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차이나 - 급변하는 중국 시장, 현지 기업에서 답을 찾다
김도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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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전문서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웬만한 교양서적을 수준의 이해도만 있으면 되는 데다가 충분한 정보성을 갖추고 있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식상하지가 않아!!!

중국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대륙의 쪽수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것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기업가들의 일화를 통해서 경영이념, 철칙 등을 엿볼 수가 있었다. 다른 기업들이 기성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도 KEY는 변화하는 시대에도 맞춰나가는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의 정책이 아닐까.

이때까지 읽었던 트렌드 서적이나 시장 동향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식상했었는데, 이게 비단 중국 시장이라는 주제가 새로워서가 아니라 정말로 재치 있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신다! 전설의 고향을 지나 어쩌구저쩌구시발 아파트ㅋㅋㅋ 이거 읽다가 빵 터졌음ㅋㅋㅋ 엌ㅋㅋㅋ 진짜 중국의 이야기에 에피소드를 어쩜 이렇게들 잘 연결하는지!

산타클로스의 유례로부터 기업 명칭의 로컬라이징. 중국의 경우 소리 나는 대로 외국회사의 이름을 옮겨서 사용하다 보니, (아마 그걸 병음 체계인가,라고 했던 듯)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애플은 원래 의미대로 '사과'라는 의미의 펑두? 펑구? 를 사용하고, 코카콜라도 병음 체계가 아닌 공모전을 통해 의미 체계로 새롭게 브랜드 네이밍을 재단장한 후, 매출이 급격히 좋아졌다고 한다.

중국인 친구가 생긴다면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있었는데! 나를 괜찮은 친구로 생각해주는!) 이런 화두로 이야기를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올 명절엔 선물을 받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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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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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으시려면,
책 표지 및 띠지를 벗기시고 서평 및 리뷰, 한 줄 평을 보지 말고 책을 펴세요.

워낙 다작하는 작가님이다 보니, 신간 캐치 업하기도 힘겹고 《명탐정의 규칙》 시리즈를 읽은 이후로는 추리소설은 다 이 패턴인가! 하는 생각에 그닥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의외의 발견을 한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표지와 띠지를 조립해 본 나는 이제야 책의 소개 문구나 아버지와 아들의 감동 휴먼 스토리가 무엇인지 이해가 간다. 그래도 표지와 띠지는 완벽하게 분리해놓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ㅋ

표지를 까 본 자들은 알겠지만, 하늘색 하드커버에 종이학 한 마리가 심플하게 프레스 되어 있다. 처음에는 학이 기린을 상징하는 건가... 싶었는데, 여기서 학의 의미는 책의 중반부에서 등장한다. 그때부터 굉장히 박진감 넘치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무지하게 빨라질 것이야! ㅋㅋㅋ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읽음)

배에 칼을 맞고 살해당한 한 집안의 가장, 그리고 죽은 이의 소지품을 들고 있다 차에 치인 젊은 남자. 가가 형사와 함께 이야기에 한 단계, 한 단계 접근해가면 숨겨져 있던 사람들 간의 관계가 하나씩 드러난다. 그리고 노란색 종이학과 칠복신 순례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날 때, 사건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관계가 미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한다.

'도쿄의 하나코 씨'가 간절하게 기원했던 것, 기린에게 바쳐진 천 마리의 학,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진 않았지만 애절하게 외치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들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하게 외치며 신사로 이끌던 그 뒷모습이 굉장히 찡- 하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이 이 책의 클라이막스로, 여느 추리소설의 찝찝함과는 달리 후련하고 훈훈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뭐랄까, 가가 형사와 돌아가신 아버지 제사 이야기도 초반부터 복선처럼 깔리는데, 왠지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진 잘 모르겠단 말이지. 여튼 가가 형사 시리즈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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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 할머니 - 25세 손녀가 그린 89세 할머니의 시간
정숙진.윤여준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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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또 우리의 끝에는 아름다운 하늘나라가 있기에 노년이 두렵지 않다. 인생이란 기다림 속에서 사랑하고 소망하며 사는 것이니.
-p. 6

토요일 이른 아침에 책 한 권을 가방에 넣어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다. 며칠 동안 버스 막차 타고 겨우 들어갔던 지라, 외조부님과 외조모님께서 와계신데도 불구하고 인사 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 했다. 그날도 불 꺼진 방 앞에서 고개만 까닥, 하고 뛰쳐나왔다. 그리고 버스에서 책을 펼쳐들고는 89세 할머니가 손수 쓰신 서문을 읽다가 왈칵, 울음이 터졌다.

담담하게 이 책에 나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책의 할머니는 참 세련된 사람이었다. 연희 학교에서 수학한 의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한때는 미국 유학의 꿈에 부풀었던. 해마다 어엿쁜 한복을 지어 입던 멋쟁이 아가씨의 모습이 연상된다. 지금은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는 시절에 태어나 젊은 시절 6.25를 경험하고, 《국제시장》의 풍경에 공감하는 세대의 할머니.

