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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아저씨 -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마정건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1월
평점 :
당신이 문방구를 시작하면 겪을 수 있는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없을 듯. 이렇게 이 책은 시작한다. 아마도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꼬치를 굽는 인상 좋은 아줌마의 수더분한 매너만 보았지 그 이면에 숨은 복잡한 속 사정에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 p.120
한때는 문방구도 굉장히 성업이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나도 어렸을 적의 이야기. 하지만 문방구를 시작하면서 컨설팅을 받기 위해 모욕감을 견디고, 몰래 완구를 훔쳐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상처받지 않게 타이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단돈 2천 원 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내고, 김영란법 이후로 스승의 날에 하나도 팔리지 않는 카네이션을 보며 괴로워한다. 어쩌면 이렇게나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갔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도 내가 문방구를 창업한다면 완전히 똑같은 수순과, 똑같은 감정과, 똑같은 고뇌를 하게 되겠지... 하는 이야기가 정말로 오롯이 담겨 있다.
남의 돈을 받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내 사업, 자영업을 꿈꾸며 괜스레 "돈 많이 벌어 좋겠어요. 나도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라고 쉽게 말하곤 하지만,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만의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님은 정말 단호하게 말한다.
꿈이 있는가? 목표가 확고한가? 절박한가? 따위의 형이상학적 물음은 모두 헛소리다. 실질적이고 실리적이어야 한다.
- p.157
문방구를 하는 자영업자의 솔직 담백 에세이라고 봐도 좋고, 자영업자의 고충을 담은 책이라고 봐도 좋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때까지 만나본 책들 중에서 이 책만큼이나 자영업을 하면서 맞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다.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추천!