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닝 교과서 - 100K 오프로드를 즐기면서 부상 없이 완주하는 달리기 기술과 훈련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오쿠노미야 슌스케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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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한 번씩은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풀 코스 마라톤을 준비할 때는 트레일 러닝을 해보면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평지도 버거운데 산이라니! 하고 기겁하게 되지만,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마라톤 중에 홍콩 산악 마라톤이 있기에 (어째서!?) 이제는 시작해야지, 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 입문서로서도 괜찮겠다 싶을 만큼 기본적인 걷기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한다. 그리고 활동사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ㅋ 단계별 자세를 보여주는 사진이 많아서 초보 때 잘못된 자세를 잡기에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자세는 혼자서 교정하기 힘드니까, 가급적이면 준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

기본적인 걷기나 달리기뿐 아니라 오르막/내리막을 달리는 요령이라던가, 땅이 젖었을 때 조심하는 방법, 계단은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어떤 준비물을 챙기면 되는지 등 다채로운 팁을 꽤 많이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메모해두었던 팁들은 이런 것들,

* 달리기의 기본은 탈력이다.

* 계단 여러 단을 한 번에 오르면 근육 피로가 커진다.

* 잰걸음하며 지그재그로 내려가면 계단에 보폭을 맞출 수 있다.

* 맞춤형 깔창은 발바닥의 아치 구조를 유지해 최적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 웅덩이는 무리해서 뛰어넘지 말자.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와닿는 것은 역시 "트레일 러닝을 할 때는 '자연의 축복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겨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마라톤을 시작했을 때도 "힘들어!!!"를 항상 외쳤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 감상하면서 뛰어보세요."라는 말을 듣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던 것처럼. 트레일 러닝 또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뺏... 기면 물론 위험하겠지만ㅋ 자연에 감사하며 뛸 수 있다는 게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든 주변의 멋진 관광장소와 먹거리(작가님의 경우 모밀국수... 츄릅!)를 찾아 뛰는 것을 즐기라고 하는데, 우선 산을 찾는 것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공원 러닝부터 다시 시작했다ㅋ "탈력! 탈력! 탈력!!!"을 외치며 뛰어봤는데, 역시 아직 평지도 너무나 힘들구나... 내년 요맘때쯤에는 전국 산을 찾아다니며 뛰어다닐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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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런던 -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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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티 브랜드, 알디프Aldif 와 콜라보 한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위해 만들어진 '유니버스 그레이'라는 차도 꽤 맛있었다는 것도, 런던의 안개를 모티브로 해서 느낌을 살렸다는 알디프 티바의 매니저님의 설명도. 서점에서도 알디프의 티백 하나와 《퇴사준비생의 런던》의 한 챕터 정도를 묶어서 미니진처럼 판매하는 것도 봤는데. 뭐랄까, 책 치고는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서 좀 신기하는 느낌? 그래서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했었다.

제목의 '퇴사준비생의'라는 단어를 보면 왠지 회사를 때려치고 난 후의 여행 에세이일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 내용은 런던에서 발견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라고 보면 되겠다. '퇴사'라는 키워드가 스타트 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공통분모이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요즘 출간되는 책들의 가장 잘 팔리는 키워드인 것 같달까.

그리고 각 챕터는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되었을 것 같은 새로운 사업 기회들을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는 런던에도 이런 게 있다!!! 고 런던에서 뜨고 있는 새로운 스타트 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왠지 구성이 반복되는 느낌도 꽤 든달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들은 코스로 향기를 체험하는 조말론이 새롭게 론칭한 조 러브스, 전 세계의 잡지를 그 자리에서 뽑아볼 수 있는 더 모노클, 술을 가져오면 칵테일로 만들어주는 술을 팔지 않는 술집 B.Y.O.C. 랄까.

쉽게 쓰여진 것 같은 책이지만, 사진의 캡션과 내용이 반복되거나 짧은 이야기를 길게 늘여 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런던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은 스타트 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고, 앞으로의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꼭 챙겨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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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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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혹시 히가시노 게이고 희로애락 시리즈인가...! 《살인의 문》에서는 분노에 들끓게 하더니, 《인어가 잠든 집》에서는 사람을 오열하게 만든다. 분명히 나조차도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추리소설의 최고봉! 하면서 읽었는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전 작품들도 굉장히 현실을 기반에 둔 작품들이긴 했다.)