그러고 보니 할머니는 옛날 사람이구나.
-p. 253

손녀와 주고받은 말 한 꼭지, 꼭지가 하나의 짧은 글이 되고, 하나의 그림이 되었다.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타인인 나에게도 멀면서도 가깝게 와 닿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주고받았던 편지(원문 사진과 함께 옮겨놓은 글이 게재되어 있음)와 그 이야기가 모두 그림으로 녹아든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할머니의 이야기도 좋지만,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손녀가 참 대단하다. 연필로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 한 장 한 장 덕분에 이야기를 이해하기에도 더 쉽고, 구성이 좀 더 풍부해졌다고나 할까. 언젠가 기회가 되면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손녀 분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우리 할무니께 좀 더 잘 하고!

그런 것을 볼 때면 내가 그래도 잘 살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함께 드라이브 나가줄 할아버지 계시지, 남편에게 하루에 세 끼는 차려줄 수 있는 건강도 있지, 우리 자녀들, 손주들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이보다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
지금 이 순간, 89세의 하루하루가 가장 행복하다.
-p.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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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이 살린다 - 복잡성 늪에 빠진 조직과 기업을 구하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여섯 가지 전략
이브 모리유 & 피터 톨먼 지음, 이주만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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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이 살린다》는 조직경영의 어려움을 느끼는 중견기업 경영진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경영 팀에서 눈여겨보는지는 모르겠지만은, 의외로 실무진들의 눈에 잘 띈다는 게 재미있달까. (사무실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관심 여기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주로 기획자들이었음)

이들은 어떤 일을 실행하고 나서 그 일을 취소하고 다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사람들은 의욕을 잃는다.
- p.18

이 책에서는 회사의 위기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딱 6가지로 정리한다. 크게 살펴본다면 조직을 이루는 개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절반, 그리고 구성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나머지 3가지 방법인 셈이다.

1. 직원들의 행동을 관찰해 업무를 파악하라.
2. 협력을 끌어내는 통합자에게 힘을 실어 주라.
3. 문제 해결을 위한 권력의 총량을 늘리라.
4. 성공이 상호의존적이 되게 하라.
5. 현재의 행동이 가져올 미래를 지금 경험하게 하라.
6. 협력을 평가하고 보상하라.

조금 빤- 한 개인을 위한 자기계발서이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할 정도로 밀도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예상과는 정반대로 정말로 조직경영을 위한 괜찮은 바이블이라는 느낌이 확확, 들었고. 확실히 컨설팅펌에서 만든 책인 만큼 그만한 전문성이 녹아있었고, 호텔그룹부터 생산업체 등 다양한 사례로 6가지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다만, 컨설팅펌이기 때문에 - 분석과 해결책을 찾는 것이 이들의 밥줄이기에 - 굉장히 중요한 내용을 읽은 것 같은데, 그 코어가 빠진 느낌이랄까? 호텔의 경영을 궤도에 올렸는데... 기-승-전-결에서 '전'이 빠진 느낌?! (사례 분석에 있어서) 나는 이 해결 방법이 제일 중요하고 궁금한데, 그 해결 방법이 미묘하게 빠져있는 느낌이라 실제적인 이해도가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다. 그래도 이만한 책이 잘 없는 걸 생각하면 감지 덕지인 듯.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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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김효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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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온 나날 중에 지금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

마지막 해설까지다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후회했다. 부천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망설이지 말고 봤어야 했어!!! 어마어마한 영상미가, 순간이 펼쳐졌을 거라 상상하니 정말 엄청난 후회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여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때 이후로 줄곧 챙겨보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의 농한기... 일시적 무직 상태일 때마다 미친 듯이 몰아서 보고 있달까. 그런 의미에서 《언어의 정원》도 꼭 봐야 할 애니메이션 리스트 TOP 5 안에 드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소설판으로 먼저 만나게 되다니! (표지만 보면 스틸컷 모음집 같지만 소설임ㅋ)

대충 구두를 만드는 남자와 여자가 여름에 만난다... 라는 시놉시스라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으로 읽으니 좀 신선했달까. 의외로 코스모로 날아가는 그런 전개는 없고, 주요인물들의 입장에서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챕터가 지나갈 때마다 나오는 시조도, 각 챕터의 제목인 주요인물의 말도 그 장을 닫으며 되새김질해보는, 의외로 '언어'가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이었다. 왠지 이런 구성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었을지가 궁금해진달까.

치밀한 심리묘사와 배경 설명... 이라는 말보다는 아마도 인물들이 말하듯이 내뱉는 나레이션 식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잘 등장하는, 서술이 한 편, 한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들이 이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장마가 그칠 때 즈음, 장소와 사건이 급변할 때. 나의 긴장감과 얼굴의 표정 또한 굉장히 다이내믹해졌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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