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정오쯤 잠깐 왔고 겨울 하늘은 겨울옷을 입은 사람처럼 구름으로 제 몸을 가렸다. 이런 날은 별이 보고 싶었다. 북쪽을 바라보고 북두칠성 아니면 카시오페아를 거쳐서 북극성으로 눈길이 달려갔고 삼태성으로 미남 거인 엽사 오리온 허리띠 별 셋을 삼았고 오리온 별자리에서 벗어나면 오리온 사냥꾼 눈에서 벗어나고 눈물을 머금은 듯한 별자리가 된 플레이아데스... 구글(www.google.com) 검색에 별 이야기가 쏟아지고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별 생각이 났다.
_여자가 갱년기를 맞으면 이렇게 되는걸까.
_쉰을 안 넘긴 수잔 보일(Susan Boyle)은 아직 모르겠네요?
_엄마에게서 이야기를 들어 지식으로 알거야.
_처음에는 엽사 오리온 하고 다음에는 오리온 사냥꾼 하니 글 읽는 재미가 더 나요.
_변문피복(變文避復) 테크닉이야. 글자를 바꿔 중복을 피하기 양념으로 글이 맛깔스러워져.
_하늘엔 별빛이 총총했다. 눈으로 별들을 제자리에서 떼어내 폭.력.에.이.로.운.문.장.은.단.한.문.장.도.써.서.는.안.된.다, 라고 써보기도 했다. 아주 멀리 남산 쪽의 타워를 주시하기도 했다. 한낮엔 별 느낌이 없던 타워는 밤이 되면 제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며 빛을 내뿜었다.작가님 글이에요.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속담이 있지요. 손으로 별을 따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 별을 떼어내네요. 천리안을 가진 초능력자가 생각나네요.
_별 이야기 하면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가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목동의 사랑 이야기로 쓴 '별'을 떠올리는 독자도 있을 것이야. 청순한 청소년기의 청아한 러브스토리에 지상이 아닌 천상(天上)의 아름다운 별은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리는 소도구일까.
_에밀리 브론테는 시에서 별을 다루었고 '폭풍의 언덕'에서는 별 이야기가 정말 별로~ 없어요. 청소년기의 순애(純愛)도 다루면서 별 이야기는 어른 록우드가 한갓진 곳에 오게 된 것을 운명의 별자리에 감사 운운하는 것이 고작 눈에 띌 뿐이에요.
_에밀리 브론테가 별을 소재로 이야기를 썼다면 흥미롭게 썼을 터이고 하이틴 시절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에서 금성(金星, Venus)을 다룬 적이 있었지.
_'폭풍의 언덕'에는 내 건너는 '다리' 이야기가 없고 '별'도 그래요. 운명의 별자리는 말하고 하늘에 실제로 반짝거리는 별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아요. 왜 별 이야기가 안 들어갔을까요?
_영국 어느 지방이 소설 무대인 '폭풍의 언덕'에 별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것에 대한 궁금증을 덜어주는 글이 있어.
영국의 달은 생기가 없고 홀로 단절되어 있는데 이곳의 달은 지구와 다른 모든 별들과 함께 밤의 숄에 싸여 있었다.
In England the moon had seemed dead and alien; here she was caught in the shawl of night together with earth and all the other stars.
(번역: 민승남. 열린 책들 2006 발행)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Edward Morgan Lewellyn Forster. 1879. 1. 1. ~ 1970. 6. 7.) 소설 '인도로 가는 길'(A Passage to India. 1924)에 나오는 대목이야. '이곳'(here)은 인도를 가리켜.
남편이 별에 새 이야기를 풀었다.
_카사블랑카(Casablanca)가 있는 북아프리카 모로코(Morocco) 왕국 수도 라바트(Rabat) 왕궁 앞에서 모로코 국기의 별 조각과 갈매기를 나란히 담은 적이 있어.
_모로코 국기는 빨강 바탕 가운데 초록 선으로 그려진 오각별이더군요.
_빨강은 순교자의 피와 왕실을 뜻한다고 하더군.
_초록색에 평화스럽고 푸른 자연이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