《인어가 잠든 집》에서는 뇌사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연이어 장기기증의 실태로 내용이 확장되는데... 소설에서는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소녀와 그 부모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별거 상태의 위태로운 부부는 딸아이의 사고로 의사에게 "뇌사 판정을 받겠느냐? 뇌사를 인정한다면 장기기증에 동의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고민하던 찰나, 의식 없는 딸아이의 몸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한 줄기 희망을 갖고 연명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딸의 사고를 시점으로 뇌사와 장기기증, 그리고 재활환자의 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이 참 좋았던 부분은 사고를 겪은 가족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랄까. 미즈호의 수업을 담당했던 두 방문 교사의 상반된 태도나 감정에 대한 이야기, 의자에서 일어날 수 없는 누나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며 누나의 죽음을 깨닫게 된 동생 이쿠토, 미즈호의 치료를 이용해 가오루코와의 만남을 지속해온 유야, 유키노를 살리는 모임에서 고뇌하는 가오루코 등.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이 다들 비중 있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리고 아마도 《인어가 잠든 집》을 읽은 사람이라면... 마지막 챕터를 읽으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듯. 칼을 들고 경찰을 부른 때부터 미즈호의 엄마, 가오루코의 행동이 미묘하게 능동적이 되어가는 것 같았는데. 미즈호의 죽음을 인정하고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서는 정말... 이게 진짜 모성애구나, 하는 걸 절로 느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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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아저씨 -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마정건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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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문방구를 시작하면 겪을 수 있는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없을 듯. 이렇게 이 책은 시작한다. 아마도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꼬치를 굽는 인상 좋은 아줌마의 수더분한 매너만 보았지 그 이면에 숨은 복잡한 속 사정에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 p.120

한때는 문방구도 굉장히 성업이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나도 어렸을 적의 이야기. 하지만 문방구를 시작하면서 컨설팅을 받기 위해 모욕감을 견디고, 몰래 완구를 훔쳐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상처받지 않게 타이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단돈 2천 원 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내고, 김영란법 이후로 스승의 날에 하나도 팔리지 않는 카네이션을 보며 괴로워한다. 어쩌면 이렇게나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갔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도 내가 문방구를 창업한다면 완전히 똑같은 수순과, 똑같은 감정과, 똑같은 고뇌를 하게 되겠지... 하는 이야기가 정말로 오롯이 담겨 있다.

남의 돈을 받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내 사업, 자영업을 꿈꾸며 괜스레 "돈 많이 벌어 좋겠어요. 나도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라고 쉽게 말하곤 하지만,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만의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님은 정말 단호하게 말한다.

꿈이 있는가? 목표가 확고한가? 절박한가? 따위의 형이상학적 물음은 모두 헛소리다. 실질적이고 실리적이어야 한다.
- p.157

문방구를 하는 자영업자의 솔직 담백 에세이라고 봐도 좋고, 자영업자의 고충을 담은 책이라고 봐도 좋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때까지 만나본 책들 중에서 이 책만큼이나 자영업을 하면서 맞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다.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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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문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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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는 일은 어떤 것일까. 어떤 기분이 들까.

한창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소설을 쓰는 친구를 만났다. "내가 요즘 이런 책을 읽고 있어, 그런데 내용이 완전 고구마야."하고 열심히 책에 대해서 설명했더니, 친구가 물었다. "그래서 니가 생각할 때는 주인공이 살인을 할 것 같아?" 질문을 곰곰이 곱씹어 보며, 내가 상상하는 결말을 상상하려 했다. 사실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마지막 장을 살짝 넘겨보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다. 조금씩 켜켜이 쌓여가는 다지마의 살의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느리더라도 제대로 책을 마주해야 했다.

다지마라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한 방울, 한 방울의 빗방울이 커다란 돌을 깎아내려가는 것처럼... 아니, 깨끗한 물에 농도 진한 잉크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크게 색이 짙어지는 것 같다. 더 이상 덧입혀질 색깔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더 진하게 파멸의 색으로 물들어 간다.

인간에게 있어서 악의는 얼마만큼 짙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살의라는 것은 얼마만큼이어야 살인에 이를 수 있게 되는 걸까. 殺이 적힌 편지를 받고, 오목 사기에 용돈을 털어 넣고, 부모의 이혼을 겪으며, 파멸에 치닫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고, 짝사랑하던 소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마음에 들었던 여자가 구라모치와 결혼하고, 버림받은 애인을 소개받고... 어쩜 이렇게 파란만장할 수 있나, 싶을 정도의 역경과 고난을 다지마는 맞이한다. 그리고 매번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어!'라는 강도를 갱신시켜 나간다.

그리고 이혼한 부인에게 본격적인 살의를 느끼기 시작하며, 그녀를 죽이기 직전까지 몰아쳤을 때... 그때부터 진짜 구라모치에 대한 실체, 그 증거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구라모치를 죽이기 위해 다지마는 그 옛날, 아버지가 호스티스를 죽이기 위해 나갔던 때처럼 가방에 과도를 챙겨서 나가는데... 과연, 다지마는 구라모치를 죽일 수 있을까?

구라모치를 죽일 수 있는 여러 차례, 기회가 돌아올 때마다 "죽여, 죽여버려!"를 나도 모르게 외쳤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소설적이기보다는 좀 더 현실에 맞닿아있는 느낌이라 그랬던 듯싶다. 막판에 아저씨를 만나며 구라모치의 속마음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구라모치라는 인물이 생각 외로 순수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인생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나에게 있어서 구라모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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