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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은 독이고 잠은 보약이다.


<수면 부족은 음주와 같다.>
하버드의과대학의 수면의학 교수인 찰스 차이슬러charles Czeister는 수면 부족을 음주 운전에 비유한다. "24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않거나 일주일 동안 하루에 4~5시간밖에 자지 않으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퍼센트에 해당하는 신체 장애가 나타난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퍼센트면 법적으로 운전면허 취소 처벌에 해당하는 수치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는 일주일 내내 면허 취소 처벌 수준에 해당하는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피할 수 없다면 통제하라>
통제력은 목표 의식을 분명하게 함으로써 유지할 수 있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항상 목표를 두고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일의 결과뿐만 아니라 일을 수행하면서 받게 될 스트레스의 양도 다르다. 일이 정말 어렵고 많아서 힘겨운 상황이라고 해도, 또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 해도, 그안에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목표 몇 가지를 찾는 것이 자신의 건강과 지적 능력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삶의 주인으로서 통제력을 유지하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켜고 끌 수 있는 당신만의 스위치를 발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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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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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나온 김영하의 단편소설집.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조금 긴 이야기도 있고, 단 두 페이지만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있다. 

김영하는 이 소설들이 청탁 없이 내킬 때마다 쓴 것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정을 위해 다시 읽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고 막힘 없는 호흡으로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안 그래도 초반의 몇 이야기들은 브레이크 없이 죽죽 뻗어나간다. 좀 막 나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황당하면서도 묘한 쾌감이 있다.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안 평범한 이야기가 많다. 화려한 도시는 욕망을 부추기고 욕망은 추구할 수록 충족되지 않는다. 독자는 공중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가엾어하거나 비웃게 될 때도 있고, 때로는 ‘나’의 입장이 되어 자조적인 기분이 들기도 한다.

김영하는 현실에 존재할 만한 것들을 세밀하게 재가공하고 그 위에 상상에 기반한 이야기들을 펼쳐 나간다. 허접한 식사가 나오는 싸구려 하숙집의 풍경이나 금융위기 후 서민 가정의 암울한 분위기, 뒷얘기를 즐겨 하는 교외 신도시의 주민들 모습 같은 것들. 누군가에겐 삶의 배경이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겐 한번쯤 들어는 봐서 생소하지는 않은 풍경들일 것이다. 어떤 것이 작가의 직접 경험이고 간접 경험에서 나온 것들일까 새삼 궁금해졌다.

12편의 이야기 중 <조>와 <퀴즈쇼>라는 단편이 제일 재미있었다. <퀴즈쇼>에서는 ‘해봤어?’라는 게임이 등장하는데, 리스트의 항목을 보고 자신이 경험한 것들에 O, 해보지 못한 것들에 X를 하는 게임이다. 주인공을 따라 이 리스트에 나도 마음 속으로 O와 X를 그리며 생각했다. 살면서 아직 경험하지 못했거나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것들이 많은데 이렇게 가상의 이야기 안에서 대리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 아니겠는가. 상상한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사람을 얼마든지 무참히 찔러 죽일 수도 있는, 작가란 사람들은 정말 위험한 사람들이다.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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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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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무 교육 과정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글짓기를 강요당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은 즐겁기는 커녕 어딘가에서 읽은 듯한 문장을 머릿속에서 쥐어 짜내느라 고역이었던 것으로 남아 있다. 상상력이 남달리 풍부하거나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했던 문학 소년 소녀가 아니고서는 말이다. 그렇게 학교 교육은 우리에게 글쓰기에 대한 염증과 두려움만을 심어주었다.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이 책은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글쓰기 중에서도 특히 소설 쓰기를 희망하는 이들의 지침서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프리츠 게징은 독일의 문학박사이며 소설가이다. 상당히 오랜 기간 글쓰기에 관한 연구를 해왔으며, 직접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어쩐지 믿음이 생긴다.

책은 글쓰기의 테크닉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그 외에도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라든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들, 주의해야 할 점 등도 말하고 있다. 마치 친절한 교사가 옆에서 알려주는 듯하다. 다만 조금은, 틈틈이 생각나는 대로 조언해주는 듯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다양한 작품들을 가져와 예시로 사용하거나 위대한 작가들이 남긴 격언들은 임팩트가 있으며 유용하기도 했다.

독자가 그럴 듯하다고 여기면서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님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고려해야 할 사항과 요소들이 많은 줄은 미처 몰랐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결국 저자는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며 책 말미에 연습할 수 있는 과제들을 남긴다. 결국 글쓰기도 스스로 시도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인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이전보다 이야기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보게 될 것 같다.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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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서로의 이야기들이 오가는동안 맥주는 시원하고 밤공기는 포근할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3
장성민 지음 / 위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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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함과 편의성 면에서 5성급 호텔을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게스트하우스에는 다른 형태의 숙박시설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 일본 지방 소도시의 게스트하우스에 몇 번 묵었던 적이 있는데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여행을 함께 다니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둔 밤 도미토리에서 위아래 침대에 누워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아침이면 휴게실에서 커피와 먹을거리들을 나누어 먹던 소소한 일들이 게스트하우스를 정답고 따뜻한 공간으로 기억되게 만든다.

