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의 섬 뒹굴며 읽는 책 5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송영인 옮김 / 다산기획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신혼부부인 아벨과 아만다는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도중 갑자기 폭풍우를 만난다. 그 바람에 아만다의 스카프가 날아가고, 그 스카프를 잡기 위해 이름 모를 강가의 외딴 섬에 그것도 홀로 아벨이 떨어지고 만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으로 우리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윌리엄 스타이그의 또 하나의 걸작 <아벨의 섬>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벨이 떨어진 섬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치를 지녔지만, 사방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 섬은 아벨에게 두려움과 막막함, 외로움과 쓸쓸함을 안겨 준다. 누군가가 흘리고 간 책도 보고, 자신의 은신처도 꾸미고, 살아 있음을 알리기 위해 불을 피우거나 편지를 띄워 보내기도 하고, 올빼미의 공격에 당당히 맞서면서 혼자 묵묵히 견디지만, 사고 전의 생활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간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날씨와 강물의 상태를 확인한 아벨은 직접 강을 건넌다. 숨도 차오르고,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의 순간도 맞이하지만 재치 있게, 그리고 담담하게 모든 걸 극복한 아벨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의 집에서 사랑하는 아만다와 재회하게 된다. 

물 흐르듯 잔잔하다가도, 회오리가 몰아치듯 긴박해지는 순간을 사정없이 넘나드는 <아벨의 섬>은 주인공 아벨을 통해 그 순간의 상황들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결말 부분이 지나치게 빨리 전개된 점이다. 아벨에게 꼭 도움을 줄 것 같았던 개구리의 행방이 묘연한 것과 생각보다는 쉽게 집으로 돌아간 아벨의 모습이 앞의 전개와 달리 후다닥 마무리 지어진 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 푹 빠져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기에, 끝남이 아쉬워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단단해진 나를 만날 수 있는 <아벨의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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