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무살에  첫 사랑을 떠나 보냈네. 

가라고 손짓하며 멀리 아주 멀리로 

바람이 흰구름을 밀어 보내듯 

사랑이 너무 낯설어  

그 좋은 사랑 아주 멀리 보냈네 

조금은 망설이며 머뭇거리지  그 사랑  

그 좋은 사랑 나비처럼 날갯짓 하며  훨훨 날아가 버렸네 

코뚜레라도 좋으니 꿰어나 주지  

머리에 이고 있기 무겁다 하면 붙잡아 주지  

가라고  한다고 그렇케 가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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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등 돌리니  

잡고 싶은 마음 지그시 누르며 먼산 바라 본다. 

이승의 인연이 옭아맨 

가야금 줄이 튕겨질 때마다  

핏빛이 선명한 자국들을 남긴다 

갈갈이 찢긴 깃발에  

부서질 것 같은 깃대라도 힘주어 꽃고 

꺽인 무릎을 펴본다. 

명아주마냥 질기디 질긴 인연에 

붉은 눈물 가득 머금고 

칠월의 매미처럼 울어본다 

왕벗나무 가지 뒤에 숨어서 

인왕산 흔들바위가 누르고 있나 

이 내 마음 

내려 놓으려 내려 놓으려 해도 

어느 새 다시 내 위로 올라와 있는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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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몸은 침대 밑바닥으로 꺼져갑니다 

뒤척일때마다 어깨와 허리뼈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야 겨우 삶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조금씩 작아 지는 것 같은데 

하지만 기다려야 합니다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죽음을. 

엄마는 여러 해를 죽음을 옆구리에 끼고  

뼈밖에는 남아있지 않은  주먹을 꼬옥 쥐고 눈을 감은 채 그누구도 이해 할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부숴질 것 같은 몸으로 겨우 선 채  봄바람 속에서 그해 마지막 봄을 보내야 했습니다. 

 고통의 늪에 빠진채 허우적대면서도  곧 회복될 거라고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치 않던 딸은  그것이 마지막 이라는 걸 아는 지 모르는지  

긴긴 투병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습니다.  영영 헤어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두 손을 꼬옥 잡아주며  날 낳고 키우느라 수고했다고 당신의 지겨운 삶을 견디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눈빛으로 인사는 했어야 했는데......  

봄이 오면 수천 가지 빛갈로  다투어가며 꽃들이 피고  

나무들은 초록의 빛깔을 서로 다르다 아우성치며 내뿜는다. 

우리는  언제까지 새 봄이 오면 이 빛깔들에 감탄하며 지내게 될까?

어느 누구 하나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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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너무도 적나라한 섹스 묘사에도 야하다기 보다는 슬프게만 느껴지는  그래서 등이라도 한번 두둘기며 너무 힘들어 말라고 위로하고 싶었다.  나 또한 대학을 다니면서,  졸업 후 기나긴 방황 속에서  아니 어쩌면 얼마전 까지만 해도  아니 어쩌면 지금도 끊임없이 나 자신도 루저라는  테두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긴 삶을 견디어 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루저들에게 나는 더 애정이 간다.  너무도 똑똑해서 모두에게서 칭찬과 찬사를 일색으로 받고 있는 그들 보다는. 과거에는  위너의 그 화려한 대열에 당당히 입성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미워하고 나의 존재 자체에 회의를 느끼며 괴로워 했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위로해 주고 싶다.  인생은 그게 다가 아니다.  너희들의 삶도  충분히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너무 초조해하지말라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측은히 여기고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보라고.  "제리"의 주인공 하나 하나를 붙잡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너희들의 방황들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고  시간이 지나면 고통은 엷어지고  삶을 관좔 수있는 때가 올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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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우리사회의 루저와 위너의 비율을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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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2010-08-3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저! 압도적으로 많은 그들. 언제나 소외받고 외면받고 비난받으며 또한 그로 인해서 끝없이 상처받는 그들. 하지만 결코 낮설지 않은 삶이 너무 힘겨워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보려고 방황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