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윤리적 최소주의자, 지구에 삽니다 - 제로 웨이스트로 먹고 살기 우리학교 진로 읽는 시간
소일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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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외면이 가진 힘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멋진 행동을 하지 않는 외면의 힘은 허무하게도 쉬이 사라져 버린다.」 _p67


기후위기 강의, 다큐멘터리, 뉴스, 책 등을 접하면서 나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다. 매주 화요일마다 산더미같이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들을 보면서 죄책감에 얼굴 붉히는 나는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샵 #안녕상점 에서 해주신 기후위기 강의는 나를 제로웨이스터의 삶에 한 발자국 들여놓게 했다. 샴푸바 만들기 활동으로 만든 샴푸바는 비누를 손안에서 두 바퀴 정도 돌린 뒤 여러 번 비비면 거품이 풍성하게 났고 세 번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을 제외하면 매우 훌륭했다. 한 달 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머릿결은 예전 그대로이고 염려했던 두피의 유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매일 나물 반찬 한 가지를 만드는 나로서는 비닐 장갑을 최소 1장은 사용할 수밖에 없다. 비닐 장갑 없이 맨손으로 버무리면 참기름이 잔뜩 묻고 결국 비누로 씻어야하는데 습진 때문에 비누 사용을 최소화하는 나에게 큰 고민이었다. 손처럼 조물거려주는 도구는 없나? 그냥 손으로 비비거나 다회용 라텍스 장갑을 끼고 버물리고 있다. 뭔가 더 하고 싶지만 막막하고 뭘 해야할지 몰라 답답했던 내게 가이드 같은 책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기기 전부터 제로웨이스터였던 저자는 ‘삶에서 1000가지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기’를 목표로 세우고, 블로그의 첫 번째 글을 ‘999번’으로 시작했다. 6년간 매일 한 편 이상의 글로 ‘비움’의 과정을 기록했고 민음사로부터 출판제의를 받아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라는 책을 출간했다. 현재는 작가, 강사로서 활동하면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무작정 일본 교토로 떠났던 저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경주 지진이 일어나자 이제 더이상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았고, 옷장과 책장에 그득그득한 물건들이 갑자기 위험해 보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좀더 단순하고 간결하고 작고 적은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어찌나 낙천적인지 파키스탄에 일어난 대홍수가 우리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40도를 넘나드는 폭염도 극심한 한파도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그저 안타까워할 뿐 내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누군가는 제로웨이스트다 뭐다 개인이 해봐야 얼마나 많은 걸 바꿀 수 있겠냐고 정부와 기업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할 수도 있다. 솔직히 정부와 기업은 현재로선 그다지 믿을만하지 않다. 개인이 움직이고 바뀌어야 정부와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개인의 실천만으로 기휘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을 위한 제도와 정책은 텀블러의 무게를 기꺼이 무릅쓰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한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_p33


저자 소일이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터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해 보면서 좀더 노력해야 겠다 다짐해 본다. 나도 실천하고 있는 것만 체크해 보았다.

◎손수건 들고 다니기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
◎텀블러, 컵 들고 다니기 √
◎개인 식기
◎포장 음식점에 용기 들고 가기
◎비누로 머리 감기 √
◎비닐봉지, 랩, 쿠깅 포일, 유산지, 지퍼 백, 키친타월 등 일회용품 안쓰기
◎화장품 안 바르기
◎생수(판매하는)대신 정수 주전자(정수기) 사용하기 √
◎에어컨 사용하지 않기(집에 아예 없음)
◎채식 위주의 식사하기(플렉시테리언: 유연한 채식주의자) △
◎옷 30벌만 놔두고 처분하기(지인 나눔, 기부)
◎소비 디톡스(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


저자 본인도 혼자했다면 외롭고 지쳐 해이해졌을지 모른다.미니멀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 같이 쓰레기 줍기 등 공통 관심사를 블로그 이웃과 나누고 배우고 또 실천했기에 윤리적 최소주의자 소일이 자라날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 맞는 삶을 유지하며 그 일이 직업으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보람되고 즐거울 것이다. 나도 혼자는 힘들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제로 웨이스트 같이 하실 분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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