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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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훌륭하신 다산 정약용 선생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야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형 정약전과의 형제애, 그분이 자식들을 가르치고 위했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그분의 인생 문장을 매일 볼 수 있는 일력을 펼치고 읽어 내려가며 무엇보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문장과 내 생각을 한 줄씩 덧붙여 본다.



1월 5일 _새벽은 어른의 시간이다. 어제와 오늘이 교차하는 순간, 나는 새로워진다.

어른의 시간, 새로워져야 할 시간에 늘 자고 있으니 늘 새로워지지 못하는 것인가? 새벽형 인간은 나의 로망이기도 한데 늦은 밤의 여유를 포기하지 못하겠으니 어찌할꼬.


1월 7일 _나만의 질문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세상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이 된다.

이 글귀는 “모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만 연신 내뱉는 부류의 사람들에게 고이 접어 보내드리고 싶다.



1월 29일 _성공의 길은 다양하지만 실패의 길은 포기, 하나뿐이다. 하나의 길이 막혔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실패의 길은 포기 외에 없다니, 꼭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라니, 이보다 더 큰 위로와 격려의 말이 어디 있을까! 쉽게 포기하는 우리 둘째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3월 28일 _모두에게 똑같은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나를 잃고 남을 잃는 길이니, 만장일치란 사람에 대한 모독이다.

참으로 옳다. 너무도 다른 세 아이가 똑같이 한 메뉴를 좋아할 수 없음은 당연하고,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 리 없고, 똑같은 옷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나의 편의를 위해 만장일치가 되길 바랐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것이 아이들에 대한 모독이었구나.


3월 31일 _인간은 서로 물들고 물들이는 존재다. 내가 누군가로 인해 물들 듯이 나 또한 누군가를 물들일 수 있다.

‘물들다’라는 말은 참 묘하다. 앞에 단풍이나 노을과 같은 단어가 오면 더없이 아름다운 표현이다. 반면 김칫국물과 같은 오염 물질이나 어떤 나쁜 습관 같은 것과 ‘물들다’가 연결되면 불쾌감을 주거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최소한 누군가에게 김칫국물같이 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님은 알지만 나는 노을처럼, 단풍처럼 옆에 머무르며 물들고 싶은 사람인가? 자신은 없으나, 지금처럼 꾸준히 읽고 나를 살피고 진심으로 소통한다면 좋은 물을 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4월 4일 _사람과의 신의를 지키는 일은 먼 이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이다.

나 또한 신의를 매우 중요시하기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내가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 하나 있다. “엄마가 약속 안 지킨 적 있어?” 나 스스로 아이들과의 신뢰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 위해, 꼭 할 수 있는 약속만 한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얼렁뚱땅 뭔가 해주겠다는 약속 남발을 극도로 주의한다. 우리 아이들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4월 20일 _내가 돈을 지휘하고 있는가, 돈이 나를 지휘하고 있는가? 돈을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가장 소중한 것을 놓아야 한다.

돈을 붙잡기 위해 무엇까지 놓을 수 있나? 비물질적인 것 중 무엇을 놓을 수 있나? 양심? 신의? 사랑? 가족? 돈에게 내맡겨진 삶은 슬프다.



5월 9일 _형은 먼저 태어난 나요, 동생은 나중에 태어난 나다. 나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막둥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작은 소리로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둘째, 동생들이 귀찮게 하면 외동이고 싶다는 첫째 아이에게 큰 소리로 낭독해주고 싶다. 나는 지금 내 곁에 언니가 없다는 건 상상하기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소중한데 말이다. 좀더 크면 형제의 소중함을 알겠지?



5월 11일 _아이의 눈에는 부모의 품격이 깃든다. 자식은 곧 부모의 거울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다.




5월 23일 _“외로운 천지 가운데 나의 형 정약전을 잃고 말았다. 이제부터는 얻는 바가 있어도 장차 어디에 말하겠는가?”

내 생일에 가장 가슴 아픈 글귀가 있다. 저 한마디에 그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오롯이 전해져와 눈물이 날 것 같다.



6월 13일 _동물은 오늘을 살기에 일희일비하고, 인간은 오늘을 쌓기에 윌취월장한다.

혹, 일희일비하고 있지 않은가? 나 또한 뜨끔해진다. 동물로 살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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