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누가 만들었나 뒹굴며 읽는 책 3
윌리엄 제스퍼슨 지음, 윤소영 옮김, 척 에카르트 그림 / 다산기획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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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엄마에게도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그리고 자신을 가꾸던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자식을 위해, 혹은 엄마라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엄마를 바라보고 만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어딘지 모르게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엄마의 인생에 시간이 흐른 것처럼 숲에게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일련의 무수한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결하지만, 많은 의미와 시간을 담고 있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숲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흑백의 그림과 짤막한 설명으로 담담하게 풀고 있다. 메마른 땅에 씨앗이 떨어지고, 그 씨앗이 싹을 트는 숱한 과정을 통해 숲은 비로소 태어난다. 숲의 주인과 모습이 달라지면서, 그리고 자라고 사라지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면서 숲에게도 역사가 생기게 된다. 나라와 기후에 따라 숲을 이루고 있는 동식물의 종류와 그로인한 모습은 다르지만, 숲의 성장 과정은 어디서나 똑같이 흘러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숲은 사람과 그 중에서도 엄마와 무척 닮아 있다. 엄마가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숲도 처음부터 숲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성장 과정에는 반드시 인내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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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물상자 - 호야와 곰곰이의 생각주머니 뒹굴며 읽는 책 25
야노쉬 지음, 오석균 옮김 / 다산기획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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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 파나마>의 두 주인공 꼬마호랑이 호야와 꼬마곰 곰곰이를 기억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파나마'를 찾아 떠난 길에 우연히 들어간 자신들의 집을 파나마로 착각하여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두 친구 말이다. 결국 내 마음과 발이 향하는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 준 호야와 곰곰이가 이번에는 보물상자를 찾기 위해 다시 한번 집을 나섰다. 어수룩함 이면에 똘똘함을 지닌, 그래서 더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은 두 친구는 금과 돈이 가득 든 보물상자를 발견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두 친구의 생각대로 부자가 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집으로 무사히 행복을 안고 돌아올 수 있을까? 

호야와 곰곰이의 보물상자 찾기 여행은 쉽지 않다. 어디에도 보물상자는 보이지 않고, 길에서 만난 여러 동물들은 모두 행복에 대해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황금 사과를 발견한 두 친구는 큰돈을 얻어 부자가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호야와 곰곰이는 궁궐의 관리와 도둑을 만나 돈을 빼앗기고, 그로인해 서로 다투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화도 나고 속도 상하지만, 두 친구는 점점 마음이 편안해진다. 더 이상 돈을 관리하기 위해 신경 쓸 일도, 친구와 싸울 일도 없기 때문이다. 무서울 때 꼭 껴안고 잘 수 있는, 그리고 힘들 때 서로 업어 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두 친구는 금과 돈이 가득 든 보물상자 대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돌아온다. 늘 자신의 곁에 있어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진짜 보물을 마주하며, 두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간다. 

