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하나의 우주정신 -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의식

하지만 선이의 세계관에서도 생에 대한 집착은 당연했다. 지금의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개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지만 죽음 이후에는 우주정신으로 다시 통합된다. 개별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나와 너의 경계 자체도 무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이에게도 이 생의 의미는 각별했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짧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고,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깨우치려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에게는 그래서 모든 생명이 소중했다. 누구도 허망하게 죽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헛되이 스러지지 않도록 지켜내야 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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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받는 관행 - 항상 전제되어 있던 생각조차 그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 다시 생각하고 행동하라.

이렇듯 우리가 알던 믿음이 하나둘 흔들리고 있습니다. 내가 어딘가에 고용되면 그 울타리 안에서 평생 보상받을 것이라는 항구적 약속이나 그에 대한 고마움 역시 더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종신고용이라는 과거의 묵시적 계약이 무효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이를 ‘가치관의 액상화液狀化, liquefaction’라 표현합니다. 액상화란 지진이 일어난 후 지반이 약해져서 기존의 건물이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우리의 생각, 기저의 가치관이 마치 지진이 일어난 후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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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좇는 것이 아닌 나만의 우연한 행복을 발견하는 여행

불꽃놀이가 만들어내는 빛이 파리 건물들에 진한 그림자를 만들었고, 건물 벽마다 불꽃 그림자들이 펑펑거리며 만들어졌다가 지워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계속 지하철 역을 향해 걸어갔다. 걸으면서 계속 나에게 말했다. 내가 또 잊어버릴까봐 거듭해서 꼭꼭 씹어 말했다.

‘다시는 오늘 같은 날을 만들지 말자. 속도를 줄이고, 욕심을 줄이자. 너무 많이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그 독약을 섣불리 마셔선 안 된다. 지도와 정보를 내려놓자. 우리의 취향과 우리의 시선과 우리의 속도를 찾자. 오늘은 겨우 시작이니까. 시작의 미숙함은 언제나 용서되는 법이니까. 우선은 집으로 돌아가서 씻고 잠을 자자. 내일부터는 여행자가 되어보자. 우연한 행복을 찾아보자. 진짜 여행을 시작해보자.’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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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전쟁을 일으키는 이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전쟁을 기록하는 이들이 있다. 어떤 무자비함도 인간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는 사실은 오직 펜만이 입증한다. 「전쟁일기」를 보니 그렇다. 무기는 끊어내지만 펜은 연결한다. 우크라이나에서 긴급 타전된 이 책은 평화의 확성기가 될 것이다."
-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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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본권과 노동 3권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헌법은 많은 권리의 리스트를 적어놓고 있다. 교육받을 권리(제31조), 근로의 권리(제32조),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제33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환경권, 제35조), 그리고 가장 포괄적인 권리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이런 권리들을 통틀어 ‘사회적 기본권’이라고 부른다.
(중략)
...하지만 노동3권은 사회적 기본권의 하나로 보통 분류되기는 하나, 그 본질은 자유권이다. 집회·결사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모여서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울 자유이지, 국가가 예산을 들여서 노동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권리가 아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미국 대법관이 여성 차별에 대해 한 말을 인용하여 표현하자면, 노동자들에게 어떤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노동자들의 목을 밟고 있는 발을 치워달라는 권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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