉지, 랩, 쿠깅 포일, 유산지, 지퍼 백, 키친타월 등 일회용품 안쓰기
◎화장품 안 바르기
◎생수(판매하는)대신 정수 주전자(정수기) 사용하기 √
◎에어컨 사용하지 않기(집에 아예 없음)
◎채식 위주의 식사하기(플렉시테리언: 유연한 채식주의자) △
◎옷 30벌만 놔두고 처분하기(지인 나눔, 기부)
◎소비 디톡스(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


저자 본인도 혼자했다면 외롭고 지쳐 해이해졌을지 모른다.미니멀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 같이 쓰레기 줍기 등 공통 관심사를 블로그 이웃과 나누고 배우고 또 실천했기에 윤리적 최소주의자 소일이 자라날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 맞는 삶을 유지하며 그 일이 직업으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보람되고 즐거울 것이다. 나도 혼자는 힘들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제로 웨이스트 같이 하실 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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