장성민 작가도 이 책을 통해 그런 기억들을 공유한다. 저자는 90년대부터 무려 40여 개국을 다녀온 상당한 내공의 여행 경력자인데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그곳에 오래 머무르며 그 나라가 말해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게스트하우스의 장점들을 길게 나열하는 대신, 자신이 갖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얽힌 추억들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작가의 필력이 상당히 좋아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줄창 게스트하우스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고 저자가 깨달은 여행의 의미라든지, 다른 여행자를 통해 배운 삶의 태도 같은 것들을 들려주어 좋았다. 오랜만에 읽은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여행 에세이였다. (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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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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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세계의 수많은 작품들을 창조한 작가이자 마블의 아이콘이었던 스탠 리의 전기다. 원제는 <Stan Lee: The Man Behind Marvel>. 스탠 리가 작고하기 1년 전에 발간된 책이어서 2016년 무렵까지 그의 일대기가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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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대전 직후, 점점 거세지는 박해를 피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유태인들이 많았는데 스탠 리의 부모도 그들 중 하나였다. 뉴욕에서 태어난 스탠 리는 경제 공황 시기에 10대를 보냈고 생계를 위해 고교 졸업 직후 일자리를 구해야만 했는데, 외삼촌이 다니고 있는 출판사에 취직을 하게 된다. 

그 회사는 다름아닌 마블 코믹스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였다. 입사 후 스탠은 ‘캡틴 아메리카‘를 만든 거물 작가였던 조 사이먼과 잭 커비 콤비의 조수로 일하며 심부름 같은 잡일을 도맡아 한다. 사이먼-커비를 통해 만화책 작업을 어깨 너머로 배운 스탠은 교정 작업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간다. 비록 2쪽 짜리 여백 귀퉁이를 메꾸는 작업이긴 해도, <캡틴 아메리카> 3편을 통해 그는 ‘스탠 리’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하며 작가 데뷔를 한다.

그러던 몇 년 뒤, 사이먼-커비 팀은 경쟁사인 DC 코믹스 등 다른 출판사의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타임리에서 해고된다. 갑작스레 만화책 부서의 책임자가 된 스탠 리는 메인 작가, 편집장, 아트 디렉터 등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특유의 수완으로 빠르게 업무를 장악해 나간다. 2차대전이 발발해 스탠 리도 징병을 피하진 못했지만 군복무 기간 동안에도 운좋게 미국에 남아 출판사 업무를 계속할 수 있었다.

종전 후 다시 출판사로 복귀한 스탠은 작가와 조직 관리자를 병행하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성공한 삶을 누리며 결혼도 한다. 그러나 곧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1940~50년대는 보수적인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에 의해 만화책이 비판을 받고 유해 매체로 낙인찍혀 만화 시장이 위축된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만 따지는 경영자 마틴 굿맨과의 갈등이 심화되자 퇴사를 고민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해보라는 격려와 권유를 한 건 그의 아내 조앤이었다.

스탠은 잭 커비를 다시 고용하여 <판타스틱 4>를 탄생시키고, 스티브 딧코와 함께 <스파이더맨>을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 헐크, 토르, 아이언 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마블 세계의 중심축이 될 영웅들을 속속 만들어내고 히트시킨다. 스탠은 여러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현재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법과도 유사한 ‘마블 작법(Marvel Method)’을 고안하기도 한다.

그 후로 마블은 수십 년 동안 여러 위기를 겪으며 부침을 거듭하지만, 스탠 리는 대중이 원하는 것과 마블이 가야할 길을 정확히 읽어낼 줄 알았다. 8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수차례 이사진과 경영진이 바뀌면서도 스탠만큼은 확고부동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미 스탠 리는 하나의 아이콘이자 브랜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블은 스탠의 오랜 꿈대로 거대한 영상 산업, 할리우드로 진출하게 되고 그 이후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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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 서점 사이트에는 경제/경영서로 분류되어 있기도 한데, 경영인으로서의 스탠 리에게 배울 점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다. 스탠 리는 작품을 구상하고 기획하거나 자신의 비전을 실현시켜줄 파트너와의 협업에는 천재적이었지만 언제나 경영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건 사업체는 동업자의 사기로 망하는 흑역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전기를 통해 발견한 스탠 리의 탁월한 점들은 이런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미래를 내다보는 눈, 기존의 창작물들과 차별화되는 과감한 시도,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절묘한 균형, 노년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던 열정과 끈기.

또한 만화가 일회성 오락거리에 그치지 않고 당시의 사회문제와 깊은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교육적, 문화적 가치를 담을 수 있다는 믿음과 노력이 있었다. 스탠 리가 수많은 이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 인용

만화책을 읽으며 그저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있었지만, 스탠은 다르게 생각했다. “나는 그런 식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는 메시지 없는 이야기는 영혼 없는 사람과 같다고 말했다.

“인간 내면의 선함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 핀이 사람들에게 미국이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곳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우주선에 함께 탑승한 동반자들이며 서로를 존중하고 도와야만 합니다.”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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