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누가 만들었나 뒹굴며 읽는 책 3
윌리엄 제스퍼슨 지음, 윤소영 옮김, 척 에카르트 그림 / 다산기획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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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엄마에게도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그리고 자신을 가꾸던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자식을 위해, 혹은 엄마라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엄마를 바라보고 만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어딘지 모르게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엄마의 인생에 시간이 흐른 것처럼 숲에게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일련의 무수한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결하지만, 많은 의미와 시간을 담고 있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숲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흑백의 그림과 짤막한 설명으로 담담하게 풀고 있다. 메마른 땅에 씨앗이 떨어지고, 그 씨앗이 싹을 트는 숱한 과정을 통해 숲은 비로소 태어난다. 숲의 주인과 모습이 달라지면서, 그리고 자라고 사라지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면서 숲에게도 역사가 생기게 된다. 나라와 기후에 따라 숲을 이루고 있는 동식물의 종류와 그로인한 모습은 다르지만, 숲의 성장 과정은 어디서나 똑같이 흘러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숲은 사람과 그 중에서도 엄마와 무척 닮아 있다. 엄마가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숲도 처음부터 숲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성장 과정에는 반드시 인내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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