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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우선순위를 무엇에 두고 사나? 돈, 명예, 권력- 보통의 사람들이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가면서 쟁취하려고 하는 것들일 거다.
우리가 발을 디디고 서있는 그곳에서 조금 비껴나 있는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다. 주인공인 딱부리는 엄마와 함께 쓰레기하치장인 (아마도 예전의 난지도가 아니었을까?) 꽃섬에 온다. 정착을 도와주던 작업반장(아수라백작이라고 칭한다), 그의 아들 땜통과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어버린다. 그곳은 우리의 관심 밖의 또다른 세상이다. 쓰레기장 속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그곳은 인간이 기본처럼 갖고 있는 감정조차도 참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이 아닌가 싶다. 허위나 가장이 필요없는 관계들만이 존재하는 그곳에서는 가족이라는 정의가 조금 더애뜻하게 느껴지기도한다. 아수라와 그의 아들 땜통은 가족같지도 않지만 그 깊숙한 내면에는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있다. 딱부리와 땜통과 이웃이 될 수있는 김서방네와 빼빼엄마와 그녀의 아버지인 고물상 할아버지는 아마도 세상 가장 낯은 곳에 있는 이들이 아닌가 싶다. 자기안에 자신의 욕심으로 가득 채워놓고 이외의 것들을 거부하고 있는 우리들과는 모습은 닮아 있지만 아주 다른 사람들인 셈이다. 우리들이 외면하고 혹은 피하고 싶어하는 그러한 삶에 더욱 고귀하고 순결한 정신이 살아 숨쉰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기나 하는걸까?
"바리데기"를 읽으면서 밀려오던 감정의 물결이 또한번 넘쳐흐르며 잔잔하고 애처로운 감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적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