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등 돌리니  

잡고 싶은 마음 지그시 누르며 먼산 바라 본다. 

이승의 인연이 옭아맨 

가야금 줄이 튕겨질 때마다  

핏빛이 선명한 자국들을 남긴다 

갈갈이 찢긴 깃발에  

부서질 것 같은 깃대라도 힘주어 꽃고 

꺽인 무릎을 펴본다. 

명아주마냥 질기디 질긴 인연에 

붉은 눈물 가득 머금고 

칠월의 매미처럼 울어본다 

왕벗나무 가지 뒤에 숨어서 

인왕산 흔들바위가 누르고 있나 

이 내 마음 

내려 놓으려 내려 놓으려 해도 

어느 새 다시 내 위로 올라와 있는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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