호야와 곰곰이의 이야기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에게만, 혹은 어른에게만 국한된 Story가 아니라는 점과 더불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고, 꿈꿨던 부분을 우리를 대신하여 직접 행동으로 옮겨 생생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보물상자>는 금과 돈으로 치장한 화려한 것만이, 또는 반짝반짝 빛나는 것만이 행복의 모습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내 곁을 지켜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보물이라는 것을 사랑스러운 두 친구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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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영어책 - 영어의 기본을 잡아라!
어슐러 듀보사스키 지음, 김영선.강은경 옮김, 박무웅 그림 / 다산기획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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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고, 문장을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영어를 배워 나간다. 배우는 사람이 영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영어에 대해 어떤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상관없이 몇 백 개의 단어부터 줄줄 외워 나간다. 마치 단어가 영어 공부의 첫 시작인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말이다. 외국어에 대한 깊숙한, 혹은 자발적인 관심보다는 성적과 학벌, 그리고 성공이라는 연장선 상으로 영어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단어를 외우기 전에, 그리고 영어 테이프를 돌려 듣기 전에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가 생겨난 배경과 형태, 종류, 필요성 등 언어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풀고, 세계 속 수많은 언어 중 하나인 영어에 대해 습득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기초 개념을 뛰어넘은 채 바로 단어와 문법, 문장을 배워 나가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효율성 제로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 그리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영어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국어와 함께 배워야 하는 필수 언어가 되었고, 우리는 누구보다도 탄탄한 영어 실력을 갖출 때가 되었다. 부디 단기간의 점수와 실력보다는 넓은 안목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뿌리부터 튼튼한, 똑똑한 영어 실력을 갖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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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의 섬 뒹굴며 읽는 책 5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송영인 옮김 / 다산기획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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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인 아벨과 아만다는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도중 갑자기 폭풍우를 만난다. 그 바람에 아만다의 스카프가 날아가고, 그 스카프를 잡기 위해 이름 모를 강가의 외딴 섬에 그것도 홀로 아벨이 떨어지고 만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으로 우리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윌리엄 스타이그의 또 하나의 걸작 <아벨의 섬>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벨이 떨어진 섬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치를 지녔지만, 사방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 섬은 아벨에게 두려움과 막막함, 외로움과 쓸쓸함을 안겨 준다. 누군가가 흘리고 간 책도 보고, 자신의 은신처도 꾸미고, 살아 있음을 알리기 위해 불을 피우거나 편지를 띄워 보내기도 하고, 올빼미의 공격에 당당히 맞서면서 혼자 묵묵히 견디지만, 사고 전의 생활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간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날씨와 강물의 상태를 확인한 아벨은 직접 강을 건넌다. 숨도 차오르고,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의 순간도 맞이하지만 재치 있게, 그리고 담담하게 모든 걸 극복한 아벨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의 집에서 사랑하는 아만다와 재회하게 된다. 

물 흐르듯 잔잔하다가도, 회오리가 몰아치듯 긴박해지는 순간을 사정없이 넘나드는 <아벨의 섬>은 주인공 아벨을 통해 그 순간의 상황들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결말 부분이 지나치게 빨리 전개된 점이다. 아벨에게 꼭 도움을 줄 것 같았던 개구리의 행방이 묘연한 것과 생각보다는 쉽게 집으로 돌아간 아벨의 모습이 앞의 전개와 달리 후다닥 마무리 지어진 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 푹 빠져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기에, 끝남이 아쉬워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단단해진 나를 만날 수 있는 <아벨의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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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를 초대합니다 뒹굴며 읽는 책 6
조지프 로 글.그림, 최순희 엮음 / 다산기획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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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고양이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흥미진진하다.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그리고 순발력과 민첩함이 늘 필요한 둘의 앙숙 관계는 <생쥐를 초대합니다>에서도 이어졌다.  

생쥐를 잡아먹고 싶은 마음에 집으로 초대하는 꾀를 낸 고양이.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은 생쥐를 두고 나온 말일까? 고양이보다 몇 배나 큰 개를 대동하고 당당히 고양이의 집으로 간 영리한 생쥐. 둘은 서로 더 큰 동물, 혹은 힘이 센 동물들을 섭외하면서 속이 훤히 보이는 신경전을 하게 된다. 마음을 졸일 대로 졸인 고양이가 마지막으로 꺼낸 카드는 동물의 왕 사자! 길었던 게임이 끝났다고 고양이가 마음을 놓는 순간, 생쥐의 또 다른 친구 벌이 사자의 코와 입술, 혀를 사정없이 쏘면서 길었던 게임은 정말 끝이 난다. 

'아무렴, 생쥐가 이기겠지!'라는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쥐를 초대합니다>는 내내 긴장의 연속으로 이야기를 끌어 나가고 있다. 동물들의 표정과 색감,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이야기를 실감 나게 만드는 데, 그리고 독자들을 이야기에 집중시키는 데 큰 일조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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